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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자신들이 자유롭다고 생각했다 - 나치 시대 독일인의 삶, 선한 사람들의 침묵이 만든 오욕의 역사
밀턴 마이어 지음, 박중서 옮김 / 갈라파고스 / 2014년 11월
평점 :
사실 이책을 다 읽지는 못하고 서평을 쓴다.
일단 양이 너무나 많고, 생각을 하면서 읽어야 되고 또한 솔직히 말해서 조금 어렵기도 지루하기도 하다. 서점에서 3시간을 앉아서 집중해 읽으면서 50페이지도 못 나간 책은 맑스의 자본 이후로는 거의 오랜만인 것 같다.
저자는 미국의 언론인 겸 교육가이며, 프로그레시브 誌에 오래 연재한 칼럼니스트로 잘 알려져 있다. 미국 시카고에서 개혁파 유대교도 집안에서 태어나서 그 자신이 미국계 유대인이라고 했다.
그는 방관한자 역시 잘못한자 못지 않은 역사의 죄인이라며 독일 나치시대의 적극적인 찬동자보다
오히려 그 하부의 수행인 격이나 평면적, 수동적 동참자들을 추적해 글을 써내려간다.
역사는 언제나 기록으로 남겨져야 효용이 있다는 듯이 담담하게 나치시대의 몇 년과 그 이후를 기자의 필치로 추적한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책 내용 자체는 재미가 없고, 번역의 문제도 아닌 것 같지만 내용이 어렵고 잘 읽히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가 이 책을 읽어야 할 이유는 단명하다.
바로 우리도 그의 조상이나 친구들같은 역사의 희생자였고, 우리는 역사의 정리가 이뤄지지 않았고,
또 그 어느나라보다도 그런 방조자나 수동적 역사의 잘못에 동조한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유대인들이 나치 수용소에서 직접 독가스를 뿌리라고 지시하고 학살한 히틀러를 비롯한 상부의 지도자들도 분명 문제지만 전 독일국민이 당시에는 하나의 거대한 군대 또는 신도 집단처럼 그 역사의 죄스러움에 동참했기 때문에 문제이고, 이러한 일은 언제든 다시 일어날 수 있고, 우리에게도 반복 될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책이 쓰여져야 하고, 또 읽혀야 하는 것이다.
사실 이책은 나치와 히틀러의 잔혹상이 남아 있던 1955년 처음 출간 됐다.
이 책은 당시 커다란 논쟁을 불러일으키며 지금도 세계적으로 나치 시대를 이해하는 필독서로 읽히고 있다.
패전국 독일을 찾아 열 명의 나치 가담자와 심층적 인터뷰를 통해 이 책을 완성했고, 군데군데 예리한 통찰과 분석으로 나치즘이 무기력한 수백만 명 위에 군림한 악마적인 소수의 존재가 아니라 다수 대중의 동조와 협력의 산물이었음을 밝혀낸다.
꼭 일제시대를 찾으러 갈 필요도 없다. 대중심리라는게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도 종종 일어나고 그로 인해 전국민이 소수의 어찌보면 진실을 가진 사람들을 핍박하고 죽일 수도 있기 떄문에 이책이 읽혀져야 한다.
우리나라같이 그 희생국의 한 쪽에서 이러한 책이 무려 60여년만에 번역되어 나온 것이 어찌보면 늦은감이 없지 않아 있고, 우리도 그러한 아픔에서 자유롭지 못하지만 우리는 앞으로 이러한 비극의 근원을 밝히고 공부하고 알아내어 앞으로는 이러한 오욕의 역사가 다시 만들어지지 않기 위해 시민적 의식과 행동으로 무장해야 한다.
책의 표지가 그 암울한 역사와 다르게 순백색으로 이뤄져 이쁘기는 하지만 잘 안 읽혀서 요즘 어딜가나 들고 가는데 너무 금방 때가 탄다는 것이 흠이고, 가격 또한 조금 비싸다.
도정제 때문에 요즘 너무 힘들다.
좀 싸게 책을 만들어 줄 수는 없을까?하는 생각을 가져본다.
인문사회학도에는 필수고, 우리나라 모든 국민들이 한 번쯤은 생각해 봐야 할 또 가해자인 일본국민들이 읽어봐야 할 책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