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겨울엔 뱅쇼를 집에서 만들지 않았다. 밖에서 딱 한 번 사 마셨구나. 오늘로 3월이 되었고 뱅쇼는 이제 다음 겨울을 기약하자.
박연준 시인이 쓴 단편소설 '한두 벌의 다른 옷'('겨울간식집' 수록)에서 그녀들은 처음 만나 뱅쇼를 마셨었다.

By Loyna - Own work, CC BY-SA 2.5
—영혜 언니와 왜 멀어졌어?
성희가 물었을 때 대답하지 못했다.
영혜와 나 사이에 큰불이 일고, 타버리고, 재만 남았을 때. 재 위에서 다시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을까 생각했다. 내 선택은 달아나는 거였다.
그러나 어느 겨울, 카페 앞을 지나다 누군가 유리창에 이렇게 써 붙인 글을 마주하면 울고 싶어지는 건 사실이다.
‘따뜻한 뱅쇼 팔아요. 직접 끓였습니다.’(박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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