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이미 그런 시대에 살고 있다. 브랜드를 빼놓고는 개인을 온전히 설명할 수 없는. 혹은 브랜드가 내세우는 정체성과 가치관이 인간의 롤 모델이 되는 그런 시대 말이다. 이런 차원에선 개인 브랜딩과 기업 브랜딩은 그 경계를 잃는다.결국 중요한 것은 좋은 브랜드를 만드는 것이고, 그 방법은 좋은 사람이 되는 것과 다르지 않다. 그러니 어떤 것을 지향하든 그것은 같은 방법을 공유한다. 결과가 같기 때문이다.
일단 칼을 들었으니 뜸 들이지는 않겠다는 자세. 단지 마구 칼을 휘두른 이후에 남는 것이 비장미와 맷정 뿐이라는 게 아쉽다. 여기서 ‘맷정‘이라는 건 일종의 스톡홀름 증후군인데, 이를 감상적으로 묘사해 로맨스 비슷한 무언가로 탈바꿈한다는 게 놀라운 점.<킬 빌 2>의 파이메이의 훈련이 (싸가지 없을 지언정) 끈적이지 않고 참 담백했다는 생각이 든다. 마지막으로 독자의 모든 비난을 가장 성공적으로 방어하고 있는 작가의 말이 실려있다. 니들이 뭐라 하건 나는 내 작품이 좋고 계속 내 맘대로 쓰겠다는 결의가 느껴진다. 작가는 모름지기 고집이 있어야 한다.
유명 코미디언 답게 시종일관 유머를 구사하지만 도무지 웃을 수가 없다. 그가 묘사하는 남아공의 사회 현실이 너무 끔찍하기 때문이다. 그런 환경에서 이런 코미디언이 배출됐다는 게 기적처럼 느껴질 정도다. 가장 끔찍한 부분은 책의 끝 부분에 배치되어 있다.이 책은 저자의 어머니가 저자에게 전한 당부의 말 그대로다.˝고통이 너를 단련하게 만들되, 마음에 담아 두지 마.˝(p.104)˝내 아가, 넌 좋은 면을 볼 줄 알아야 해.˝(p.416)저자는 기어코 쓰레기통 속에서 유머를 발견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