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스트 Axt 2021.11.12'에 발표한 장혜령 시인의 에세이 '그녀들의 목소리가 보이도록 — 차학경'을 읽었다. 







『딕테』는 교사의 말을 받아쓰기하는 여학생의 노트에서 시작된다. 그녀는 한국이라는 먼 곳에서 미국으로 온 전학생. 낯선 땅에서 영어를 익히면서 제2외국어인 불어를 배우기 시작한다.

『딕테』에는 페이지마다 문법을 어긴 영어 문장들, 말로는 옮겨질 수 없는 사진과 그림들이 가득하다. 거기서 나는 말의 고통을 본다.

『딕테』에서는 구멍의 이미지가 연쇄되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형식적으로 『딕테』는 제우스의 아홉 딸들 이름을 아홉 가지 테마(역사, 서사시, 천문학, 비극, 연애시, 서정시, 희극, 합창무용, 성시)와 연결해 아홉 개 장으로 구성한 책이다. 내용적으로는 서사 전체를 관통하는 일관된 등장인물이 없고, 각 장마다 다른 시대를 살아간 여성 인물들이 등장한다.

차학경은 이민자 여성인 자기 자신의 이미지를 일제 강점기에 교사로 일했던 조선인 여성(어머니)의 이미지에 겹쳐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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