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황금 지도 - 부동산 입지분석 고수 탑곰의 비밀 노트
탑곰 지음 / 비에이블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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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첫 집은 아파트였다. 정확히 말하면 우리 부모님 집이었지만 말이다. 

나는 그렇게 지방 아파트에서 우리집이라는 것을 처음 경험했다. 

지방에서 고등학교까지 보내고 대학을 어렵게 재수끝에 서울에 입성했다. 

지금은 감히 엄두도 못낼 집들이 즐비한 곳이지만, 사실 그때도 비쌌다. 학생 시각에서. 

그렇게 대학생활을 서울에서 보내면서 많은 부자 친구들(정확히는 친구의 부모님이 부자였다)을 만났고, 소위 말하는 강남에 사는 사람들, 또 아버지가 누구인 사람들이 어떻게 사는지도 배운 시기였다. 

대학을 졸업하고는 수원에 직장을 잡았다. 

솔직히 고백하건대, 주거문제 때문에 결혼도 몇 번이나 망설였던 시절이 있었다. 

수도권에서 대기업에 다니면서도 하다못해 신축 아파트는 전세도 비쌌고, 집을 사서 결혼하는 것은 엄두도 못냈다. 

지금은 나도 딸의 부모지만, 나 역시도 딸이 결혼할 사람을 데려오면 무일푼 보다는 어느 정도 기반이 되어 있는 사람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솔직하게 말하는 것이다. 

물론 그래도 나 역시 아무것도 없는 사람이었기에 사람만 되고, 자신의 가치관이 바르면서 어느 정도 미래가 보이는 사람이라면 당장 돈 많은 사람보다는 그 친구를 택할 것 같다. 

나 역시 남자가 수도권 또는 서울에서 3억 정도 하는 전세집을 온전히 얻어야 된다는 그런 무언의 강요때문에 결혼 안 한적도 있고, 왜 그래야 하냐고 반문하고 힘들어했던 시절이 있었는데도 말이다. 

 

그렇게 나는 30세 중반에 결혼을 했고, 둘 다 대기업 다니면서 정말 열심히 모은 짝꿍 때문에 집을 살 수 있는 기반이 됐다. 물론 수원에서는 도저히 집을 살 수 없어서 용인 외곽지역에 미분양된 집을 샀다. 그때가 2017년이었다. (실제 입주는 2019년)

사실 나 역시 많은 젊은 사람들처럼 지금의 여당을 지지했었고(했었다는 표현은 솔직히 다음 선거에는 모르겠다) 시대가 바뀌고 적어도 과정은 공정하고 결과는 정의로운 세상을 원했다. 

그때 그런걸 믿지 않고 영끌해서 집을 두 채, 세 채 산 내 친구들은 지금 나와는 전혀 다른 계급이 되어버렸다. 

반면 나보다 더 심한 소위 '문빠'였던 내 친구들 중 일부는 '집값만큼은 반드시 잡겠다'는 정부의 말을 믿고 집을 사지 않았고 영원히 서울에 집을 살 수 없게 됐다. 아니면 갭투자로 내 집이지만 세입자한테 4년을 주고 집을 사던가(사실 그 사람이 전세를 빼가면 내 줄돈이 없기 때문에 아마도 사지 못할 것이다) 말이다.  

 

나 역시 집을 투기한다는 생각은 하지 않고 빚 안지고 살면 된다는 생각에 용인 외곽집이라도 겨우 샀는데 그건 신의 한수였다. 나 역시 문빠처럼 정부를 믿고 집을 사지 않았다면 지금 정말 원망하고 좌절했으리라. 


 

사실 이런 책을 읽고 나도 부동산을 공부하지만 30대 후반이었던 내가 지금의 20대에게는 너무나 미안하다. 사실 이제는 회사에서 열심히 일해서 연봉 올리고, 모으고 저축하는 친구들은 바보처럼 된 시대가 되어버렸다. 슬프다. 

 

하지만 그런 20대에게도 이런 부동산 입문서를 보고 공부해서 집을 사라고 말해주고 싶다. 

《서울 아파트 황금 지도》는 그런 점에서 매우 가치 있는 내 집 마련 입문서이자 친절한 부동산 투자 가이드이다. 네이버 ‘부동산 스터디’ 카페 100만 넘는 회원이 인정하는 입지분석의 고수 ‘탑곰’이 심혈을 기울여 완성했다는 이 책은 서울의 5개 ‘황금 입지’를 기준으로 주목해야 할 호재와 아파트들을 일목요연하게 알려준다.

책을 펴고 황금 입지를 하나씩 마스터하며 읽다 보면, 어떤 지역을 왜 주목해야 하는지, 가용 자금으로 어디의 똘똘한 아파트를 사야 할지, 교통·일자리·학군의 중심지는 어디인지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사실 나는 앞으로도 서울에 집을 살 이유가 별로 없기에 술술 넘기면서 봤지만 서울에 직장이 있는 여자친구를 둔 후배나 또는 서울에 집을 사야할 친구들에게 권해주고 싶은 책이다. 

 

황금입지 5군데는 아래와 같다. 사실 서울의 거의 모든 지역 같다.

황금입지 1 관악구, 은평구, 구로구, 금천구 : 가성비 주거단지의 환골탈태

황금입지 2 서대문구, 강서구, 동대문구 : 뉴타운, 일자리, 교통 호재의 조화

황금입지 3 강동구, 동작구, 영등포구 : 2030년 서울의 주요 도심으로 등극할 곳

황금입지 4 광진구, 성동구, 마포구, 양천구 : 전통학군지와 신흥 학원가의 만남

황금입지 5 강남구, 서초구, 송파구, 용산구 : 모두가 꿈꾸는 대한민국 최상급지

 

언젠가 빠리의 택시운전기사 홍세화 선생님을 만난 적이 있다. 1%만이 사는 곳, 상위 클라스만 사는 곳 같은 광고가 버젓이 나오고 사람을 사는 곳, 타는 차로 판단하는 곳은 적어도 유럽에서는 없다고 말이다. 

대한민국은 점점 더 자본종속적이고 천민자본주의가 펼쳐지는 것 같다.  

 

반포자이, 마래푸, 고래힐, 반포래미안아이파크의 공통점이 무엇일까? 놀랍게도 모두 미분양 아파트였다는 것이다. 지금 이 아파트들은 굳이 가격을 나열할 필요가 없을 만큼 해당 지역에서 대장 아파트로서 단단히 자리 잡았다.

사실 수원에도 지금 10억이 넘는 아파트들 중 대다수는 미분양 아파트였다. 
문재인 대통령 정부 출범 이후 현재까지 무려 스무 번이 넘는 부동산 대책이 발표되었고, 그동안 이어졌던 서울의 부동산 상승기도 결국 이렇게 끝나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수도권을 넘어 전국의 아파트가 지금 이순간도 자고나면 오르고 있다. 

 

어느덧 서울 아파트의 평균가가 10억 원을 돌파했다.

‘더 늦기 전에 내 집 마련을 해야겠다’ 하는 불안한 마음에 부동산 시장에 나선 30대의 아파트 매수가 이어진다는 기사도 쏟아진다.

패닉바잉이 이어지는 분위기에 ‘영끌’할 용기는 냈지만, 가진 자산은 턱없이 부족해보이고, 정작 어디에 어떤 아파트를 사야 할지 결정 내리기가 솔직히 쉽지 않다.

이럴 때일수록, 자산 대부분을 아파트값으로 내야 하는 월급쟁이의 선택지는 단 하나다.

반드시 오르는 ‘서울의 알짜 아파트’를 사야 한다는 것이다. 자산 대부분인 아파트가 떨어지면 내가 일한 가치도 떨어지니까 말이다. 

 

이 책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뉘어 있다.

1장에서는 본격적으로 투자를 시작하기에 앞서, 앞으로 펼쳐질 서울 아파트의 미래와 지금 반드시 내 집을 마련해야 하는 이유를 소개하고 있다. 

2장에서는 한 발 더 들어가, 자산 1억 미만부터 20억 이상까지 자산별 부동산 투자 지역과 투자 방법을 상세히 알려준다.

아파트를 매수하기에 앞서 가장 고민하게 되는 대표적인 선택 기준인 호재 vs 입지, 신축 vs 재건축 · 재개발, 주상복합 vs 아파트 등의 사이에서 후회 없는 결정을 내리기 위한 인사이트까지 담겨 있다.
마지막으로 3장에서는 평당 가격과 호재, 교통, 일자리, 생활환경, 학군 등을 바탕으로 서울의 18개 자치구를 5개 황금 입지로 나누고, 각 황금 입지의 호재와 특성, 엄선한 추천 아파트들을 소개한다.

(실전에 가까운 입지분석을 하고 있다, 읽어보면 도움이 된다. 부동산을 보는 시각을 길러주기도 한다)
 

나 역시 더 어렸을 때는 이런 부동산 공부가 속물같고 나는 부동산이나 돈보다 지혜와 인성을 아이들에게 물려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어느 정도는 따라가야 한다. 아니면 벼락거지가 되는 세상이니까 말이다. 

그러기 위해서 이런 투자서 한, 두권 정도는 읽어주는 것도 좋을 것 같다.

 

* 비에이블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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