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작은 것들로 - 장영희 문장들
장영희 지음 / 샘터사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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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때론 글에서도 작가의 성격이나 분위기가 그대로 느껴지기도 한다. <삶은 작은 것들로>를 읽으면 사랑과 희망 같은 평범한 단어들이 찬란한 존재로 다기 태어나는 느낌으로 읽힌다. 한 살 때 소아마비로 두 다리의 자유를 잃었지만 치열한 삶의 흔적을 글쓰기의 형태로 증명했다. 작가의 아름다운 글을 통해 이 세상을 향한 작가의 사랑을 읽을 수 있다. 주변에 있는 모든 것들이 작가가 보기엔 축복이고 아름다울 수 있다. 화창한 봄날을 보더라도 향기로운 미풍 속에서 희망과 재생의 계절, 봄의 냄새를 맡을 수 있다고 한다. 가을이 오는 것도 비슷한 감상을 말한다. 무심히 차에서 내리다가 가을을 만났다. 언제 어디서 떨어졌는지 퇴색한 플라타너스 잎 하나가 차 지붕 위에 있었던 것이다. 이렇게 낙엽 하나로 가을을 느낄 수 있는 순간이다. 그렇게 주위를 둘러보니 나무 한 그루, 풀 한 포기마다 조금씩 소멸을 준비하는 모습이었다.



인생이 공평하다는 것은 그 누구에게도 내일이 보장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다. 내일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몰라도 운명은 미래를 계획하는 사람의 편이다. 운명은 울타리 위에 앉아 관망하는 이들을 가차 없이 내치기도 한다. 삶은 지도가 없는 여행이다. 스스로 길을 발견하고 닦아야 한다는 의미다. 행복이란 특별한 것이 아니라고 한다. 행복은 작은 것에서 오는 것이다. 이 세상에서 숨을 쉬고, 배고플 때 밥을 먹을 수 있고, 화장실에 갈 수 있고, 내 눈으로 하늘을 쳐다볼 수 있고, 그냥 이렇게 살아 있는 것이 행복하다는 것이다. 삶은 마치 조각 퍼즐 같다. 지금 자신의 현실에 실마오가 슬픔의 조각이 삶의 그림 어디에 속하는지 많은 세월이 지난 뒤에 알 수 있다. 지금 자신이 느끼는 배고픔, 어리석음이 결국 자신의 삶을 더욱 풍부하게 하고 더욱 의미 있게 만들 힘이 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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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우주난민특별대책위원회
제재영 지음 / 마인드마크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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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한국우주난민특별대책위원회>는 K-판타지소설로 외계인과 인간이 함께 생활하는 지구의 이야기다. 대한민국이 35년여 동안 외계인과 교류해오고 있지만 대한민국 공무원에게 민원은 줄어들지 않고 새로운 민원인들이 생겼다. 2년 전 서울시 9급 공무원에 합격한 공 서기, 공필연은 한강 지하에 마련된 사무실에서 일한다. 보통의 공무원이라고 하면 지상에서 일을 하겠지만 공 서기는 '한우대'라고 불리는 한국우주난민특별대책위원회에서 스위퍼, 뒷처리반에서 일한다. 전유숙 팀장을 중심으로 배하나, 김재수와 함께 공 서기도 팀원 중 한 명이다. 공필연의 수중 생활은 매일 다른 공무원들과 같다. 깐깐한 출입자 신원 파악을 통과하면 한강으로 이어진 유리관을 통해 사무실로 출근한다. 처음 한우대에 출근하면 극복해야 할 일이 뱃멀미다. 다른 직원들은 뱃멀미를 극복하거나 익숙해지는 데 시간이 걸렸지만 공필연은 13일밖에 걸리지 않아 거의 전설처럼 기록이 남아 있다.




매일 수중 바이크를 타고 한강을 순찰하고 외계인이라고 불리는 플라인의 민원을 해결해 주어야 한다. 외계인 플라인은 플라 행성에서 온 외계인들로 보통 플라인은 인간 형태의 특수 장치를 착용하고 있어 인간인지 외계인인지 구별이 가지 않는다. 인간 형태의 특수 장치를 벗는 것은 탈피라고 하고 플라인이 탈피하지 않으면 인간처럼 보인다. 외계인에 대한 민원을 처리하지만 대부분의 민원들은 인간의 민원과 비슷하다. 이웃의 층간 소음으로 고통받고 있는데 아무래도 외계인 같으니 조사를 해 보라는 등의 민원이다. 인간이든 외계인이든 어딜가나 민원인들은 민원인일뿐이다. K-판타지소설 <한국우주난민특별대책위원회>은 초반부터 전개가 재밌다. 외계인이라는 소재가 흥미로울 수 있는 한계가 있다고 생각했는데 스토리의 전개는 지루하지 않는 건 아무래도 작가의 기발한 상상력과 스토리의 전개인 것 같다. 처음 외계인 민원인이라고 해서 영화 '맨 인 블랙'을 떠올리기도 했는데 헐리우드식 영화와는 다른 재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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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독 이기원 디스토피아 트릴로지
이기원 지음 / 마인드마크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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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기후 위기로 지구 곳곳에서 인류의 위기를 느낄 수 있다. 언젠가 지구는 멸망할 수 있다. SF소설 <쥐독>은 인류가 멸망하고 오직 서울만이 살아남은 어느 미래의 이야기다. 미래의 대한민국은 감염병과 전쟁으로 디스토피아로 변했고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적 성취를 이룬 과학 선진국이 되었다. 그런데 서울은 대기업들이 합리적인 방식으로 회사를 경영하는 도시를 관리하고 있었고 대기업들은 '뉴소울시티'라는 제단을 만들어 서울을 지배한다. 뉴소울시티는 극소수의 상류층 2%만이 모든 자원과 기술을 독점하고 영생까지 얻고 있다. 뉴소울시티는 상류층이 거주하는 1구역과 나머지 일반 시민들이 거주하는 2구역, 그리고 2구역에서 쫓겨난 낙오자, 해고자, 가난하고 힘없는 자들이 모여 3구역에 살고 있다. 3구역은 기본적 치안 서비스도 제공되지 않는 곳으로 더러운 쥐들이 사는 곳이라고 해서 '쥐독'이라 불린다.


2구역에서 아바리치아 제3공장에서 루왁 포장하는 일을 했던 민준은 점점 궁핍해져 야근을 계속해야 했다. 그러다 자신도 모르게 루왁을 훔치게 되고 결국엔 공장에서 알게 된다. 민준에겐 선택의 여지가 없이 민준은 3구역인 쥐독으로 들어가게 된다. 3구역에서 아는 사람도 없고 아무것도 없었던 민준은 실수로 루왁을 가진 것을 보여주면서 3구역의 폭력단인 흑룡파의 표적이 된다. 그런 민준을 도와준 사람은 55층의 술집 주인인 혁이었다. 혁의 도움으로 민준은 3구역에 적응하기 시작한다. <쥐독>은 2%의 상류층에는 유토피아와 마찬가지지만 나머지 98%에겐 디스토피아다. 2%는 모든 것을 가지며 영생까지 가지는 세상에 2구역, 3구역의 사람들 역시 영생을 얻고 싶어하고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1구역 소도로 들어가고 싶어한다. 소도로 들어가면 새로운 신분, 새로운 신체, 새로운 인생, 새로운 직업까지 모든 것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1구역으로 들어갈 수 있는 인원은 한정적이며 그곳에 들어가기 위해 목숨을 내놓아야 한다. 목숨을 담보로 소도로 들어가려는 사람들은 몰리게 된다. 과연 뉴소울시티에는 무슨 일이 일어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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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아드네의 목소리
이노우에 마기 지음, 이연승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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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작가 '이노우에 마기'의 신작을 생각보다 빨리 읽게 된 느낌이다. 전작들인 <그 가능성은 이미 떠올렸다>와 <성녀의 독배>가 출간된 지 얼마간의 시간이 지나 읽은터라 내가 '이노우에 마기'의 작품들을 접한 지는 오래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이렇게 신작 <아리아드네의 목소리>를 읽을 수 있어 너무 기대되었다. '이노우에 마기'의 작품을 많이 읽은 것은 아니지만 지금까지 읽었던 두 작품이 작가만의 독특한 분위기가 느껴졌다. 어쩌면 전작들이 시리즈이기 때문에 독특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아리아드네의 목소리>는 현대적인 과학기술이 농축된 드론이라는 소재를 이용해 사건을 어떻게 풀어갈지 너무 기대되었다.



이번 작품 <아리아드네의 목소리>는 작가 이노우에 마기의 전작들에 비해 너무 순한 맛이다. 드론이라는 참신한 스마트 기계로 재밌는 스토리를 꾸몄지만 순한 맛이라 정말 이노우에 마기의 작품이 맞나 싶었다. 순한 맛이긴 하지만 결말은 드라마로 마무리하는 재난영화 같았다. 그렇다고 결말이 아주 허를 찌르는 반전은 아니었지만 각각의 사건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하나로 연결되어 있어 드라미틱하다. 지금까지 읽었던 작가 이노우에 마기의 작품들은 본격 미스터리의 진수를 보여주는 작품들이었다. 그에 비해 드라마가 많이 가미된 이번 작품은 최신 기술인 드론을 이용한 것이 의외로 신선하다는 생각도 든다. 제목 <아리아드네의 목소리>를 보고 '아리아드네'가 무슨 의미일까 궁금하기도 했다. 아리아드네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이야기로 '아리아드네의 실'이라는 이름에서 유래한 것이다. 아리아드네는 여성의 이름으로 신화 속 영웅 테세우스는 미노타우로스를 퇴치할 때 자신을 흠모하던 크레타섬의 공주 아리아드네에게 받은 실타래를 써서 괴물이 사는 미궁에서 탈출한다. WANOKUNI 프로젝트가 지하 중심을 스마트 도시라 사람의 손길보다는 드론이 더 도움이 되고 큰 역할을 하기 때문에 그런 드론에게 그리스 신화의 '아리아드네'라는 이름을 붙여 주었다. <아리아드네의 목소리>가 원하는 만큼의 미스터리가 부족하다는 것이 아쉽기도 했지만 여전히 이노우에 마기의 다음 작품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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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를 만든 30개 수도 이야기 - 언어학자와 떠나는 매력적인 역사 기행
김동섭 지음 / 미래의창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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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국가의 수도가 정해지는 역사적 과정을 읽는 역사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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