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어디 가?
장 루이 푸르니에 지음, 강미란 옮김 / 열림원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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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평 : 장루이 푸르니에의 최고작.
무거운 소재 ‘장애‘를, 특유의 유머로 ‘감히‘ 들어 올린다.
(재미-중하, 난도-하)

프랑스의 방송 연출가이자 작가인 ‘장-루이 푸르니에‘의 작품.
2008년 페미나 상을 수상했다. (페미나 상은 공쿠르 상과 쌍벽을 이루는 문학상이다.)
해당 작가의 저서를 수 권 읽어본 나에게는, 이 책이 그의 최고작이다.

제목이기도 한 ˝아빠 어디 가?˝는 둘째 아들 ‘토마‘가 할 줄 아는 몇 안 되는 말이다. 계속되는 질문에 질릴 법도 하지만, 저자인 아빠는 싫증 내지 않고 계속해서 대답해 준다. 이러한 에피소드가 수십 개 수록되어 있는 옴니버스식 자전적 소설이다.
장애아를 둘이나 둔 아버지의 이야기를 블랙 유머로 양념했다.

장애아를 가진 부모만이 할 수 있는 솔직한 이야기를 간편하게 만나볼 수 있다. 한 에피소드가 대개 2~3쪽이라서 끊어 읽기 좋다. 그렇다고 쉽게 읽을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유머러스한 문체로 아버지의 고달픔과 아이들에 대한 미안함을 이야기하는데, 그 속에서 슬픔과 안타까움, 씁쓸함과 같은 감정이 생겨서 마음이 아려온다. 중간중간에 굵직굵직한 사건이 벌어질 때는 탄식을 금할 수가 없다. (둘째가 탄생하고, 아내는 떠나고, 첫째 마튜는 세상을 뜬다.)
사회통념상 조심스러운 이야기의 무거움을 작가 특유의 유머로 가볍게 만들어보지만, 소리 내어 웃으면서 읽기는 어렵다. 대신 쓴 미소를 짓고 ‘이래도 되나‘ 안절부절못하면서, 그들의 삶에 대한 안타까움과 슬픔을 동시에 느껴볼 수 있는 희귀한 경험을 할 수 있다.

작가의 블랙 유머는 선을 넘을 듯 말 듯 줄타기를 하는데, 보는 눈에 따라 표현이 지나치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필자의 경우에도 작가가 면도칼 이야기를 할 때는 섬뜩함을 느꼈다. (3번째 사진 참고)

이번에 재독을 할 때는, 처음 읽었을 때의 감동의 크기를 느끼지는 못했다.
하지만 이 책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은 특유의 감정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괜찮다고 농담 섞어 말하면서 인생의 중압감을 조금이나마 덜어내려는 작가의 몸부림에 대한 경외와 안타까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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