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술과 차가 있는 중국 인문 기행 4 - 사천성편 중국 인문 기행 4
송재소 지음 / 창비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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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2월은 나에게 새로운 의미가 있는 시간이다. 먼 훗날 이 때 한 결정이 나에게 어떻게 다가올지는 아무도 알 수 없으리라.

나는 10여년을 넘게 일한 마케팅기획과 인사를 떠나 중화영업으로 내 진로를 급격하게 변경했다. 여러가지 사정이 있었지만, 나 자신이 중국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있었기 때문에 이 선택의 시작이 있었으리라 생각한다. 

그렇게 진로를 결정하기 위해 몇날 며칠을 고민하던 중에 이 책을 받게 되었다. 

송재소 교수님의 다른 책을 읽기는 했는데 이 책은 계속 읽고 싶다, 읽고 싶다 하다가 미쳐 손을 대지 못했다. 이번 기회에 사천성편인 4쳔부터 읽게 됐고, 역순으로 다시 올라가서 책을 모두 완독할 예정이다. 

 

중국, 그 엄청난 땅 넓이와 유구한 역사, 많은 인구로 인해 이야기와 문화, 먹을거리가 차고 넘친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중국인을 대표하는 것은 차와 다양한 술, 그리고 그것을 활용해 또는 그것을 노래한 시가 있겠다. 

시리즈의 네번째 책은 사천성(쓰촨셩)이다. 사천성은 중국에서도 가장 서쪽 내륙지역이다. 

우리에게는 서촉으로 더 잘 알려져 있고, 충칭이나 청두같은 도시들이 영화나 소설 등에서 많이 이야기 되서 잘 알려져 있다. 특히 사천성의 매콤한 맛은 한국 사람들에게도 매우 인기다. 

나같은 역사 덕후는 중국역사에서 유명한 한 고제 유방이 항우의 탄압을 피해 한왕으로 봉해져서 바로 이곳 촉에서 재기를 꿈꾸고 그 유명한 잔도를 자르고, 위장전술을 통해 장안으로 진격해 한나라 천하를 이룬 발판을 마련해 준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그 뒤 한국의 많은 사람이 좋아하는 삼국지의 유비가 제갈량의 '천하삼분지계'에 따라 익주의 유장을 밀어내고 삼국시대를 여는 땅이기도 하다. 실제 나 역시 제갈량의 무후사는 정말 인생에서 꼭 한 번 가보고 싶은 버킷리스트 중 하나다. 조만간에 열심히 일하고 좋은 기회가 생겨서 갈 수 있기를 바래본다. 

책 표지는 세계 최대의 석조불상이 있는(실로 어마어마할 것 같다, 중국은 특히 세계 최대 이런 수식어가 참 많은 것 같다) 낙산대불이다. 

낙산시 서남부쪽에 위치한 낙산대불(러산다포)은 민강, 청의강, 대도하의 3강이 합치는 절벽에 조성된 높이 71미터의 거대한 미륵좌불이다. 


 

사천성은 중국 서남부의 내륙에 위치한 지역으로, 상주인구 8,374만 명(2022년 인구통계 기준)에 달하는 중국에서 두번째로 큰 성(省)이다.

1997년에 우리가 중경삼림이라는 영화로 잘 알려진 중경(重慶, 충칭)이 직할시로 분리되기 전에는 인구가 1억명이 훨씬 넘었다고 한다. 

“천하의 산수가 촉(蜀, 사천성)에 모여 있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수려한 산수가 유명한 곳이기도 하다. 구채구, 황룡, 대웅묘서식지는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되었고, 아미산과 낙산대불이 세계문화유산 및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되어 있다.

사천이라는 지명은 천협사로를 줄여 부른데에서 유래되었다는 것이 정설이다. 

사천성의 서부는 험준한 산악으로 이루어진 고원 지대이고 동부는 비옥한 사천 분지인데 주민들의 주 활동 지역은 사천성 면적의 46퍼센트를 차지하는 사천분지이다. 토지가 비옥해서 에로부터 물산이 풍부했다. 

사천성은 촉한의 근거지로 매우 유명하다. 유비의 무덤(뒤에 허묘라는 설이 있다고 한다), 제갈량의 사당인 무후사(한소열묘가 같이 있다)가 있다. 

역사적으로 유명한 인물을 많이 배출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한나라의 사마상여, 양웅, 당나라 진자앙, 이백, 설도, 송나라의 소순, 소식, 소철 3부자가 유명하다. 

두보가 만년을 보낸 것으로도 또한 유명하다. 

현대 인물로는 혁명 원로인 주더, 양상쿤, 천이, 덩사오핑, 리펑 등이 모두 이곳 출신이다. 유명한 역사학자인 궈모뤄, 장다첸 등도 여기서 태어났다. 

물산이 풍부하다보니 요리와 명주가 발달했다. 중국인문기행의 최적의 장소라 할 수 있다. 

 

첫번째 여행지는 성도에서 북동쪽으로 30킬로미터 떨어진 광한시 교외에 위치한 삼성퇴박물관이다. 세계를 놀라게 한 고대 청동기 유물들이 그야말로 대량으로 발굴됐다. 

황금가면을 쓴 청동인두상이나 청동신수 등이 유명하다. 


 

특히 청동신수는 중국 고대신화에 나오는 부상나무를 나타낸다는 설이 유력하다고 한다. 옛날 하늘에는 10개의 태양이 있었는데 천신 제준과 태양의 여신 희와의 아들이다. 어머니 희화가 10개의 태양(주로 새로 표현해서 10마리의 새가 앉아있다) 열흘에 1마리씩 수레에 태워 동쪽의 양곡에서 목욕시키고, 부상나무에 앉아 있게 하고는 서쪽의 약목 나무로 옮겼다. 

그래서 해가 동쪽에서 떠서 서쪽에서 진다고 한다. 

청동대 종목면구 등 문화재가 마치 오늘날 만들었다 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정교하고 화려하다. 

이런 인문서적을 읽다보면 이백의 유명한 <촉도난(촉으로 가는 길이 험난하네)> 시에서

 

잠총과 어부가

나라를 연 것이 어찌 그리 아득한가 

그로부터 4만 8천년 동안

진(秦)나라 변방과 사람 왕래 없었네 

 

라는 구절에서 잠총과 어부가 누구인지, 아! 하면서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

물론 요즘은 시를 읽다가도 배경 지식이 없어 어려운 구절은 스마트폰을 찾으면 다 나오기는 하지만 다양한 독서를 하다보면 연결되는 부분이 많아 뒤늦게 이해할 수 있을 때 지식 습득의 쾌락을 느낀다. 

노주시에서 유명한 노주노교특국과 국교 1573에 대한 술의 유래를 보면서 술도 알고 마시면 더 맛이 느껴지겠다는 생각을 했다.

 

천년고찰 보광사의 이야기와 그 속의 나한당 같은 문화유적은 어딘가에서 본적이 있는데 책으로 그 배경이나 이해를 할 수 있어서 좋았다. 


 

판다의 고장도 바로 사천성이다. 용인 에버랜드의 푸바오(올해 만 4세가 되어 번식을 위해 다시 돌아간다고 한다) 인기가 하늘을 찌르는데 그 판다의 서식자가 바로 이 곳이다. 

판다는 원래 육식동물이었는데 약 420만년 전부터 단백질의 맛을 느끼게 하는 유전자가 정지되어 그때부터 대나무로 주식을 한다. 하지만 원래 육식동물 체질이라 먹은 대나무의 20%도 채 소화를 못 시켜 끊임없이 먹는다고 한다. 그리고 안 먹으면 잠을 자서 에너지를 축적한다. 겨울잠을 자는 것도 그때문이다. 


 

설도의 혼이 서린 망강루 공원과 천흥대국의 중국술 이야기가 재미있다. 

 

다양한 유적을 소개하는데 나에게는 무엇보다 삼국지의 고장 성도(청두)에서 유비와 제갈량의 사당이 있는 무후사가 가장 눈에 들어온다.

'훠궈를 먹지 않고, 무후사를 보지 않으면 성도에 온 것이 아니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성도 관광의 1번지라 할 수 있다. 

무후사는 중국에서 유일하게 임금과 신하를 합사한 사당이다. 

 

유비는 221년 이릉대전에서 오나라 육손에게 패배하고 그 부끄러움에 성도로 들어오지 못하고, 사천성 봉절의 백제성 영안궁에서 223년 8월 63세의 파란만장한 일생을 끝으로 붕어한다. 

그 해 8월 성도의 혜릉에 묻혔다. 하지만 혜릉은 유비의 옷가지를 넣은 허묘이고, 실제 여름에 시체를 옮겨오는데 십수일이 걸려 썩을 수 있기 때문에 백제성에 시신은 묻고 혜릉은 옷가지를 넣어 묘를 조성한 것이라는 것이다. 

유비가 죽은지 11년 뒤 234년 제갈량은 그 유명한 오장원에서 사마의와 대치하다 병사한다. 

그의 유언에 따라 정군산에 장사 지냈다. 263년 묘소 근처 면양에 무후사를 설립한다. 

제갈량은 생전에 한 승상 무향후였고, 죽어서 시호가 충무후였기에 사당을 무후사라한다. 이후 전국에 많은 무후사가 건립된다.

성도에도 4세기 초 무후사가 세워졌다. 수어지교라는 말을 낳은 유비의 사당 근처에 무후사를 세웠다. 그런데 무후사에는 참배객이 많은 반면 유비의 사당을 찾는 사람들은 적었다. 신하의 인기가 군주보다 높은 것을 안타깝게 여겨 촉 헌왕에 봉해진 주원장의 열한 번째 아들 주춘이 기존의 무후사를 없애고 제갈량 사당을 유비 사당 옆 부속건물로 옮겼다. 그래도 사람들은 이것을 무후사라 부르며 참배했다고 한다. 


 

명량천고의 이문이 있다. 유비와 같은 명군과 제갈량과 같은 양신은 천추 만대의 모범이 된다는 것이다. 유비전의 동쪽에는 관우전(황제로 추존되어 황제 복장을 하고 있다. 관우는 죽고 나서 그 이름의 무거움이 하늘과 같아져 중국에서 무성으로 추존됐도, 심지어 임진왜란시 입국한 명나라 군사들에 의해 관우묘가 우리나라에도 많다)과 서쪽에는 장비전이 있다. 

유비전 앞 긴 행랑에는 문신랑에는 방통, 간옹, 여개, 부동, 비위(원래는 비의가 맞다), 동화, 등지, 진진, 장완, 동윤, 진복, 양홍, 마량, 정기의 14인 소상이 있다. 


서쪽의 무장랑에는 조운(무장이지만 치국과 치민을 위한 건의도 많이 해서 무장이지만 문신상으로 만들었다), 손건(사실 삼국연의에서는 문신에 가까운 활약을 보여준다), 장익, 마초, 왕평, 강유, 황충, 요화,. 상총, 부첨, 마충, 장의, 장남, 풍습의 14인이 있다고 한다. 

 

두보의 영희고적 5수중 제 5수를 소개한다.

 

제갈량 큰 이름 우주에 드리웠고

종신의 유상은 맑고도 높아라

 

천하를 삼분함에 온갖 계책 다 냏었으니

만고에 하늘 나는 봉황이로다

 

이윤이나 여상과도 백중지간이고

정해진 듯 지휘하니 소하, 조삼(조참이라고도 함) 빛을 잃네 

 

시운에 따라 한실 회복 끝내 어려웠으나

뜻을 굳혀 몸 바쳐 군무에 골몰했네 

 

제갈량 사당에는 그의 아들 제갈첨과 손자 제갈상이 있다. 제갈첨은 제갈량이 47세에 얻은 아들이다. 사실 제갈량의 가르침을 제대로는 받지 못했으나, 그 재주가 매우 뛰어났다고 한다. 제갈씨가 모두 출중하여 제갈량의 형은 제갈근의 아들 제갈각은 오나라의 승상이 되어 정권을 좌지우지 한다.

제갈첨 부자는 모두 위나라와 면죽 전투에서 전사했는데 제갈첨은 37세, 제갈상은 19세였다. 

이러한 연유로 인해 무후사의 제갈량이 더욱 높아졌을 수 있다. 후손까지도 촉을 위해 헌신했기 때문이다. 자신이 뛰어났는데, 자식교육까지 잘 시킨 최고의 케이스라 할 수 있다.

조상을 욕보이지 않은 바른 아들로 노블리스 오블리제의 상징이기도 하다.

제갈량의 출사표는 당대 최고의 명문으로 제갈량은 사실 권세적인 면으로 봐서 왕위찬탈을 충분히 해도 되는 역량과 위치에 있었지만 그는 유비의 아들 유선을 위해 평생 몸바쳐 일하고, 수많은 군무를 매우 현명하게 처리한 행정의 달인이었고, 자신에게 추상같이 엄격한 인재중의 인재였다. 

 

<출사표>의 마지막인 

신은 은혜를 받은 감격을 이기지 못한지라 이제 멀리 떠남에 표를 올리려니 눈물이 앞을 가려 말할 바를 알지 못하겠습니다. 라는 명문은 표문의 꽃으로 일컬어진다. 

소동파는 출사표를 읽고 눈물을 흘리지 않는 자는 반드시 불충한 자라고까지 했다. 


 

오량액(우량예) 술은 나도 중국 8대 명주로 잘 알고 있다. 고량(수수), 쌀, 찹쌀, 밀, 옥수수 다섯가지 곡물을 원료로 만들어진다고 해서 붙은 이름인데 원래는 잡량액이었는 것을 개칭했다고 한다. 술의 비법 전달단계가 재미있다. 

다만, 나도 느끼는 거지만 저자가 지적한 블렌딩 수준이 서양 위스키처럼 완전 표준화가 되어 있지 않아서 조금은 그때그때 맛이 다른 점이 있다. 

 

특히 중국에서 아름답기로 소문난 아미산, 우리나라에도 트로트같은 노래가 있었는데, 그 절경 꼭 한 번 가보고 싶어졌다.


 

전촉의 왕건, 소씨 삼부자와 삼소사 박물관, 소동파의 이야기가 재ㅑ미있다. 

중국의 보이차 이야기가 전문가의 이야기를 끝으로 4권은 끝을 맺는다.

 

여행은 아는만큼 보이고, 또 미리 그 지역의 인문, 유적, 물산, 음식, 술과 차 등이 어우러져야 진정한 여행이라 할 수 있다. 이 책 한권이면 중국을 여행하는데 더할 나위 없다. 

매우 유용한 책이었고, 중국 사람들과 비즈니스에 앞서 스몰톡을 하기 좋은 내용도 많다. 

이 책에서 나온 무후사와 낙산사는 꼭 한 번 가보리라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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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비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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