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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저출산은 왜 생겼을까? - 복지 대책의 틈을 채울 7가지 새로운 모색
조영태 외 지음 / 김영사 / 2024년 3월
평점 :
시간이 조금 지나기는 했지만 이 책의 저자 중 한명인 조영태 교수님의 인구위기와 앞으로 대한민국 대기업의 방향 등에 대해서 좋은 이야기를 들은 기억이 난다.
초저출산...지금 정치권에서 다양한 의제를 놓고 싸우고 있는데 나는 그 어떤 것보다 한 마음, 한 방향으로 협심해서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일이 바로 초저출산이라고 생각한다.
아니, 싸움도 후세에 누군가 있어야 의미가 있지, 곧 나라가 소멸되게 생겼는데 무슨 의미인가.
합계출산율 0.7명대에 내 주변에도 여러가지 이유로 결혼을 안하거나, 또는 결혼이 늦거나, 결혼을 했어도 아이가 없거나 있어도 1명인 집이 늘고 있다.
언뜻 보면 어울리지 않는 필진인데, 인구학자 조영태 서울대 교수-이 분은 당연히 있어야 할 것 같다. 하지만 진화학자 장대익 가천대 석좌교수님부터, 동물학자 장구 서울대 교수, 행복심리학자 서은국 연세대 교수, 임상심리학자 허지원 고려대 교수, 빅데이터 전문가 송길영 마인드 마이너, 역사학자 주경철 서울대 교수가 진단하는 초저출산 현상의 근본 원인과 해법을 담고 있다.
어제 본 뉴스기사에서 북한도 출산율이 떨어지고 있다고 한다. 보통 선진국에서는 출산율이 줄어드는 것이 자연스러운 추세지만, 아직 한국의 70년대 정도의 생활을 유지하는 가부장적인 문화가 남아있는 북한에서도 출산율이 떨어지는 것을 보면 한민족의 전반적인 삶의 질이 떨어지고 있고, 한국 사회 특유의 타인과 비교하는 문화, 또한 점점 개인화 되어 간다고 해야 하나 그런 여러가지 이유가 출산율 저하의 근본원인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했다.
물론 뉴스에서는 다른 원인으로 북한 출산율 저하를 이야기하고 있기는 했다.
사실 사회구조적인 관점에서 보자면, 출산율이 매년 올라야 자연스럽다. 과거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삶의 질이 전반적으로 윤택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못 살아서, 또 나의 가난을 대물림하지 않기 위해서 그랬다고 생각한다면 오늘날 청년층이 출산을 단념하고 있는 진짜 이유를 기존의 질서에 반하는 진짜 이유를 파악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신혼부부가 여러가지 책과 미디어 등을 통해서 공부를 많이 한 뒤 아이를 낳을지 말지 결정하지는 않는다.
현재와 미래의 상황에 대한 보다 크고 근본적인 진단이 필요하다. 아이를 낳고 키울 만한 시간과 장소에서 살고 있다는 확신을 높이는 단서가 필요한데, 여기서 도움이 되는 것이 감정이라고 한다.
지금 행복하다는 것은 즐거운 일들이 비교적 많다는 뜻이고, 이런 즐거움이 빈번하다는 것은 현재 자신의 삶에 큰 문제나 위협이 없다는 뜻이다. 즉, 아이를 인생에 착륙시킬 활주로가 확보되었다는 뜻이라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우리나라만이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특히 선진국이나 중국을 비롯한 개도국들도 저출산 문제를 겪고 있다.
다만, 우리나라는 불과 30여 년 전만해도 '둘만 낳아 잘 기르자.', '덮어놓고 낳다보면 금수강산 병든다' 같은 자극적인 구호에서 볼 수 있듯이 적극적 산아제한을 추진했던 나라다. 뭐 언제는 정치가 미래를 제대로 보고 제대로 된 진단을 했겠냐만,
하지만 출산장려에서 이제는 한 명의 아이라도 제발 낳아달라고 사정하고, 기업체에서 아이 1명당 1억을 주는 시대로 정부 정책의 방향이 바뀌고, 사회적인 인식과 위기 의식이 생겨나기까지 불과 30여 년밖에 걸리지 않을 정도로 그 속도가 빠른 것이 우리나라의 특징이라 할 수 있겠다.
서울대 보건대학원 조영태 교수님은 지금까지 저출산 대책은 사회구조적인 논의로 치우쳐 있었다고 반성하고 있다.
최근 매년 50조 원의 예산을 들여 보육 환경이나 일자리, 주거 문제를 개선하려 했지만 전혀 효과를 보지 못했다. 코로나 시기를 지나면서 급격한 출산율 저하를 막지 못했다. 정부는 한 편으로는 뭐가 문제인지 전혀 모르는 것 같다는 생각마져 들 정도다.
저출산 현상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출산 자체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
출산 과정을 분석한 맬서스의 인구론과 생명체의 진화 과정을 분석한 다윈의 진화론을 접목하면, 생물학과 심리학, 인구학 등 다양한 관점에서 인간 출산의 근본 원리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
초저출산 현상은 우리 사회에 던져진 가장 큰 위기다. 사실 민족의 개념이 예전보다 사라지는 마당에 한민족이 아닌 다른 민족이 또 이 땅에 이주해 와서 살면 어떠냐 하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우리 아이들이 미래에 인구가 줄어들어 겪게 될 극심한 고통, 초고령화 사회에서 짊어져야 할 많은 문제점 등이 아이가 사라지는 인구 구조로는 대한민국이라는 또 단순이 이땅에 사는 공동체 의미로 지속가능하지 않기 때문이라 할 수 있겠다.
저출산은 누군가가 책임져야 할 문제가 아니라 우리 모두가 직면한 냉혹한 현실이며, 사회문제의 원인이 아니라 결과라고 저자들은 힘주어 말한다.
오늘날 한국사회에서 낮아진 출산율을 두고 청년들을 탓하는 정서가 일부 있다. 하지만 한국사회의 제도와 관습, 규범 등을 돌아보자. 청년들은 이미 바뀌었는데 기성 세대 중심의 제도와 규범으로 사회 질서를 유지하려 하는지 확인이 필요하다.
중장기적으로 새로운 사회문화의 혁신, 아이를 낳아서 키우는 것이 보람이고 기쁨인 사회, 많은 선진국 중 출산율 저하를 극복한 사례 등을 참조해서 혁신적인 패러다임의 전환이 없다면 우리나라의 20~30년 앞의 미래는 매우 어둡다.
이런 책과 많은 사회적인 목소리가 정치권과 위정자들에게도 전해져 위기의 심각성을 깨닫고, 지금은 모든 일의 최우선에 저출산을 극복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초저출산왜생겼을까 #김영사
* 김영사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