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발췌글은 '주디스 버틀러, 지상에서 함께 산다는 것'(주디스 버틀러 지음, 양효실 옮김) 중 '옮긴이의 말'이 출처이다.

Khalil Raad, A Palestinian family group from the Bethlehem area, ca. 1930 By Khalil Raad - Public Domain, 위키미디어 커먼즈


우리 나라에 번역된 다르위시 시선집 '팔레스타인에서 온 연인'은 현재 품절이나 중고로 구할 수 있다. 이 시선집의 편역자 송경수 교수가 번역한 "팔레스타인 문학의 버지니아 울프" (출처:책 소개) 여성 작가 사하르 칼리파의 소설 '유산'도 올려둔다. 송 교수의 저서 '팔레스타인 문학의 이해' 목차를 보면 '제1부 팔레스타인 산문'에 '팔레스타인 여성 작가 싸하르 칼리파 연구-탈식민주의 페미니즘 인식을 중심으로-'가, '제2부 팔레스타인 시'에 '팔레스타인의 민족시인 마흐무드 다르위시 연구'가 있다. 





각 장은 유대인 저자들과 팔레스타인인 저자들에 대한 개별적 분석이기도 하기에, 꼭 앞에서 뒤로 읽어나가는 순서를 밟지 않아도 된다. 다르위시의 시 분석에 할애된 마지막 장에서는, 비유대적인 것과의 관계에 의해서만 정의 가능한 유대적인 것the Jewish, 혹은 디아스포라적인 것으로서의 유대성을 창안하려는 버틀러 자신의 임무와 연관해서 유대성을 팔레스타인 난민들에게서 발견하려는, 역설적이고 기이한 시도를 구체화한다.

이 마지막 장을 먼저 읽어도 좋고 나중에 읽어도 좋다.

유대성을 동일성주의적이고 공동체주의적인 민족국가 담론에서 떼어내 디아스포라적 이타성과 접합하려는 버틀러의 부단한 노력은 이 책의 결론이라 할 수 있는 8장, 팔레스타인 시인 마흐무드 다르위시(1941~2008)가 에드워드 사이드(1935~2003)의 죽음을 대비해 쓴 시 <에드워드 사이드: 대위법적 독서>에 대한 분석에서 대단원이자 정점에 이른다. ‘정체성이 요새나 참호가 아니라 복수성으로 열리는 곳’이란 다르위시의 시로 시작하는 8장에서 버틀러는 이스라엘의 실존에 근본적인 구조인 식민적 정복의 지속성을 극복하기 위해, 곧 다른 시간인 미래를 개방하기 위해 다르위시의 시를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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