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의 이력서
장 루이 푸르니에 지음, 양영란 옮김, 오영욱 그림 / 예담 / 2007년 1월
평점 :
절판


지구의 어느 대기업에 ‘하나님‘이 면접을 보러 간다.
왜? 이제 뭘 해야 할지 몰라서 일자리를 구하러 간단다. (굉장히 인간적인 하나님이다.)
하나님은 인사부장과 자신의 과거 경력, 즉 창조한 것들에 대해 대화를 한다.
땅, 바다, 불부터 인간, 새, 물고기, 그리고 인종, 아들(예수)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짧고 글도 많지 않아서, 쉽고 간편하게 읽었다.
푸르니에의 다른 작품들과 마찬가지로 블랙 유머가 곳곳에 깃들어있다. 인간 삶의 여러 부분, 특히 종교에 대해 돌려 까기도 한다. 이 책 속에서 예수는 망나니 아들일 뿐이다. ㅋㅋㅋ
(그의 다른 작품 <하느님이 뿔났다>와 비슷하다.)
문화 차이인지 나의 배경지식 부족 탓인지, 이해하지 못하고 넘어간 유머도 조금 있었다.
유머의 재미도는... 그냥 그랬다. 그래도 기독교 관련 디스와 하나님의 면접 탈락은 좀 웃겼다.

깊이가 있는 책은 아니라서, 틈나는 시간에 심심풀이로 가볍게 읽기에 괜찮다. (나도 쉬엄쉬엄 읽었는데도 1시간이 채 걸리지 않았으니까.)
다만 하나님이라는 소재로 말장난을 하는 내용이니까, 교조적 크리스천들은 신성모독으로 느낄 수 있으니 참고하시길!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파치
로렌조 카르카테라 지음, 최필원 옮김 / 펄스 / 2015년 7월
평점 :
절판


★★스포 있습니다★★

부머 (지오바니 프론티에리) : 아버지의 죽음으로 경찰이 되기로 결심. 현재 백수. 아파치의 리더.
데드아이 (데이비스 원스롭) : 흑인. 사격의 명수. 현재 아파트 문지기. 아내와 3살 아들 있음.
콜롬보 부인 (메리 실베스트리) : 과학수사. 현재 보험 설계사. 남편과 14살 아들 있음.
제로니모 (델가도 로페즈) : 폭탄 처리반으로 근무. 체로키 인디언의 어머니. 현재 엉거 전자 직원.
핀스 (지미 라이언) : 고아로 위탁가정을 전전함. 도청과 전자기기에 능함. 현재 볼링장 운영 중.
짐 목사 (바비 스카포니) : 위장 잠입 팀으로 근무. 어린 시절 마약과 알코올 중독으로 어머니를 잃고 개과천선함.

이렇게 6명으로 꾸려진 전직 경찰들이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이야기이다. 6명의 인물 모두 경찰로서 실력을 발휘했지만, 큰 부상으로 꿈을 접고 살아가다가, 부머의 제안으로 경찰이 다루기 힘든 일을 해결하기 위해 동행하게 된다.
주로 인물과 인물 간의, 짧은 호흡의 교차서술로 이야기를 진행한다.

<프롤로그> 1982년 2월 18일, 오빠 앤소니 산토리(15)와 뉴욕에 놀러 온 제니퍼(12)가 사라진다.
<1부> 6명의 경찰의 전반적인 인생, 경찰로서의 활약, 그리고 예기치 못한 사고로 부상을 입고 은퇴하는 이야기.
<2부> 제니퍼의 아버지이자 부머의 친구인 카를로의 부탁으로, 부머와 데드아이가 제니퍼 구출에 성공한다. 이후, 루시아와 크루들을 소탕할 목적으로 다른 멤버들을 모아 ˝아파치˝를 결성한다.
<3부> 아파치와 루시아의 대결. (퀸즈 작업장 습격, 코카인을 실은 차 폭파, 루시아 일당의 공격, 레킹볼로 건물 부수기, 애리조나의 본거지 공격 등)
<에필로그> 살아남은 인물들의 이야기와 마무리.
(1부에서 세팅을 하고, 2부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오락 소설이다. 범죄소설이자 스릴러소설이기도 하다.
나쁘지 않았지만, 추천사를 보고 한 기대에 비해 아쉽다. 다소 허겁지겁 이야기를 구성했다고 느낀다.
온갖 고통을 당한 제니퍼를 구출하고 응징하고 난 이후, 아기를 이용하여 마약 운반을 하는 루시아 크루와의 대결이 다소 싱겁달까. 엄청난 규모의 루시아 크루가 쉽게 무너진다는 느낌이 적잖이 든다.
범죄에 대한 끔찍한 표현들과 핀스와 제로니모의 죽음(볼링장)에 이어 콜롬보 부인의 죽음이 긴장감과 약간의 충격을 주긴 하지만, 잠깐일 뿐이었다.
책을 다 읽고 나서도 통쾌하지는 않았다. 마무리가 깔끔하다는 인상을 받은 정도이다.

필력은 꽤 괜찮았다. 읽는 중에 지루하지 않게 중간중간 양념을 잘 쳐준다.
책 중간중간에 나오는 아메리칸 조크는 읽는 재미를 더해준다.
˝이봐, 부머˝
˝왜?˝
˝기분 상해하지 말고 들어. 자네 등에 칼이 박혀있어.˝
˝모자 걸어둘 데가 필요했어.˝
˝머리 좋은데.˝

문제는 그게 아니다. 오타가 꽤 많다.
책을 읽는데 큰 영향이 있는 건 아니지만, ‘을/를‘ 구분이나 한 글자씩 빼먹는 단어를 10번은 본 것 같다.
감수에 신경 쓰지 않은 것 같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에필로그에 ‘1982년 2월 18일‘이라는 어이없는 실수에는 할 말을 잃었다. 아니, 제니퍼가 실종된 날이 1982년 2월 18일인데, 루시아 크루를 소탕한 게 같은 날이라고..? 이 무슨..;;

12살 제니퍼를 폭행&강간하고 검지 하나를 절단한 ‘말콤 주니퍼‘의 유죄판결을 위해 제니퍼의 증언이 필요하지만, 아이에게 다시 큰 상처를 주지 않기 위해서 증인 출석을 포기하겠다는 결정을 보고는 가슴이 답답했다.
책 속에서는 무죄로 풀려난 말콤을 눈치오가 의뢰를 통해 죽여버리지만, 현실에서는 그렇게 응징하기 힘들다는 점도 그랬다.
한국인의 가슴에 불을 지핀 그 사건이 생각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고래 365
이시은 지음 / 북인 / 2020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스포 있습니다★★

아름다운 표지에 꿈벅 속아버렸다. 책 표지의 느낌과는 다른 8개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다.
단편들 모두 분위기가 낮다. 서술이 담담하면서 관조적인 편이다. 이러한 특징으로 차분함을 가지고 각각의 단편들에 몰입할 수 있었다.
게다가 8개의 작품 중 4개의 직접적인 배경이 교도소이며, 나머지 네 단편들의 화자도 좋지 않은 상황에 처해있다.

단편들 대부분 꽤 잘 썼다. 등장하는 소재를 통한 비유가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단편을 하나씩 음미하면서 읽었는데, 내가 캐치하지 못한 부분들을 ‘해설‘에서 기가 막히게 집어준다.
‘김나정‘ 소설가의 해설이 이 단편집의 가치를 높여준다.

단편들 중에서 <달팽이 행로>가 가장 마음에 들었다.
표제작보다도 좋다. 이 작품은 읽으면서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나와 황석기 사이의 감정선과 달팽이에 대한 비유에 대한 분위기가 책을 읽던 나를 압도하는듯했다.
책 표지에 ‘검은 매니큐어를 칠한 손톱을 더듬이로 하고 있는 달팽이‘가 있는지 납득할 수 있었다. (어쩌면 표지 일러스트레이터도 이 작품이 제일 좋았던 게 아닐까 ㅋㅋㅋ)

- 줄거리 : ‘나‘는 경계선 성격장애를 가진 ‘황석기‘와 군대 인연으로 만나 서로를 탐하던 사이였다. 전역 후 불행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가, 황석기와 다시 만나게 되고 둘은 코카인으로 시간을 허비한다. 갑작스러운 형의 사고사를 계기로 나는 황석기와의 인연을 매몰차게 끊고 교정 공무원이 된다. 황석기는 나와 헤어진 후, 까만 매니큐어를 칠한 남자 여섯을 살해하고 사형수가 된다. 황석기를 잊고 지내던 ‘나‘는 사형집행이 재시행되면서, 황석기와 다시 만나게 된다. 어쩌다 보니 황석기 사형집행에 직접 관여하게 되기까지 하는데...

나머지 각각의 단편에 대해 짤막짤막하게 이야기하며 리뷰를 마치겠다.

<도어> 여자 교도소에서 사동 청소부인 ‘산들‘의 이야기. 5를 둘러업고 복도에 서있는 마지막 장면이 기억에 남음. 작품 자체는 약간 애매하다고 느낌.
<담배꽃> 4살 아들을 잃고 고향으로 귀농한 ‘나‘와 아내. 자연물에 빗대어 아내의 이상 증세를 함께 극복하는 느낌이다.
<고래 365> 現 교도소 조리장인 ‘나‘. 아내가 나를 징역 살도록 만듦(쓰레기만두 사건).
어릴 적 꿈이지만 지금은 금지된 고래잡이, 무정자증, 그리고 무허가 타투로 징역살이하는 365가 해주는 문신.
안타까운 주인공. 고래에서 시작하고 고래로 끝나는 이야기.
<손> 장의사인 ‘나‘는 아내의 몸을 손으로 만지면서 염습과 입관에 능해지지만, 아내와는 멀어진다. 결국 아내는 집을 나가고 나의 경력은 곤두박질치는데.. 손의 감각을 살리기 위해 애쓰는데, 아내가 시신이 되어 돌아온다.
<층> 여자 교도소에서 일하는 진 주임과 새로 부임한 팀장, 그리고 ‘조진자‘라는 죄수의 귀휴 문제.
<노마드 애인> 교정 공무원으로 일하는 장 주사는 재와 찝찝한 관계를 이어나가고 있다.
노마드(유목민)과 정착민에 대한 비유가 마음에 드는 작품.
<사이프러스의 긴 팔> 제일 이해 안 되는 주인공. 왜 모르는 여자를 집에 데리고 오고.. 그 여자한테 고소당하고.. 반박도 안 하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1984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77
조지 오웰 지음, 정회성 옮김 / 민음사 / 2003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스포 있습니다★★

˝Big Brother is watching You!˝
너무나도 유명한 소설을 드디어 읽었다.

전체주의 비판을 위해, 극단적인 전체주의 사회를 설정하고 그 속에서 이야기를 풀어간다. 빅브라더, 텔레스크린, 이 분 증오, 증오 주간, 사상경찰, 이중사고, 신어 등의 설정을 통해, 과거가 말살되고 언어는 단순해지고 일상은 감시당하고 권력은 소수에게 독점되는 상황을 보여준다. 그 속에서 주인공 ‘윈스턴 스미스‘를 따라가며 이야기가 진행된다.
책을 읽다 보면 전체주의 사회를 경계하자는 조지 오웰의 정치성과 시의성을 쉽게 알 수 있다.

과거의 기록을 당에게 유리하도록 모두 조작하여, 과거로부터 아무것도 얻지 못하게 하는 설정은 기발하면서 무섭다.
‘과거를 지배하는 자는 미래를 지배하고, 현재를 지배하는 자는 과거를 지배한다.‘라는 문구는 ‘이중사고‘와 더불어 오세아니아 전체주의를 존속케하는 핵심이라고 할 만하다.

책을 덮고 나서, 이러한 모습의 전체주의가 실제로 가능하기는 힘들지 않을까 생각했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하다 보니 가능할 것도 같다. 전란이 마무리될 즈음에 첫 단추만 확실하게 잘 꿰면 두 세대가 지나기 전에, 당party의 영원성을 위한 쳇바퀴가 돌아가기 시작하지 않을까..?
‘사라지고 조작된 과거, 반복되는 정신 교육, 일상생활과 서로에 대한 감시, 먹고살 만한 환경, 외부 세상과의 단절‘이 반영구적인 독재를 위한 필수조건으로 보인다.
이 관점에서 북한은 극심한 빈곤과 외부 세상과의 단절 실패로, 독재가 실패하지 않았나 하고 조심스럽게 적어본다...

소설의 플롯은 단순하다.
배경 설명 - (소심한) 일탈과 저항 - 함정과 고문 - 굴복.
외부 당원 윈스턴의 소심한 일탈과 줄리아와 만나고 몰래 사랑하는 순간을 제외하면, 시종일관 암울한 분위기이다.
윈스턴의 희망과 의지는 매우 위태로우며, 결국에는 무너지면서 이야기는 비극으로 종결된다. 어떤 고통도 이겨내겠다던 윈스턴은 계속되는 고문에 의한 고통으로 정신을 개조당하고 마는데, 쥐에 대한 공포로 사랑하는 줄리아마저 끝내 팔아버리는 윈스턴의 모습은 극소량의 희망이라도 바라던 독자의 입장에서는 참 씁쓸했다.

윈스턴이 골동품점에서 몰래 구입한 ‘산호초가 들어있는 반구 모양의 유리 문진‘에 대한 묘사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문진은 윈스턴의 이상향을 나타내다가, 깨지면서부터는 행복의 끝과 고통의 시작을 알리는 소재라고 평가할 수 있겠다.
섹스에 대한 윈스턴의 견해, 시대적 상황을 설명해 주는 ‘임마누엘 골드스타인‘의 책(오세아니아-유라시아-이스트 아시아로 나누어진 세계의 정세와 시스템), 여러 인물들에 대한 반전도 기억에 남는다.
˝너희들은 죽은 사람이다.˝
(고물상 채링턴과 내부 당원 오브라이언에 대한 반전이 느닷없다고 느껴지기는 했다.)

암울한 분위기가 내 스타일은 아니었지만, 나름 흥미롭게 읽었다. 무엇보다 설정이 꽤 짜임새 있으며, 이를 설명하는 부분은 설득력 있었다.

여담으로 오세아니아의 런던이라길래, ‘호주에 런던이라는 이름의 도시가 있나? 혹시 알렉산드리아 같은 개념의 ‘런던‘인가?‘ 하고 생각했었다. 하하..
역시 인간 이상의 무형의 존재인 ‘당party‘을 위한 구조를 이야기하는 오브라이언의 말에서 트랜서핑의 ‘펜듈럼‘이 떠오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미나모토노 요리토모 - 무사정권의 창시자 살림지식총서 579
남기학 지음 / 살림 / 2019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일본 중세 역사에 관심이 있어서 이 책을 구매했다.

‘미나모토노 요리토모‘의 생애, 시대 배경, 사상, 그리고 가마쿠라 막부와 고려 무신정권의 비교로 구성되어 있다.
130쪽의 짧고 작은 책이지만 학술적인 내용이라서, 일본 역사에 대한 기초 지식이 없으면 신경을 쓰며 읽어야 한다. 하지만 내용이 여러 번 반복되기 때문에 읽다 보면 내용에 익숙해진다.

<생애>
겐지의 핏줄로 어린 시절을 교토에서 호화롭게 보내다가, 아버지 요시모토의 쿠데타 실패(헤이지의 난)으로 20여 년의 청춘기를 유배지에서 보낸다. 하지만 이후 다시 재기에 성공하여 정적을 몰아내고 일본 최초의 무사정권인 ‘가마쿠라 막부‘를 세운다.
요리토모의 V자 형태의 삶이 스펙터클해 보이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딱히 그런 느낌을 받지는 않았다.

<시대 배경>
무사의 탄생과 세력 형성부터 가마쿠라 막부 성립까지의 역사를 간결하게 설명한다.
(앞의 내용이 반복됨.)

<요리토모의 사상>
무위, 무민, 천황관, 신국 사상, 요리토모의 정치적 성향을 중심으로 서술한다.
(중복되는 내용 있음.)

<가마쿠라 막부와 고려 무신정권>
가장 흥미롭게 읽은 장.
공교롭게도 비슷한 시기에 일본과 고려 두 나라에서 무인이 권력을 잡게 된다. 이에 대해 간단하게 비교를 한다.

일본에서 이러한 형태의 권력층이 나타나는 점이 참 독특하다고 생각한다.
섬이라는 지형적 특성으로 외세의 침입이 힘들어 제한된 지역에서 ‘그들만의 리그‘가 형성됨과 동시에, 신국과 천황이라는 시스템을 무사정권조차 인정하고 존중한다.
가마쿠라 막부를 세운 요시모토조차 무사들의 힘과 귀족들의 힘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면서 권력을 강화했다는 점은 새로웠다.

미나모토노 요리토모의 삶과 당시 일본의 상황을 대강이나마 알게 되었음에 의의를 둔다.
12세기 일본 역사에 대해서는 무지한 나라서... 이것으로 만족해야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