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몽을 파는 가게 2 밀리언셀러 클럽 150
스티븐 킹 지음, 이은선 옮김 / 황금가지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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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도 재미있어서 지난 몇 년 동안 공개석상에서 꾸준히 소개했던 일화가 하나 있다. 우리 집에서는 아내가 주로 장을 보지만(그렇지 않으면 집 안에서 채소가 끊길 거라고 한다.) 급하면 가끔 나를 내보내기도 한다. 그래서 건전지와 코팅 프라이팬 사오기라는 임무를 부여받고 어느 날 오후 동네 슈퍼마켓을 찾은 적이 있었다. 몇 가지 생필품(시나몬 번과 감자칩)을 장만하고 주방용품 코너를 어슬렁어슬렁 걸어가고 있었을 때 저쪽 끝에서 누군가가 전동 카트를 타고 등장했다. 완벽한 펌과 코도반 가죽처럼 까무잡잡하게 태운 피부를 자랑하는, 전형적인 플로리다 피한객 스타일의 80대 여성이었다. 그녀는 나를 쳐다보았다가 고개를 돌렸다가 깜짝 놀라며 나를 다시 쳐다보았다.
“나 당신 알아요. 스티븐 킹이죠? 그 무서운 소설들 쓰는. 뭐, 그래도 괜찮아요, 그런 작품을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으니까. 하지만 나는 아니에요. 나는 『쇼생크 탈출』처럼 희망을 느낄 수 있는 이야기가 좋아요.”
“그 작품도 제가 쓴 건데요.”
“설마 그럴 리가요.”
그녀는 이 말을 남기고 총총히 사라졌다. p. 313-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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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의 작은 역사
안체 슈룹 지음, 파투 그림, 김태옥 옮김 / 숨쉬는책공장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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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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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곳에 살고 있나요? - 공간디렉터 최고요의 인테리어 노하우북 자기만의 방
최고요 지음 / 휴머니스트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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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에서 책을 샀다.
집에 와 종이봉투를 열어보니 사은품인지 원고지가 한 팩 들어 있다.
묻지도 않고 함께 넣어줬나 보다.
어릴 적에는 새 물건이 (공짜로) 늘어나면 무조건 기뻤다.
하지만 오늘 밤은 내가 과연 이걸 쓸까, 하는 생각이 먼저 든다.
집 정리를 좋아하는 어린애가 자라서
쓰임이 불분명한 물건을 집에 쌓아두는 일이 마음에 걸리는 어른이 됐다.
지금의 나에게는
‘좋아하는 물건만 두기에도 부족한 나의 공간’이라는 말이
‘사랑만 하고 살기에도 부족한 인생’이라는 말과 닮게 쓰인다.
p. 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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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코니에 선 남자 마르틴 베크 시리즈 3
마이 셰발.페르 발뢰 지음, 김명남 옮김 / 엘릭시르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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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들은 자기 앞에 먼저 왔던 사람들의 어깨를 딛고 선다. 그들이 그 사실을 좋아하든 싫어하든, 의식하든 의식하지 못하든 무조건 그렇다. 춤을 추는 사람이건, 축구를 하는 사람이건, 책을 쓰는 사람이건 우리는 누구나 선구자들의 작업 위에서 창조한다. 그런데 세상에는 유달리 넓은 어깨가 있기 마련이고, 그 위에 선 사람들이 그곳에 섰다고 해서 다들 같은 높이에 이르는 건 아니다. 예를 들어, 여기 이 셰발과 발뢰의 어깨는 오늘날의 모든 범죄소설가를 포용할 수 있을 만큼 넓다. 그리고 우리는 모두 그 위에 서 있다. 셰발과 발뢰의 책을 한 권도 안 읽은 사람이라도, 그래서 자신은 그들의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여기는 사람이라도 그들의 어깨 위에 서 있다. p. 7-8, 서문, 요 네스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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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소녀 - 전혜린, 그리고 읽고 쓰는 여자들을 위한 변호
김용언 지음 / 반비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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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현은 최남선의 시 「해에게서 소년에게」(1908년)가 발표되고 채만식이 소설 『소년은 자란다』(1948년)를 집필하던 그 사이의 시간대에, 민족의 운명을 떠받칠 미래의 기둥으로서의 ‘소년’에 비해 “소녀는 소년의 의미론적 짝이되 소년에 가려진 기호”였다고 지적한다. 결과적으로 “우리의 경우 일본과 달리 ‘소녀 소설’이라 부를 만한 작품이 없고 소녀 교육을 따로 논할 만큼 여성 교육의 역사가 두텁지 못해 소녀 표상의 사회학적 의미를 분석한 연구도 미비”한 상황이었다고 그는 설명한다. 김주현, 「불우 소녀들의 가출과 월경」, 《여성문학연구》28호, 2012년, 450~451쪽. p. 135, 각주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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