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4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77
조지 오웰 지음, 정회성 옮김 / 민음사 / 200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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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 있습니다★★

˝Big Brother is watching You!˝
너무나도 유명한 소설을 드디어 읽었다.

전체주의 비판을 위해, 극단적인 전체주의 사회를 설정하고 그 속에서 이야기를 풀어간다. 빅브라더, 텔레스크린, 이 분 증오, 증오 주간, 사상경찰, 이중사고, 신어 등의 설정을 통해, 과거가 말살되고 언어는 단순해지고 일상은 감시당하고 권력은 소수에게 독점되는 상황을 보여준다. 그 속에서 주인공 ‘윈스턴 스미스‘를 따라가며 이야기가 진행된다.
책을 읽다 보면 전체주의 사회를 경계하자는 조지 오웰의 정치성과 시의성을 쉽게 알 수 있다.

과거의 기록을 당에게 유리하도록 모두 조작하여, 과거로부터 아무것도 얻지 못하게 하는 설정은 기발하면서 무섭다.
‘과거를 지배하는 자는 미래를 지배하고, 현재를 지배하는 자는 과거를 지배한다.‘라는 문구는 ‘이중사고‘와 더불어 오세아니아 전체주의를 존속케하는 핵심이라고 할 만하다.

책을 덮고 나서, 이러한 모습의 전체주의가 실제로 가능하기는 힘들지 않을까 생각했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하다 보니 가능할 것도 같다. 전란이 마무리될 즈음에 첫 단추만 확실하게 잘 꿰면 두 세대가 지나기 전에, 당party의 영원성을 위한 쳇바퀴가 돌아가기 시작하지 않을까..?
‘사라지고 조작된 과거, 반복되는 정신 교육, 일상생활과 서로에 대한 감시, 먹고살 만한 환경, 외부 세상과의 단절‘이 반영구적인 독재를 위한 필수조건으로 보인다.
이 관점에서 북한은 극심한 빈곤과 외부 세상과의 단절 실패로, 독재가 실패하지 않았나 하고 조심스럽게 적어본다...

소설의 플롯은 단순하다.
배경 설명 - (소심한) 일탈과 저항 - 함정과 고문 - 굴복.
외부 당원 윈스턴의 소심한 일탈과 줄리아와 만나고 몰래 사랑하는 순간을 제외하면, 시종일관 암울한 분위기이다.
윈스턴의 희망과 의지는 매우 위태로우며, 결국에는 무너지면서 이야기는 비극으로 종결된다. 어떤 고통도 이겨내겠다던 윈스턴은 계속되는 고문에 의한 고통으로 정신을 개조당하고 마는데, 쥐에 대한 공포로 사랑하는 줄리아마저 끝내 팔아버리는 윈스턴의 모습은 극소량의 희망이라도 바라던 독자의 입장에서는 참 씁쓸했다.

윈스턴이 골동품점에서 몰래 구입한 ‘산호초가 들어있는 반구 모양의 유리 문진‘에 대한 묘사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문진은 윈스턴의 이상향을 나타내다가, 깨지면서부터는 행복의 끝과 고통의 시작을 알리는 소재라고 평가할 수 있겠다.
섹스에 대한 윈스턴의 견해, 시대적 상황을 설명해 주는 ‘임마누엘 골드스타인‘의 책(오세아니아-유라시아-이스트 아시아로 나누어진 세계의 정세와 시스템), 여러 인물들에 대한 반전도 기억에 남는다.
˝너희들은 죽은 사람이다.˝
(고물상 채링턴과 내부 당원 오브라이언에 대한 반전이 느닷없다고 느껴지기는 했다.)

암울한 분위기가 내 스타일은 아니었지만, 나름 흥미롭게 읽었다. 무엇보다 설정이 꽤 짜임새 있으며, 이를 설명하는 부분은 설득력 있었다.

여담으로 오세아니아의 런던이라길래, ‘호주에 런던이라는 이름의 도시가 있나? 혹시 알렉산드리아 같은 개념의 ‘런던‘인가?‘ 하고 생각했었다. 하하..
역시 인간 이상의 무형의 존재인 ‘당party‘을 위한 구조를 이야기하는 오브라이언의 말에서 트랜서핑의 ‘펜듈럼‘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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