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시스턴트 라이프 - 발명가의 시대는 계속된다
김영욱 지음 / 클라우드나인 / 2021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1월 많이 바빴다. 회사에서 하는 큰 행사가 있어서 그걸 준비하고 또 일 외적으로도 집에 모든 가족(따로 사시는 부모님까지)이 11월과 12월에 생일이 몰려 있다. 그렇지만 이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정독했다. 사실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리뷰를 작성하는 시간에 조금 늦었지만 바쁜 와중에도 꼭 다 읽고 쓰고 싶었다. 


 

나는 개인적으로 김영욱 대표님과 인연이 있다. 인연이라고 해서 잘 아는 사이나 선후배 뭐 그런 것은 아니다.

하지만 우리는 분명 한, 두번 이상은 지나가다 마주쳤을 것이다. 나는 김 대표님이 다녔던 의대가 있던 울산에서 자랐고, 김 대표님이 몸담았던 회사를 지금도 다니고 있다. 김 대표님과 나는 같은 시간 회사를 다녔고, 같은 건물에 있었기에 분명 지나가다 마주쳤을 것이다. 

 

이분보다 훨씬 모자라지만 선택이라는 것을 많이 해본 것도 닮았다. 여러모로 책을 읽으면서 머리를 끄덕였고 그의 도전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앞으로도 무한한 발전이 있으시길 진심으로 바란다. 꼭 지나가다 말고 인연이 되어 만나뵙고 싶다. 

앞자리가 바뀐 올해 내가 살아온 시간만큼 정도의 시간 정도 더 살면 나 역시 생의 마지막을 준비하는 시점에 접어들 것이라 나의 삶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는데, 이 책을 통해 가슴속 꿈이 꿈틀꿈틀하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김대표님의 도전과 나의 인생 커브를 같이 서평에 싣는다.  

 

김영욱 대표는 자신이 천재라고 생각해 본적이 없다고 하지만 분명 똑똑한 사람은 맞다. 대학을 재수 끝에 IMF 시절 불투명한 미래 대신 전문직이먄서 앞날이 보장된 울산대 의대에 진학한다. 사실 IMF 이전에도 똑똑한 사람은 의대를 많이 갔다. 

문과 수석은 서울대 법대였고, 이과 수석은 서울대 의대가 주로 했다(이과는 물리학이나 기타 다른 전공이 1등을 한 적도 꽤 되는 것으로 안다) 

하지만 IMF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우리 사회는 안정>>>도전을 매우 크게 누르는 시대가 됐고, 내 친구중에도 서울대 공대를 합격하고 지방의대에 간 친구들이 부지기수였다.

나는 IMF가 터지고 4년여 뒤 대학을 진학했다. 나 역시 바뀐 한국의 분위기에 적응이 강요됐다. 나는 어릴때부터 정말 하고 싶었던 것은 지금도 하고 싶은 것은 역사학자다. 학자가 거창하면 역사 선생님이라도 되고 싶었다. 하지만 IMF 이후 우리 사회는 의사, 교사, 약사가 다른 직업군을 압도하는 시점으로 접어들었다. 의대는 서울공대를 합격해도 지방의대를 갔고, 약대, 교대 등도 점수가 대폭 뛰었다. 사범대는 안정을 추구하는 젊은이들로 인해 경쟁률이 끝을 모르고 올라갔다. 

사학을 전공해서 성공하기가 힘든 세상이었다. 결국 나는 학교를 다니며 반수를 했고 법학을 전공으로 학교를 바꾸게 된다. 

의대를 잘 다니던 김영욱 대표는 결국 자신이 하고 싶었던 서울대 전기공학과로 진학을 한다. 그것도 의대 본과 1학년생인 24살 때였다. 

 

서울대 공대에서는 방황을 하게 된다. 막상 입학했지만 너무 나이 많은 노학생과 친해줄 친구가 많지 않다는 것 잘안다. 재수만 해도 힘들다. 그때는 나이 한,두살이 엄청 크니까. 의대 다니는 친구들은 본과를 다니며 의사꿈을 키울 때 자리를 잡지 못하는 자신에 결국 한 학기만에 군대를 간다. 군대는 특공대를 입대한다. 병장때는 휴가를 나와서 교보문고에서 고시책을 산다. 당시 똑똑한 젊은 사람들은 다 그런 시험에 도전하는 분위기였다. 고시를 통한 전문직이 평생 라이센스라고 생각하던 시대였다. 김대표님과 나이차이가 많지 않아서 그 시기를 잘 수 있는 것 같다.

나는 법대생이니까 당연히 고시 준비를 했다. 물론 잘 안됐지만. 

 

2학년 1학기 서울대 전기공학부 문승일 교수님을 만나 회로이론을 배우면서 전기공학에 눈뜨게 된다. 그리고 도서관에서 회로이론 책을 여러번 정독하고 미국 유학을 결심하게 된다. 

서울대 공대 정도면 거의 모든 교수님들이 미국 또는 세계 유수대학 박사출신이다. 교수님 프로필을 검색해 보며 그 길을 걸으리라 생각했다고 한다. 

 

유학을 가기 위해 학원 강사도 하면서 준비한 끝에 장학금을 주는 미국 메릴랜드 대학교에 진학하게 된다. 공학 박사학위를 받는 과정도 영어를 못하던 사람이 공부하는 과정 등이 나온다.

나 역시 역사학자 다음으로 꿈꾸던  고시 공부를 통한 나라일을 하겠다는 꿈을 접고 취업을 준비하게 된다. 솔직히 고백하건대 공부를 못해서 접었다. 나는 김영욱 대표랑은 조금 다르다. 그래도 책에 쓴 것처럼 멋있게 말해보면 대학 4학년때 법원참관 수업을 듣고 하루에 수십명의 잡범(주로 사기범이 많다. 대부분이 돈문제다. 돈을 빌리고 못 갚으면 사기가 된다)을 상대하는 판사님이 좋아보이지만은 않았다. 그때 판사님 이름을 아직도 기억한다. 

윤남근 동부지법 부장판사님, 지금은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님으로 가셨다. 그런 것 보면 교수님도 판사생활에 뭔가 회의를 느끼신 것은 아닐까? 

여튼 그런 판사 생활이 좋아보이지 않아서도 있지만 솔직히 99.98%는 법 공부를 못해서였다. 

 

다시 김 대표님 이야기로 돌아와서 김영욱 대표는 대기업 삼성전기 LCR사업부(현 컴포넌트 사업부)에 입사하게 된다. 컴포넌트 사업부는 지금은 김영욱 대표가 책에 쓴 대로 삼성전기의 주력으로 매출의 50%를 담당하고 있다. 하지만 2014년은 잘 나가는 사업부였지만 50%의 매출을 담당할 정도는 아니었다. 내가 매출 관련 부서에 10년째 있어서 잘 안다. 수정이 필요하다. ^^; LCR 사업부의 주력은 MLCC다. 국내 거의 유일한 고사양 MLCC를 삼성전기에서 만들고 있다. 나머지는 전부 일본, 대만 기업이다. 그마져도 몇군데 없다. 그런데 여기서 잠깐 왜 저런 고스펙자를 굳이 MLCC가 아닌 어려운 부서에 보냈나 하는 생각은 문득 든다. 크리스탈 제품 개발과 여러 신공법을 시험해본다. 하지만 대기업은 후에 창업가가 될 정도의 도전정신이 있는 사람이 일하기에 여러 제약사항이 많다. 김 대표님도 책에 썼지만 그러다 말겠지...하는 사람이 많이 있을 수 밖에 없다. 큰 틀 안에서 시스템대로 일하면 되니까. 

 

그렇게 다시 한 번 이직을 통해 지금은 유명해진 중소 벤처기업 씨젠에서 팀장으로까지 일하게 된다. 

나는 김대표와 같은 회사에 다니기 전 1년 정도를 H그룹에서 일했다. 그것도 금융사에. 

성과급까지 하면 연봉이 지금 다니는 회사와 거의 배가 날 정도였다. 김영욱 대표도 책 전반에 '내가 의대생이었는데.'를 자주 이야기하는데 이건 결국 버린 카드가 너무나 좋기 때문이다. 나 역시 버린 카드가 더 좋아보여서 전에는 이랬는데를 한참 이야기 했다. 

 

거침없이 질주하던 그는 돌연 대장암 판정을 받는다, 젊디젊은 나이에 아직 할일이 많은데 암이라니. 그리고 인공항문을 달고 살아야 할지도 모른다는 절망도 겪는다. 다행히 그런 상황은 벗어나서  생사의 갈림길에서 인생에서 정말 해보고 싶었던 스타트업 창업을 떠올리고 도전했고 1년 만에 미생물막 제거 칫솔 트로마츠를 개발했다. 

트로마츠를 개발해서 성공시키는 일도 다사다난의 연속이다. 당연할 것이다. 사업은 원래 그래야 하니까. 10명중에 2명이 성공할까 말까가 창업이니 말이다. 

 

이 책 <퍼시스턴트 라이프> 저자인 김영욱 대표는 자기 자신을 단 한 단어로 표현해야 한다면 바로 퍼시스턴트(Persistent)라고 말한다. 영어가 짧아서인지 언뜻 안 떠올라서 찾아봤다.

Persistent는 ‘끈질긴’, ‘집요한’이라는 의미가 있다. 김영욱 대표에게 Persistent는‘어떤 상황에서도, 어떤 시련이 닥쳐도, 그리고 어떤 성공에도 자만하지 않는다.’라는 의미라고 한다.

문득 불혹을 지내면서 나의 삶은 과연 치열했나? 나는 앞으로 무엇을 남기고 갈 것인가를 많이 생각했다. Persistent는 김영욱 대표의 삶의 철학이자 태도이지만, 오늘을 그저 그렇게 '오대수(오늘만 대충 수습하자)'로 살아가는 많은 평범한 직장인에게 필요한 단어가 아닐까 생각해 보게 된다. 

 

평범해지는 것만큼 인생에서 슬프고 죄악인 것은 없다는 스티브잡스인가 누구의 말처럼 말이다. 얼마 전 읽은 제프 베조스 말처럼 80살에 나를 돌아봤을 때 후회하는 순간을 남기면 안되는데 말이다. 

 

 더 자세하게 쓰고 싶은데 시간이 늦어서 더욱 자세한 리뷰와 내 생각은 나중에 다시 한 번 더 정리하기로 한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