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교차로에서
김달수, 진순신, 시바 료타로 지음, 이근우 옮김 / 책과함께 / 200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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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시바 료타로, 한국의 김달수, 그리고 중국계 일본인 진순신의 1984년에 있었던 2번의 대담을 엮은 책이다.
역사소설가 3명이 동아시아 삼국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 두서없이 대화를 나눈다. 한 가지 소재에 대해 이런저런 의견을 나누기도 하고, 나라와 지역의 특성을 비교하기도 한다.
동아시아 역사에 대해 전반적인 지식이 있다면, 나름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나는 그냥 그랬다.
많은 소재를 가볍게 짚고 넘어가는 느낌이 개인적으로는 아쉬웠다. 몇 가지 요점에 대해 좀 더 깊이 있게 대화를 나눴다면 어땠을까 한다.
시바 옹의 사과로 대담이 시작되는 부분은 인상적이었다.
˝외압이라는 면에서는 진심으로 죄송하지만…….˝
여러 가지 이야기들 중에서는 아무래도 한국의 답답한 역사에 대한 이야기가 와닿았다. 중국과 일본보다 더 보수적이고 꽉 막힌 조선의 역사는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것이다.
옮긴이의 한반도의 대륙 세력과 해양 세력의 대립에 대한 글귀가 상당히 설득력 있다. (역사적으로 대륙 세력과 함께 했던 한반도에서 현재 한국이 해양 세력(미국과 일본)에 편입되어 있는 특이한 상황이다.)

이 책은 이 작가들의 팬이 아니라면, 딱히 추천하지는 않는다.

솔직히 할 말이 많지는 않다.
그래서 읽으면서 새롭게 알게 되거나 흥미로웠던 부분 10개를 발췌하고 짧은 코멘트를 달면서 글을 마무리하겠다.

1. 사자는 문서를 가지고 다니는 게 아니라 전달해야 할 내용을 암송하고 다니기 때문에 문자는 그다지 필요하지 않았어요. 원 제국은 그러니까 문자를 가지고 있지만 거의 사용하지 않는 민족이 일대 제국을 형성했던 최후의 시대입니다. (27쪽. 진순신)
- 암송해서 다니다니.. 대단하다. ㄷㄷ 그래서 외우기 쉽도록 언어에 리듬감이 있었다고 한다.

2. 일찍이 몽골이 가장 많이 요구한 것은 여자였던 모양입니다. 한국어에서는 여자를 속어로 가시나라고 합니다. 가시나라는 말은 남의 눈을 속이기 위해 남자로 변장한 여자를 가리키지요. 남자는 데려가지 않았으니까요. (42쪽, 김달수)
- 가시나의 어원.

3. 마치 식염 같지요. 염화나트륨의 결정체로서 한반도에 남았습니다. 그러나 정작 중국에서는 그런 결정結晶은 필요 없습니다. 중국 문명은 마치 바닷물 같아서 불순물을 충분히 허용하고 있어요. 결정까지 가지 않아요. (56쪽, 시바)
- 조선의 유교(주자학)에 대한 시바 옹의 적절한 비유. 결국 주자학은 조선의 근대화를 끝까지 발목 잡는다. 아..

4. 엄지발가락과 가운뎃발가락을 벌려서 신어요. 발가락을 벌려서 신는 걸 보고는 쪽바리라고 했어요. 마늘쪽이 벌어지듯이 발가락이 벌어졌다는 뜻이지요. (110쪽, 김달수)
- 쪽바리의 어원.

5. 호박이라고 합니다. 호는 오랑캐 호胡를 씁니다. 오랑캐의 박이라는 뜻이지요. (144쪽, 김달수)
- 새로운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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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함께 호오포노포노
요시모토 바나나.타이라 아이린 지음, 김난주 옮김 / 판미동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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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다시 읽은 호오포노포노 서적.
호오포노포노 서적을 다시 펼쳐든 순간부터 내가 또 얼마나 오랫동안 정화를 까먹고 현실에 휩쓸려가며 지내고 있는지 실감했다.

첫 시작을 ‘요시모토 바나나‘의 단편 <우니히피리, 내 안의 어린아이>로 따뜻하게 시작한다. 글을 읽으며 뭉클하게 힐링되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저자 두 사람의 대담을 다루는 본문은 생각보다 영 별로였다.
호오포노포노와 정화와 관련된 본인들의 이야기를 하는데, 크게 감명 깊지도 도움 되지도 않았다. 간혹 빛나는 문구가 있기는 했지만, 전체적으로 이 책을 선택한 독자들의 기대와 니즈를 충족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그래도 좋았던 글은 참 좋았는데, 쭉 한 번 적어보겠다.

정화를 ‘인생의 재고정리 이벤트‘라고 하는 표현이 좋았다.

문제를 느꼈을 때는 물론, 나날의 일상생활 속에서도 매순간 자신을 정화해서, 과거의 기억으로부터 해방되어 지금 이 순간 진정한 자신을 사는 것, 그것이 호오포노포노입니다. (24쪽)
- 호오포노포노를 한 문장으로 나타내기에 참 적절하다. 그 방법으로는 ‘내면의 목소리(자신의 진심)을 듣고 인정하기와 타인과 나의 다름을 인정하기‘등이 있겠다.

자신의 콤플렉스는 뭐가 되었든 고쳐야 한다는 게 아니라, ‘아, 내게 이런 콤플렉스가 있구나.‘ 하고 깨닫는 것이 중요하죠. 그러면 정화하면서 같이 살아갈 수 있으니까요. (84쪽, 타이라)

뜻에 맞지 않는 직장이나 가정에 있어도, ‘즐거움‘을 센서로 삼으면 흐름 속에서 어떻게든 되어 가요. 자신이 있는 장소가 언뜻 나쁘게 보여도 말이죠.
우선 자기가 평화롭고, ‘작지만 즐거운 일‘을 매 순간 선택하면, 반드시 세상사는 제자리를 찾고, 없어질 것은 없어지죠. (98쪽, 요시모토)

그때도 바나나 씨가 이렇게 말했어요.
˝‘열심히 하다가 실패를 하게 되면 하는 거다. 그런데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사실은 이랬어야 하는데…….‘하는 생각을 품고 회사에서 죽은 듯이 일하는 것보다, ‘나는 앞으로 이런 일을 하고 싶은데, 지금은 돈을 모으기 위해서 일하고 있다. 하지만 여기에서도 나는 나를 표현할 테니, 괜찮으면 여러분도 즐겁게 봐 주세요.‘ 하는 정도의 열린 마음을 갖고, 빈 시간은 철저하게 자기를 위해 사용하는 것도 자기를 표현하는 방법의 하나.˝라고요. (100쪽, 타이라)

호오포노포노 관련 서적을 1년에 한두 권씩 읽으며 나를 재정비하고 반성하기에 괜찮아 보인다. 앞으로 종종 읽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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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재경관리사 세무회계
삼일회계법인 지음 / 삼일인포마인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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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3월에 대학교 세법개론 강의에서 교재로 사라고 해서 샀던 책.
내가 이 책을 다 공부하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다. 즉 내가 재경관리사를 목표로 공부하게 되리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어쨌거나 재경관리사 자격증 취득을 위해 열공하고 있는 요즘, 드럽게 비싸다고만 생각하고 샀던 이 교재를 공부하면서 세법에 대해 좀 더 자세하게 알게 되었다.

삼일회계법인에서 출판한 재경관리사 세무회계 파트 개념서이다.
그런 만큼 기본에 충실하다. 재경관리사 과목을 제대로 꼼꼼하게 공부하고 싶은 분들께는 꽤 안성맞춤이라고 생각한다. (재무회계나 원가회계는 사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이 두 과목도 제대로 공부하고 싶은 분들께는 괜찮을 듯하다.)
하지만 개념을 익히고 다지기 위한 개념서인 만큼, 본 시험을 대비하여 기출문제 위주로 공부하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이걸로는 부족하다.

조세총론, 국세기본법, 법인세법, 소득세법, 부가가치세법으로 파트가 나누어져 있으며, 각각의 개념과 관련된 문제들을 풀어볼 수 있다. 교재의 끝에는 2개의 모의고사가 있어 마지막으로 실력을 점검해 볼 수 있다.

아쉬운 점이라면 은근히 책 속에 오류가 있다. ‘검수를 제대로 안 하나?‘ 하는 의문이 든다.
물론 인터넷 사이트에 정오표를 올려준다지만, 그 정오표도 모든 오류를 커버하지는 못하고 있다.

회계관리 1급을 취득한 입장에서, 집에 이 책이 없었더라면, 굳이 사서 공부하지 않았을 것 같다.
하지만 세무회계가 처음이거나 아직 많이 낯선 분들께는 괜찮은 선택지라고 생각한다. 부족한 부분은 유튜브에 있는 영상들을 보며 공부를 하면, 충분히 독학도 가능하다.

(여담) 이제 막 부가세 파트를 끝내고 모의고사 2회를 다 풀었는데, 벌써 법인세와 소득세 파트가 가물가물 가물치다. 난감하다... 법인세와 소득세는 3~4회독은 해야 할 것만 같은 기분...ㅠㅠ
재무와 원가는 다른 통합서로 공부하고 있는데, 재무에서 상당히 고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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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통 안의 소녀 소설의 첫 만남 15
김초엽 지음, 근하 그림 / 창비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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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 있습니다★★

핫한 김초엽 작가와의 가벼운 첫 만남이다.

<줄거리> 분진형 나노봇으로 기후를 어느 정도 통제할 수 있는 미래 사회.
안타깝게도 분진형 나노봇의 일부 성분에 알레르기가 있는 주인공 ‘문지유‘는 플라스틱 원형 안에서 살아야 한다. 그녀가 실수로 에어로이드 분사기를 부수면서 이야기가 시작되는데, 그 순간부터 에어로이드를 관리하는 목소리 ‘노아‘가 그녀에게 말을 건다.
노아는 본인의 정체를 밝히지 않는데, 그 이유가 무엇일까?

지유와 노아, 둘 다 자유를 갈망한다.
원통 안에서 벗어나고 싶은 지유와 본인의 소재지에서 벗어나고 싶은 노아.
상황이 좀 다르긴 하지만, 일반인들이 누리는 당연한 자유를 누리지 못한다는 점에서는 동일하다.
(노아의 경우에는 매트릭스의 배양기 속의 인간과 비슷한 경우 같아 보여, 정도가 좀 심하긴 하다.)

에어로이드가 없는 사회에서 태어나서 살아갔다면, 평범하게 살아갈 수 있었을 지유가 안타깝다.
그 어떤 사회이든 시대나 환경을 잘못 타고난 사람은 언제나 있겠다는 생각이 문득 든다. 그런 의미에서 나의 현실에 감사해야 마땅해 보인다.

잔잔하고 신기하면서 소박한 내용이다.
무난하게 읽었다. ‘동화에서 소설로 가는 징검다리‘라는 책날개의 문구답게, 80쪽의 짧은 글이 읽기 쉽다.
특별하달 건 소설 속의 배경 정도이다. (기후와 미세먼지를 통제할 수 있는 사회라면... 좋을 것 같다.)

(((아래 사진 스포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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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병
제리 퍼넬 지음, 강수백 옮김 / 행복한책읽기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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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 있습니다★★

책 뒤표지의 소개 글에 이어 줄거리를 조금 더 소개해 보자면...
대위 ‘릭 갤러웨이‘는 행성 트란에 도착한 이후, 외인부대 출신 중위 ‘앙드레 파슨즈‘에 의해 경험 부족을 이유로 추방당한다. 이후 릭 갤러웨이과 그를 따라온 병장 ‘메이슨‘과 우주선 조종사의 연인(?) ‘그웬 트리메인‘은 반란으로 인해 도망가던 중인 ‘틸라라 드 타마에르손‘ 무리를 만나 이들과 함께 하게 된다.
이후 릭 일행은 타마에르손 지역의 식량 부족과 기후 변화에 대처하기 위해 병사를 양성하여 로마 제국과 맞붙기도 하고, 찬탈자 사라코스 무리와 대적하기도 한다.
한편 그웬은 릭에게 존재를 숨기고 조용히 살아야 한다고 말하지만, 그 이유를 가르쳐 주지는 않는다.

2장에서 갑자기 트란 행성의 봉건 사회, 틸라라의 상황을 이야기할 때는 읭? 했지만, 전체적으로 재미있게 읽었다.
가장 재밌었던 장면은 릭 일행이 틸라라 일행을 뒤쫓아온 기마병 12기를 사격할 때와 로마 제국의 중기병들과의 전투에서 훈련된 구릉족의 궁수들과 파이크 병들을 지휘할 때이다.

릭의 태도와 성장을 보는 재미도 있다. 용병들 중 계급은 가장 높지만 실전 경험 부족으로 결국 추방당한 릭이 타마에르손 지역과 로마 제국과의 전투에서 성장한 모습을 보여준다. 또 파슨즈가 왕처럼 군림하려고 한 것과는 대조적으로, 봉건 사회의 종교적이고 미신적인 현지인들을 존중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좋았다. 그런 모습에 현지인들도 그의 뜻을 존중하고 따르는 모습에 괜히 흐뭇해지기도 했다.

˝하지만 릭, 당신이 성공한 건 결코 요행이 아니었어. 물론 당신은 살아남기 위해 그랬다고 주장하지만 당신은 본질적으로 윤리적인 사람이야. 절대로 운이 좋아서 여기까지 온 게 아냐. 결국은 윤리적인 행위가 살아남기 위한 최고의 방법인지도 몰라.˝ (377p. 그웬이 릭에게)

충분한 정보도 없으면서 윤리적으로 행동하는 것이 정말로 가장 우수한 생존 전술이라고 할 수 있을까? 지금까지는 사실이었다고 해도, 이것을 일반 명제로 간주해야 할지는 의문이었다. 그가 단 하나 확신을 가지고 말할 수 있는 것은, 윤리적으로 행동해서 살아남았다면 그 뒤에도 편한 마음으로 살아갈 수 있으리라는 사실이다. (377p.)

결말은 좀 아쉽다.
미래를 대비하는 느낌의 나쁘지 않은 오픈 엔딩인데, 그 이후 이어질 이야기가 궁금해진달까.. 속편 Clan and Crown>과 <Storms of Victory>가 궁금하지만, 번역 출간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결말에 대한 약간의 힌트를 남기자면, 샬누크시들은 수리노마즈 재배의 주기에 따라 600년마다 지구의 인간을 트란으로 보낸다. 근데... 트란에 다른 시대의 기록은 있지만, 1400년대의 흔적만 없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현실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게 된다. 소설 속에서 지구의 인간은 <연맹>에서 존재의 유무를 결정하지 못한 종족으로 극소수의 인간은 사육되어 다른 우주 종족의 종복으로 쓰인다. 인류 전체를 하나로 볼 때는 그렇게 생각할 만하다는 생각이 든다. 인간들끼리도 서로를 못 죽여서 안달인데, 새로운 생명체에게는 어떤 태도를 보일까.
어쩌면 요한계시록을 비롯한 여러 예언서나 전설들의 증명할 수 없는 존재가 외계 생명체는 아닐까 싶기도 하다. 트란 행성에서의 전설처럼 말이다.

기대와는 좀 다른 느낌의 소설이다. 밀리터리 SF라고 소개하던데.. 군인이 주인공인 것을 감안하면 밀리터리의 요소는 많지 않다.
현대의 지식이 과거 사회에서 유용하게 쓰이는 것 외에는 현대와의 연결고리도 많지 않다.
타임 슬립과 비슷하게 생각하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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