'파리스와 소크라테스의 사과, 스피노자(?)의 사과나무, 세 모습의 사과' 이야기다. 커플사과, 합격사과, <실낙원>의 사과, 애플사의 로고까지, 『이야기의 힘』 후반부에는 성공적인 스토리텔링으로, "네 개의 사과에 얽힌 스토리텔링"이 예시된다. 서양 고전의 ‘파리스의 사과’,  플라톤 대화편 한 권을 압축한 듯한  ‘소크라테스의 사과’, 마틴 루터(스피노자?)의 사과나무까지 애플이야기 3종모음이다. 장관 청문회장에서 흘러나온 '(나는 (그해 봄에) 당신이 알고 있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심오한 한마디가 화제다. 이 한 문장도 다루게 될 것이다.

 

먼저 『이야기의 힘- 매혹적인 스토리텔링의 조건』(이창용 외, 황금물고기)에 실린 '사과에 얽힌 스토리텔링 네 가지'다. 첫 번째가 커플사과(사랑이 이루어지는 커플사과가 있습니다~)다. 발렌타인 데이에 이러한 사과판매가 대박이 난다. 설정이다. 두 번째가 유명한 일본 아오모리 현의 합격사과 이야기, 실화다. 거센 태풍에도 견딘 소수의 사과를, 떨어지지 않는 합격사과라고 수험생 지인들에게 비싼 값에 팔았단다. 세 번째가 '게빈 터크'의 <실낙원>(2006)의 사과다. 작품이다. 먹고 꼭지와 속 줄기만 남은, 말라비틀어진 사과 사진을 영국의 팝 아티스트는 500만 원에 판매한다. 네 번째가 애플사의 사과(로고)다. 컴퓨터의 원형을 개발한 천재 수학자 '엘런 튜링'은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여성 호르몬을 투입하는 처벌을 받아야 했다. 그는 괴로움을 이기지 못해 치사량의 청산가리를 주입한 사과를 베어 물고 자살하고 만다. 이에 애플은 '튜링'의 사과를 연상시키는 로고를 만들었다는 것. 상품이다.  

 

"네 개의 사과에 얽힌 스토리텔링", 애플사 로고와 관련해선 의견 분분

그런데, 네 번째 사과와 관련해서는, 애플을 '세팅한' 스티브 잡스(1955~2011)의 고향에 과수원이 있기 때문이라거나,  만유인력의 법칙을 발견한 뉴턴에게서 영감을 얻었다는 설도 있다. 그러나 기왕에 스티브 잡스의 전기에서 근거를 찾으려면, 한 발 더 들어갈 필요가 있다. 한때 스티브 잡스가 수학했다는 미국의 사립대학, 리드칼리지 대학 얘기다. 이 대학은 "인문학과 자연과학의 균형을 중시하며 신입생들은 무조건 그리스 로마의 고전들과 순수 인문학을 필수과목으로 이수해야” 한다. 그럴듯하게 내세우는 교육 방침이 아니다. 실제로 그러한다. 미국의 교양교육, 위대한 고전 읽기 프로그램의 전통은 시카고대학으로 거슬러 올라야 한다(허친스의 시카고플랜Chicago Plan에서 시작되는), 그런데 리드칼리지의 교양교육 또한 특화되어 있는 모양이다. 이 대학에서는 해마다 신입생들에게 입학허가서 우송시 책 두 권을 선물하는데, 호메로스의 『일리아스』와 『오뒷세이아』 세트란다. 스티브 잡스는 비싼 학비를 감당할 수 없어, 6개월 만에 중퇴하고, 이후 18개월을 학적 없이 이 대학에 머물며 듣고 싶은 강의를 청강한다. 널리 알려진 이야기다.

 

스티브 잡스의 리드칼리지의 입학선물은 『일리아스』_오뒷세이아』 세트

스티브 잡스가 애플사의 로고를 확정하는 데에는, 서양 정신의 시원인 고대 그리스의 신화, 곧 '파리스의 사과' 얘기가 그 배경으로 작용하지 않았을까? 밑그림 중 밑그림은 이 사과 이야기가 아니었을까? 파리스(알렉산드로스)는 사과 '덕분에' 아프로디테의 도움으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인, 헬레네를 트로이아로 데려가지만 ‘때문에’ 조국을 전쟁과 파멸 속으로 끌어들인다. 또한 헤라와 아테네는 (『일리아스』가 끝나는 순간까지) 파리스의 트로이아를 미워한다. 그러나 호메로스는 24권 초반까지 이 신화에 대해 일언반구를 하지 않는다. 헥토르를 죽여 절친(파트로클로스)의 복수를 한 것까지는 신들도 허용한다. 그러나 장례식과 추모 장례경기까지 주관한 아킬레우스가 여전히 분을 삭이지 못해, 헥토르의 시신을 훼손하는 건 용납할 수 없다. 무려 아흐레 동안이나 신들은 대책회의를 하고 있다. 아르고스를 보내 시신을 빼내오자! 다른 신들이 모두 찬성하지만 세 신들은 이를 완강히 거부한다. '헤라'와 '포세이돈'과 '빛나는 눈의 처녀‘(아테나 여신)이다. 셋은 전쟁 중에 일관되게 그리스연합군을 지원한다. 그런데, 서사시가 마무리되는 시점까지도, 두 여신의 노여움은 서슬퍼런데, 왜 그러한지 이때에 이르러서야 두 여신이 파리스에게 가진 해묵은 원한을 언급한다.

 

"그들에게는 신성한 일리오스와 프리아모스와 그의 백성들이
알렉산드로스의 죄 때문에 여전히 처음처럼 미웠으니,
그는 이들 여신들이 그의 농장을 찾아갔을 때 이들을 모욕하고
파멸을 초래할 색욕(色慾)을 그에게 준 여신을 찬양했던 것이다." 『일리아스』 24권, 27~30행

 

애플사의 로고 확정의 밑그림 중 밑그림은 파리스의 사과가..

파리스(알렉산드로스)의 선택, '가장 아름다운 이에게'라고 적힌 그 유명한 사과 이야기다(자세한 소개는 생략). 어쨌든 이 신화(배경)을 전혀 알지 못한 독자들이 있다고 하면, 그는 『일리아스』를 읽는 동안, 신들이 왜 저토록 두 편으로 나뉘어 ‘사생결단’ 인간들의 전쟁에 개입하는지, 무척 궁금할 것이다. 이는 단적인 예일 뿐이고, 최초의 서양문학 작품들은 배경(신화 등) 지식을 알면 알수록 보이는 것이 많고, 더 많이 발견하게 된다. 그런데, 더 큰 고민은 1/n인  일반 독자보다는 그들과 함께 독서토론을 진행하는 이들에게 있다. 대체 어디까지 설명해야 하나, 적절한 거리를 유지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제 그리스 고전(?)에서 두 번째의 사과를 만나보자.  ‘소크라테스의 사과’다. 소크라테스 관련 실제 일화가 있는 것 같지는 않다. 출처는 『하버드대 박사가 들려주는 위즈덤 스토리북』(인생을 바꾼 지혜의 터닝포인트, 윌리엄 베너드, 유소영 옮김, 일빛 2008)이다. 하버드대학 교육학 박사인 저자는 라이트 형제, 데일 카네기, 에이브러햄 링컨, 월트 디즈니, 마이클 델 등의 성공실화를 엄선하여 '목표-자신감-성공-사색-발상-용기-감동-성찰-노력-기회'라는 10개의 지혜 도구들로 정리하였다. ‘소크라테스의 사과’는 4장. <사색>편에 등장한다. 일종의 스토리텔링이다.

 

* 생이란 무엇입니까?, 어느 날 몇몇 제자들이 소크라테스에게 물었다. 소크라테스는 그들을 사과나무 숲으로 데리고 갔다. 때마침 사과가 무르익는 계절이라, 달콤한 과육 향기가 코를 찔렀다. 소크라테스는 그들에게 숲 이편에서 저편 끝까지 걸어가며, 저마다 가장 마음에 드는 사과를 하나씩 따오게 했다. 다만, '다시 되돌아갈 수 없으며, 선택은 한 번뿐'이라는 조건을 붙였다. *그들은 사과나무 숲을 걸어가면서 유심히 관찰한 끝에 가장 크고 좋다고 생각되는 열매를 하나씩 골랐다. 제자들이 모두 사과나무 숲의 끝에 도착했다.  *미리와서 그들을 기다리던 소크라테스가 웃으며 학생들에게 말했다. "모두 제일 좋은 열매를 골랐겠지?" 그러나 제자들은 서로의 것을 비교할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소크라테스가 다시 물었다. "왜? 자기가 고른 사과가 만족스럽지 못한가?"  *"선생님, 다시 한 번만 고르게 해주세요." 제자 하나가 이렇게 부탁했다. "숲에 막 들어섰을 때 정말 크고 좋은 걸 봤거든요. 그런데 더 크고 좋은 걸 찾으려고 따지 않았어요. 사과나무 숲 끝까지 왔을 때야 제가 처음 본 사과가 가장 크고 좋다는 것을 알았어요.” 다른 제자가 급히 말을 이었다. "전 그와 반대예요. 숲에 들어가 조금 걷다가, 제일 크고 좋다고 생각되는 사과를 골랐는데요. 나중에 보니까 더 좋은 게 있었어요. 저도 후회스러워요." "선생님, 한 번만 기회를 더 주세요." 이구동성, 다른 제자들도 약속이나 한 듯 이렇게 말했다. * 껄껄 웃던 소크라테스, 단호하게 고개를 내저으며 진지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게 바로 인생이다. 인생은 언제나 단 한 번의 선택을 해야 하거든.”

 

“인생은 언제나 단 한 번의 선택을 해야”, 소크라테스의 사과.

꾸준히 메일링서비스를 하는 분의 메일에서 문득 보았던 듯한데(견디고 있다), 본래 텍스트가 손을 탄 것 같다, 필자가 좀 다듬었다(머잖아, 원본과 대조하여 수정해놓을 예정). 짧은 이야기에는 심오한 세계가 깃들어 있다. 겉으로는 인생에서의 ‘선택’ 문제인 듯하지만. 앎의 문제를 제기한다. 곧 우리가 안다고 생각하는 것이 정말 아는 것인가? 제대로 아는 것인가? 이 주제와 관련된 플라톤의 대화편이 『테아이테토스』이다. 이 대화편은 끝 무렵에 "나는 지금 멜레토스가 제출한 고발장에 답변하기 위해 왕의 주랑으로 가야 하네."(210d)라고 한다. 소크라테스는 ‘‘지식에 관한' 이 대화가 끝나자마자 서둘러 재판정(아테나이의 아고라에 있던 주랑)으로 가고 있다(재판 당일은 아니다). 그런데, 곧이어 소크라테스는 다음 날 이 대화편의 대담자 중 한 사람 테오도로스와 만나자고 약속하는데, 또 다른 대화편 『소피스트』의 대화가 예약된다. 그리고 그 다음다음날 이어지는 대화편이 『정치가』다. 최소한 소크라테스는 스스로 변론하러 재판정에 서는 날에 임박하여, (부랴부랴) 세 편의 대화를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 플라톤이 해당 대화편을 언제 썼느냐와 상관없이 '변론'을 전후의 주요 대화편들의 순서(대화 順)를 정하면 다음과 같다.

 

'『테아이테토스』'―『소피스트』―『정치가』―[『소크라테스의 변론』]―『크리톤』―『파이돈』

 

특히, 재판이 하루하루 다가오는데 세 편의 대화편(대화)을 진행한 것으로 되어 있다. 이는 플라톤의 치밀한 구성이고 스승 사후의 기획이다. 이 충실한 제자의 아테나이 법정에 대한 원한이 깊다. 헤라와 아테네, 두 여신 못지않다. 이처럼 그는 ‘소크라테스의 변론’을 대화편들로 보완하는데, 거의 확인사살이다. 소크라테스의 혐의는 '젊은이들을 타락시키고(1)', '나라의 신들을 믿지 않았다(2)는 것'. 소피스트 혐의(1)를 반박하는 주 대화편은 『소피스트』(비판)이며, 『정치가』는 ‘소피스트’들과 결이 다른 다른 부류를 정의하는 ‘대안’이다. 크게 같은 맥락이다. ‘변론’ 이후의 대화편들도 그 중심에 ‘변론’이 있다. 또한 『테아이테토스』는 ‘나라의 신들을 믿지 않았다(2)’는 혐의의 반박과 연결된다. 소크라테스는 자신은 '알지 못한다는 사실만을 겨우 아는' 사람일 뿐이라며 '무지(無知)의 지(知)'를 주장하는데, 이 주장을 하는 동안 신탁이 언급되며 그것이 도리어 불리한 변론으로 연결된다. 나는 내가 '알고 있는 것을 알고 있다.' 내가 알고 있는 것은 내가 알지 못한다는 그 사실이다. 이들 대화편이야말로,  ‘변론’의 변론인 것이다.

 

'무지의 지'와 『테아이테토스』, 소피스트 혐의를 반박하는 『소피스트』

물론 앞서 소개한 일화를 액면 그대로 인생에서의 선택 문제로 볼 수 있다. 여러 제자들의 그것은 파리스의 선택과 다르지 않다. 여신들은 파리스를 매수하기 위해 선물을 약속한다. 헤라는 강력한 권력을, 아테네는 전쟁의 승리를, 아프로디테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성을 제시했다. 파리스는 아프로디테에게 사과를 넘겨준다. 덕분에 그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인을 얻는데, 헬레네는 이미 스파르테의 왕비였고, 그녀를 데려오는 바람에 전쟁하게 된 것이다. 강대진은 『일리아스, 영웅들의 전장에서 싹튼 운명의 서사시』, 그린비, 2010년)에서, 파리스의 판정의 의미는 알레고리적인 해석이 우세하다며 언급한다.

"세 여신의 선물은, 인생의 목표가 될 만한 세 가지를 상징한다는 것" "나른한 건달이 벌거벗은 여자 셋을 놓고 누가 가장 예쁜지 판정을 내리는 것이 아니라, 인생의 위기에 세 가지 여성적인 원리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인간의 모습을 보여 주는 게 된다."(562면)라고. 선택은 늘 '일회적'이고 '결정적'이며, 따라서 '두려운' 것이다. “소크라테스의 사과”는 이처럼 중의적이며, 파리스의 사과와 연결된다.

 

‘일회적' '결정적' '두려운' 선택, '소크라테스의 사과'는 곧 '파리스의 사과'

"내일 지구가 멸망하더라도 나는 오늘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 스피노자 하면 바로 떠오르는 명언이다. 하지만 스피노자는 이런 말을 한 일이 없단다. 몇 년 전 뉴스에도 소개되고 칼럼들에서도 인용하는 이야기다. 문득 ‘주사위는 이미 던져졌다’라는 말이 떠오른다. 기원전 49년 1월, 루비콘 강을 건너면서 로마의 카이사르(기원전 100∼44년)가 남겼다는 이 유명한 말, 그러나 “주사위는 이미 던져졌다”는 말의 저작권은 그리스 신희극 작가 메난드로스에게 있다. 인터넷의 기록을 살피니(출처 아래), 사과나무와 관련된 이야기를 잘 정리해 놓았다. 1966년 7월, <경향신문> ‘여적’(단평란)에 '최초로' 스피노자의 사과나무 전설이 실렸단다. "모름지기 값싼 상혼(商魂)에만 사는 사람들, “내일 세계가 무너지는 한이 있더라도 오늘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어야겠다”고 한 스피노자의 밀을 일생 동안 한번쯤은 되씹어보라." 사과나무만이 아니라 전국의 숲에 나무심기가 절실하던 시절이다. 그리고 5년후인 1971년, <중앙일보> 사설에서 이 문장을 다시 소개함으로써, 오로지 한국인의 기억 속에만 스피노자의 명언으로 자리 잡게 된 것. 그런데, 과연 <경향신문>이 처음일까?  의문이 남는다. 어쨌든 외국에서 이 격언은 16세기 독일의 종교개혁자 마틴 루터가 남긴 것으로 통한다(구글 검색창에 'martin luther'를 치면 자동검색어로 'apple tree quote'가 따라붙는다. 역으로 구글에서 ‘Spinoza’와 ‘apple’을 입력하고 검색하면 이 문장은 말할 것도 없고, 비슷한 표현도 걸리지 않는다) 『이솝우화』의 「여우와 덜 익은 포도송이」(‘여우와 신 포도’가 아니다. 천병희가 밝힌) 얘기도 그렇고, 연식이 좀 있는 어르신들을 위한 기존 지식을 바로잡을 교과서 한 권쯤 국가 차원에서 만들어야 하는 것은 아닌가! 가짜뉴스도 막지 못하는 지금, 무모한 희망일까?

 

상식의 오류를 바로잡는 어르신들을 위한 교과서 한 권쯤 국가 차원에서..
어쨌든 세 번째의 사과는 좀 싱겁게 되어버렸다. 대신 귀에 어른거리는 오래된 가요 하나가 있다. “종로에는 사과나무를 심어보자. …을지로에는 감나무를 심어보자. …우리의 서울. 거리마다 푸른 꿈이 넘쳐흐르는 아름다운 서울을 사랑하리라.” 가수 이용의 <서울>이란 곡. 1982년 앨범 『잊혀진 계절』에 수록되었다. 그것이 착오이든 어쨌든 이 노래를 들으면서, 스피노자의 사과를 떠올렸던 기억이 있다. “아무런 일도 없었다는 듯이” 5.18광주민중항쟁은 쉬쉬하기 바빴고, 컬러TV가 보급되었으며, 프로야구가 생겼고 <국풍81>인가 난데없는 요란한 축제를 대대적으로 개최하기도 했다. 왜? 그리고 마침내 전남 도청이 제대로 복원된다는 뉴스를 어젯밤에 접했다. 스피노자의 사과나무로 와전된 기록이, 신문의 기록으로 1966년, 1971년에 소개되었고, 그것이 이러한 관념으로, 대중가요로 연결도;었다면 좀 놀랍지 않은가? 스피노자의 사과나무와 종로의 사과나무라~ 많은 시민들의 기억에서 스피노자의 사과나무 이야기를 바로잡을 수 있을까?

 

*위 인터넷의 기록_ "스피노자의 사과나무가 아니라는 것만은 분명하다는 것이 요지"
https://steemit.com/kr/@fielddog/3v6dz#@matildah/re-fielddog-3v6dz-20180217t132539064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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