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칼을 들었으니 뜸 들이지는 않겠다는 자세. 단지 마구 칼을 휘두른 이후에 남는 것이 비장미와 맷정 뿐이라는 게 아쉽다. 여기서 ‘맷정‘이라는 건 일종의 스톡홀름 증후군인데, 이를 감상적으로 묘사해 로맨스 비슷한 무언가로 탈바꿈한다는 게 놀라운 점.<킬 빌 2>의 파이메이의 훈련이 (싸가지 없을 지언정) 끈적이지 않고 참 담백했다는 생각이 든다. 마지막으로 독자의 모든 비난을 가장 성공적으로 방어하고 있는 작가의 말이 실려있다. 니들이 뭐라 하건 나는 내 작품이 좋고 계속 내 맘대로 쓰겠다는 결의가 느껴진다. 작가는 모름지기 고집이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