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계절'에 실린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의 '피아노'로부터 옮긴다. 주택가를 걷다가 공터에 버려진 피아노를 보고는 아무도 없는데 피아노 소리가 나 놀란 장면으로부터 이어지는 대목이다. "지난해 대지진"은 1923년 관동대지진으로서 1924년에 쓴 글이다.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 Daum 백과 https://100.daum.net/encyclopedia/view/b14a2478a 관동대지진 당시 자경단으로 활동했고 조선인 학살을 목격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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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Unsplash의Ivan Kuznetsov
cf. 2024년 5월말에 출간된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청춘' 목차에도 '피아노'가 보이는데 동일작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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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피아노 소리에 초자연적 해석을 보태기엔 난 지나치게 현실주의자였다. 정녕 사람 그림자가 없었다고 한들 허물어진 벽 근처에 고양이라도 숨어 있었을지 모른다.
길로 되돌아가 폐허를 쭉 둘러봤다. 그제야 슬레이트 지붕에 눌린 채 비스듬히 피아노를 덮고 있는 밤나무를 알아챘다. 그건 어찌 되든 좋았다. 나는 그저 명아주수풀 속 피아노만 유심히 바라봤다. 지난해 대지진 이후 아무도 모르는 소리를 간직해온 피아노를. - 피아노 _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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