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쉬운 생물진화 강의 - 지구 탄생에서 공룡 멸종까지 과학툰으로 한눈에 이해하는 46억 년 생명의 역사, 진화 이야기
다네다 고토비 지음, 정문주 옮김, 쓰치야 겐 외 감수 / 더숲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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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평 : 생물진화 흐름을 알기에 더없이 쉽고 간편한 만화책. 그림이 귀여워서 볼 맛 난다.
(유익-중상, 난도-하)

일본의 일러스트레이터 ‘다네다 고토비‘가 그린 생물진화학개론(?) 만화.
SNS에 그려서 올리던 고생물 그림과 만화의 인기에 힘입어, 이렇게 책으로 펴내게 되었다.
또 이 책의 성공으로 인해, 후속작 『세상에서 가장 쉬운 인류진화 강의』를 출간하기도 했다.

지구 탄생부터 공룡 멸종까지, 다양한 생물의 탄생과 멸종, 진화를 연대순으로 보여준다.
단순화된 귀여운 캐릭터들과 간단하고 쉬운 설명까지, 초등학생과 생린이(생물학 어린이)의 수준에 적절하다. 짧은 시간 동안 ‘생물군의 변화와 진화‘, ‘지구 생물의 (역사) 드라마‘를 한눈에 익힐 수 있는 유익한 학습 만화책이다. 연대표로 간략하게 정리까지 해주니 간단 복습하기에도 편리하다.

(나의 과학적 지식수준의 얕음을 드러내겠지만) 책의 초반부에서 ‘진화‘에 대한 만화를 보고 깜짝 놀랐다. 오랜 세월에 걸쳐 ‘자연 선택‘으로 이루어진 결과가 진화라니! 진화에서는 협력과 노력보다, 우연이 더 결정적인 요인이라니...
물에서 육지로 올라온 양서류에서 파충류와 단공류가 탄생하고, 파충류-공룡-조류로, 단공류-포유류로 갈라지고 이어지는, 생물군의 계보는 논리적이고 설득력 있다.

진화와 관련된 대중교양서적을 접하기 전에, 이 만화책으로 생물진화의 기초를 맛보고 흐름을 익히면 좋을 것 같다.
제목처럼 세상에서 제일 쉬운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쉽게 잘 풀어서 설명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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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어디 가?
장 루이 푸르니에 지음, 강미란 옮김 / 열림원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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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평 : 장루이 푸르니에의 최고작.
무거운 소재 ‘장애‘를, 특유의 유머로 ‘감히‘ 들어 올린다.
(재미-중하, 난도-하)

프랑스의 방송 연출가이자 작가인 ‘장-루이 푸르니에‘의 작품.
2008년 페미나 상을 수상했다. (페미나 상은 공쿠르 상과 쌍벽을 이루는 문학상이다.)
해당 작가의 저서를 수 권 읽어본 나에게는, 이 책이 그의 최고작이다.

제목이기도 한 ˝아빠 어디 가?˝는 둘째 아들 ‘토마‘가 할 줄 아는 몇 안 되는 말이다. 계속되는 질문에 질릴 법도 하지만, 저자인 아빠는 싫증 내지 않고 계속해서 대답해 준다. 이러한 에피소드가 수십 개 수록되어 있는 옴니버스식 자전적 소설이다.
장애아를 둘이나 둔 아버지의 이야기를 블랙 유머로 양념했다.

장애아를 가진 부모만이 할 수 있는 솔직한 이야기를 간편하게 만나볼 수 있다. 한 에피소드가 대개 2~3쪽이라서 끊어 읽기 좋다. 그렇다고 쉽게 읽을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유머러스한 문체로 아버지의 고달픔과 아이들에 대한 미안함을 이야기하는데, 그 속에서 슬픔과 안타까움, 씁쓸함과 같은 감정이 생겨서 마음이 아려온다. 중간중간에 굵직굵직한 사건이 벌어질 때는 탄식을 금할 수가 없다. (둘째가 탄생하고, 아내는 떠나고, 첫째 마튜는 세상을 뜬다.)
사회통념상 조심스러운 이야기의 무거움을 작가 특유의 유머로 가볍게 만들어보지만, 소리 내어 웃으면서 읽기는 어렵다. 대신 쓴 미소를 짓고 ‘이래도 되나‘ 안절부절못하면서, 그들의 삶에 대한 안타까움과 슬픔을 동시에 느껴볼 수 있는 희귀한 경험을 할 수 있다.

작가의 블랙 유머는 선을 넘을 듯 말 듯 줄타기를 하는데, 보는 눈에 따라 표현이 지나치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필자의 경우에도 작가가 면도칼 이야기를 할 때는 섬뜩함을 느꼈다. (3번째 사진 참고)

이번에 재독을 할 때는, 처음 읽었을 때의 감동의 크기를 느끼지는 못했다.
하지만 이 책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은 특유의 감정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괜찮다고 농담 섞어 말하면서 인생의 중압감을 조금이나마 덜어내려는 작가의 몸부림에 대한 경외와 안타까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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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고 글쓰기 - 서울대 나민애 교수의 몹시 친절한 서평 가이드
나민애 지음 / 서울문화사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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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평 : 서평 쓰기 입문자용 가이드북. 서평의 목적과 기본 구조부터 각종 조언과 예시까지, 알찬 구성이 유익한 편.
(유익-중상, 난도-하)

서울대학교의 글쓰기 교수의 서평 쓰기 가이드북.
많은 사람들이 착각하는 서평과 독후감의 차이를 짚은 후에, 분량과 난이도를 정해서 글쓰기를 시작하라고 말한다. 서평의 길이에 따라 단형/중형/장형을 구분하여, 글의 구조와 글쓰기 팁을 유머러스하고 친절한 문체로 알려준다.

서평은 ‘책에 대한 평가‘, 즉 비평(분석적인 판단을 바탕으로 대상 콘텐츠를 평가하는 작업)의 한 종류이다.
나만의 언어로는, ‘감성‘이라는 베이스 위에, ‘이성‘으로 분석, 판단, 평가하여 쓴 글이 바로 서평이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독후감을 쓰고 서평이라고 읽고 있었던가! (나 포함)

서평을 정확하게 정의하고 이해한 후에, 글쓰기 교수님의 초보자용 서면 강의가 시작된다.
기본적인 틀과 함께 ‘물고기 잡는 법‘을 차근차근 쉽게 알려준다. 예시 역시 풍부하여, 어떤 서평이 좋은지 아닌지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블로그 서평을 하고 있는 나는, 서평의 틀 잡기와 쓸 거리에 대한 예시에서 큰 도움을 받았다.
지금까지 가볍게 생각하고 있던 서지정보의 필요성도 느꼈다. 인터넷 서점 서평에서는 생략해도 무방하지만, 블로그에는 도서 링크를 따로 달아두지 않는 나이기에 서지정보를 써두는 것이 잠재 독자의 선택의 정확도를 높여줄 것이다.

초보 서평러와 독후감을 쓰고 있던 서평러에게 충분히 도움이 될 입문서이다. 이 책과 함께, 잘 쓴 서평을 찾아보면서 공부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나 역시 이 책을 통해, 앞으로의 서평은 점점 달라질 것이라고 감히 예상해 본다.
이 책이 구매한 책이라면 두고두고 보면서 참고하고, 빌린 책이라면 자기만의 방식으로 간단히 정리하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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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전쟁 패닉룸
허버트 조지 웰즈 지음, 임종기 옮김 / 책세상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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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평 : (외계인) SF 고전. 다소 밋밋한 스토리라인을 생생한 묘사로 극복하다.
(재미-중, 난도-중하)

3번째로 만나는 허버트 조지 웰스의 소설.
1부에서는 화성인의 등장과 침공, 대피하는 사람들과 대응하는 군인들을, 2부에서는 동떨어진 화자의 모험과 화성인 관찰을 보여준다. 1부와 2부의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기념비적인 고전 SF 임을 감안해야겠지만, 스토리 상의 기발함이나 반전은 없는 다소 밋밋한 플롯의 이야기다. (장르적 특이성을 감안해야 할까?)
또 초반부에서 화성인과 주변 환경과 관련된 묘사를 할 때의 깔끔하지 않은 문체는 가독성을 방해한다. (번역의 문제인지도 모르겠다. 오타가 꽤 많다.)
독자에 따라 다소 김빠지는 결말로 느낄 수 있겠지만, 이야기 자체가 평범한 시민 시점에서만 전개되기 때문에, 이야기의 완성도에 그다지 큰 영향은 미치지 않는다. 정부 또는 전지적 관점에서 이런 결말을 냈다면 그야말로 허접 엔딩이겠지만.

(1부에서 특히) 실감 나는 묘사로 상황의 심각성과 긴박하고 절망적인 분위기가 절절하게 느껴진다. 약간의 호기심과 궁금증 이후, 절박함과 패닉에 빠져 대피하는 사람들의 심경이 다양한 묘사를 통해 독자에게 전해진다. 영국이 화성인에게 파괴되고 점령되는 한편, 영국군이 화성인을 저지하려고 하는 모습에서는 약간의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도 있다.
짧은 호흡의 챕터 역시 장점이다. 또 화자의 생각과 여러 인물(목사, 포병 등)의 말을 통해 작가의 생각을 은유적으로 전달하기도 한다.

그 순간 나는 인간의 감정을 초월한 이상한 감정에 사로잡혔다. 우리의 지배를 받는 불쌍한 짐승들만이 잘 이해할 수 있을법한 감정 같았다. 토끼가 자신의 은신처인 굴로 돌아왔을 때 십여 명의 인부가 집터의 기초를 다지기 위해 자신의 은신처를 파헤치는 상황에 직면한 느낌이었다. 며칠 동안 나를 억눌렀던 한 가지 생각이 당장 내 마음 속에서 명확해졌음을 처음으로 느꼈다. 찬탈당한 기분, 나는 더 이상 주인이 아니라 화성인의 발 아래 있는 동물 중의 하나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이제 인간도 우리가 지배해왔던 동물처럼 숨어서 이리저리 살피고 도망가고 숨어버리는 존재에 불과한 것이다. 동물의 인간에 대한 공포와 인간 제국은 사라진 것이다. (248~249)

시대적 상황을 무시하면 특이점이 없는 SF 소설이겠지만, 이 작품의 의의와 영향력을 간과할 수 없다. 단순하고 깔끔한 구성으로, 외계인의 침공 자체에 집중할 수 있다고 볼 수도 있겠다. 흥미진진하게 잘 읽었다.
에일리언 아포칼립스의 시초가 되는 소설이라고 하던데, 만약 화성인들이 지구를 계속 점령할 수 있는 여력이 있었다면, 화성인이 지배하는 디스토피아가 되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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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다른 대한민국에서 살고 싶다
박에스더 지음 / 쌤앤파커스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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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평 : 충분히 공감하며 읽었다. 10여 년 전의 한국과 비교하는 의외의 재미가 있음.
(공감-상, 난도-하)

한국의 교육제도에 지쳐있던 고등학생 때, 한국을 벗어나고 싶어 하던 막연한 마음을 가지고 샀던 책을 이제야 펼쳐들었다. (사놓고 귀찮아서 안 읽다가, 가볍게 읽어볼 책을 찾다가 집어 들었다.)

저자가 느끼고 생각해오던 한국의 문제점, 불합리함 등을 저자의 생각과 함께 보여준다.
2012년에 출간된 책으로 10년도 더 지난 2023년에, 다수의 파트에서 공감하며 읽었다. 물론 시간이 흐른 만큼, 더 개방적&수평적으로 바뀌기도 했지만, 2023년의 내가 수긍하고 공감하면서 읽을 수 있다는 건, 과거의 경험과 작금의 사회생활에서 핵심적인 긍정적 변화는 일어나지 않았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닐까.

총 다섯 파트에서 한국의 권위주의 사회, 무한경쟁 서열주의 사회, 집단주의, 민주주의와 민족주의, 성sex에 대한 저자의 경험과 실사례를 중심으로, 문제점과 원인을 분석하고 나름의 해결책과 대안을 제시한다.

개중 두 번째 파트 <장미는 백합을 부러워하지 않는다>는 뼈저리게 공감하며 읽느라 지쳐버렸다.
그나마 패션, 학력 등에 대해 신경 쓰지 않고 살았던 과거를, 요 근래에 들어 후회하고 자책했던 나에게, 한국의 무한경쟁과 서열주의, 줄 세우기, 비교, 배타주의에 관한 글은 씁쓸하기 그지없었다. 현재, 2012년에 비해 제도적으로는 문제점을 보완했더라도, 여전히 사회문화적으로는 갈 길이 멀다는 것을 실감했다. 기득권을 놓치지 않기 위한 이기주의로 뭉친 배타주의에 대한 글이 특히 그랬다.
(그 외에도 보여주기식 의전, 여전히 두문불출하는 장애인 등도 10여 년 전에 비해서 크게 바뀐 것 같지 않다.)

저자가 제시하는 대안과 해결책은 평범하다면 평범하고 당연하다면 당연한 정공법에 가깝다. 대체로 맞는 말이지만,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방법으로 보기는 어렵다.
하지만 책의 취지가 방법 제시가 아니기 때문에, 각 파트의 맺음으로 적절하다.

과연 고등학생이었던 내가, 당시 따끈따끈하던 이 책을 읽었더라면 어땠을까? 그때의 분위기와 공감대는 어땠을까? 궁금하다.
10여 년 전에도 비슷했던 한국 사회의 여전한 장애와 엉켜있는 문제를 되돌아본 기분이다. 그래도 각종 계층 간의 극심한 갈등을 제외하면, 대체적으로 조금이나마 개선된 것 같아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아, 2011년 출산율 1.23명에서 2023년 반기 기준 0.7명이 된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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