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해영 작가의 신작 드라마 '모두 자신의 무가치와 싸우고 있다'를 보고 있다. 주인공 황동만(구교환)은 종종 '등신'이라고 불리는데 '작가는 어떻게 읽는가'(조지 손더스)에서 다루는 두번째 작품 '가수들'(투르게네프)에서 어떤 인물의 별명은 '얼간이'다.


Idiot Stick 22, 2006 - David Batchelor - WikiArt.org


* 이 포스트의 제목을 '등신과 얼간이'라고 적고 나니 '병신과 머저리'(이청준)가 떠오른다.





얼간이부터 시작해 보자. 그의 본명은 유그라프 이바노프지만 동네 사람 누구나 그를 오직 얼간이라고만 불렀고 그 자신도 그렇게 불렀다. 그만큼 그에게 어울리는 별명이었다. 늘 걱정에 사로잡혀 있고 볼품없는 이목구비와 완벽하게 어울리는 느낌이었다. 그는 미혼의 방종한 자가自家 농노로 그의 주인들은 오래전에 그를 구제 불능이라고 포기했으며 그 결과 그는 어떤 종류의 일자리도 없고 아무런 임금도 받지 못했는데 그럼에도 다른 사람 돈으로 어떻게든 즐겁게 지낼 방법을 찾아냈다. 그는 술과 차를 사줄 지인이 아주 많았지만 그러는 사람들도 자신이 왜 그러는지 알지 못했다. 그와 함께 있을 때 재미있기는커녕 다들 그의 무의미한 수다, 견딜 수 없는 치근댐, 안달복달하는 행동, 쉼 없고 부자연스러운 너털웃음을 지긋지긋하게 여겼기 때문이다. 그는 노래도 못하고 춤도 추지 못했으며, 분별력 있는 말은커녕 알아들을 수 있는 말조차 한 번도 한 적이 없다고 알려져 있었다.

그냥 웅얼웅얼 말도 안 되는 소리를 잔뜩 늘어놓을 뿐이었다. 진짜 얼간이였다! 그럼에도 그 근방에 그가 물렛가락 같은 다리로 걸어와 손님들 사이에 등장하지 않는 큰 술자리는 단 하나도 없었다. 사람들은 그에게 너무 익숙해져서 그의 존재를 필요악으로 견디었다. 물론 사람들은 그를 경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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