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이 달이 일주일도 안 남았다. 김채원의 사계절 연작소설 중 '봄의 환'으로부터(열림원 '가을의 환' 수록).
Waves 1918 By Edvard Munch - Public Domain, 위키미디어 커먼즈
그는 꼭 달력을 그려서 붙인다. 자신이 만든, 자를 대고 줄긋지 않은 비뚜름한 칸칸에 자신의 필체로 써넣은 글씨가 그의 눈에는 가장 편안하게 잘 들어온다.
하루의 절약, 나아가서 인생의 절약.
그가 만든 달력은 그에게 이렇게 말해주고 있다. 그는 달력을 보자 아픔으로 늦추었던 맥을 긴장시키며 콜라를 찾아 마시려던 손으로 외출복을 찾아 입는다.
현관 문을 딸 때 육체가 문 밖으로 나가기 싫어 잠시 거역하는 듯하므로 그는 마음만 바빠 몇 번씩 헛손질을 한 후에 손잡이를 돌린다. 그러자 몸은 곧 순종하듯 아파트 복도를 걷기 시작한다. - 봄의 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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