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쾌하게 볼 수 있는 내용은 아니다. 갑갑한 콜센터의 내부 사정을 보고 있으면 몰랐을 때보다 더 갑갑해진다. 저자 스스로 그런 시스템을 바꾸지 못하고 일조했다고 자주 자책하는데, 이 책으로 내부 사정을 알렸다는 것만으로 변화에 일조한 거라고 말해주고 싶다.
능력주의에 맞서 일종의 ‘겸손함’을 주장하는 것이 재밌다. 그 겸손함은 거의 절대자를 의식한 종교적 겸손함에 가까운데, 그것이 예전에 교회가 가지고 있던 미덕 중의 하나였음을 깨닫고 씁쓸해졌다. (능력주의의 기원 중에 변질된 교회의 교리가 있기도 하다) 지금 교회는 능력주의의 선봉에 서 있다. 때문에 능력주의에 대한 비판은 오늘날 교회에 대한 비판이기도 했다.
다양한 모습의 한달 살기를 보다 보면 나에게 딱 맞는, 나만의 한달 살기를 꿈꾸게 된다. 그건 꼭 한달이란 기간은 아닐 것 같다.˝한 달 살기가 부담스러우면 일주일만 살아보세요. 그것도 참 좋아요.˝ (p. 185, 이은영씨 인터뷰)무엇보다 이 책을 읽는 순간만큼은 여행지에서 살아보기의 설렘이 느껴져서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