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 셸리가 쓴 '프랑켄슈타인'의 부제는 '모던 프로메테우스'이다.


[셸리는 프랑켄슈타인과 그의 실패한 창조인 “괴물”의 탄생과정을 여성의 임신 출산의 과정에 빗대어 묘사함으로써 프로메테우스로 상징되는 인간의 한계를 넘어서 신적인 힘과 자유 추구하는 낭만주의 상상력의 한계를 제시하고 비판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전설 속의 프로메테우스는 인간을 창조했고 악명 높은 모던 프로메테우스로서의 프랑켄슈타인은 괴물을 창조해 냈다. 그리고 그들 둘 다 그 창조의 결과로 고통과 징벌을 받게 된다. 전설의 프로메테우스는 신들을 능멸한 벌을, 모던 프로메테우스는 자연을 능멸한 벌을.

 

모던 프로메테우스라는 부제에 걸맞게 셸리는 북극해와 알프스 고산봉우리의 빙하 등 인간세상과 멀리 떨어진 거칠고 신비스런 자연을 배경으로 이 신화적 이야기를 전개시킨다.

 

낭만주의 상상력 이론을 정립했던 퍼시 셸리가 찬양한 프로메테우스적인 창조력에 대한 여성적 도전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프랑켄슈타인이 여성을 배제한 생명의 창조, 인간의 창조를 시도한 반면, 셸리는 여성적 상상력을 동원하여 이전까지 남성의 전유물이었던 글쓰기와 창작, 나아가 과학적 지식까지 동원하여 ꠓ프랑켄슈타인ꠗ이라는 전무후무한 작품을 탄생시키는데 성공했다.

 

프랑켄슈타인이 괴물을 탄생시켰듯이 작가 셸리 또한 현실에서 잇단 임신과 출산, 유아 사망을 겪고, 무서운 이야기를 상상하려 애쓰던 와중에 백일몽의 비전으로 찾아온 환상의 장면을 바탕으로 이 이야기를 만들어 냈고, 18세의 젊은 여성 셸리에게 이 작업은 프랑켄슈타인의 실험만큼이나 그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도전이었을 것이다.

 

셸리와 프랑켄슈타인은 둘 다 자신의 한계를 넘어선 과업에 도전한다는 점에서 프로메테우스적이다. 따라서 이 작품의 부제인 “모던 프로메테우스”는 작품 내의 프랑켄슈타인뿐만 아니라 작품을 쓴 셸리에게도 적용될 수 있는 이름일 것이다.출처: 손현주, 다시 읽는 프랑켄슈타인: "모던 프로메테우스"와 여성의 생명 창조력(2014) https://www.kci.go.kr/kciportal/ci/sereArticleSearch/ciSereArtiView.kci?sereArticleSearchBean.artiId=ART001850843 


위 논문을 쓴 영문학자 손현주는 '마니에르 드 부아르 특별호 Maniere de voir 2022 - 페미니즘, 미완의 투쟁'에 '서문 - 여성은 무엇을 원하는가'를 발표했다.

Frankenstein, 1992 - Oleksandr Hnylyzkyj - WikiArt.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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