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현경이 쿠바에서 현지 종교 산테리아 사제를 만나 상담을 받으며 들은 이야기. 

Facade of Catedral de la Virgen María de la Concepción Inmaculada of Havana, Cuba. By Velvet - 자작, CC BY-SA 4.0, 위키미디어커먼즈


아프리카 신앙과 가톨릭 섞인 민중 종교 '산테리아' https://www.busan.com/view/busan/view.php?code=20171213000289




옛날 어떤 아프리카 왕국에 아름다운 왕비가 있었다. 그녀는 심성, 지혜, 미모 그 어떤 면에서도 나무랄 데 없는 빼어난 여성이었다.

그러나 그의 남편인 왕은 권좌에 앉은 많은 남성이 그러하듯이 훌륭한 왕비를 두고도 다른 아름다운 여성들과 관계를 맺느라 그녀를 외롭게 남겨 두는 밤이 많았다. 괴로워하던 왕비는 유명한 무당을 찾아갔다.

그 무당은 날카로운 칼을 베개 밑에 숨겨 놓았다가 왕이 잠들었을 때 수염을 칼로 잘라 오라고 했다. 그러면 그 수염으로 다시는 왕이 다른 여자를 넘보지 않는 약을 만들어 주겠다고 했다.

이 말을 엿들은 한 사악한 영이 왕의 귀에다 이 말을 속삭였다. ‘왕비가 오늘 밤 당신을 죽이려고 하니 조심하시오. 왕비의 베개 밑에 숨겨진 날카로운 칼이 증거요.’

왕이 침실에 들어 확인해 보니 정말 베개 밑에 칼이 있었다. 분노한 왕은 자신의 칼을 옆에 두고 자는 척하다 왕비가 자신의 수염을 자르러 다가올 때 목을 베어 버렸다.

"왜 그 이야기를 저에게 하세요? 내가 남자를 사랑하면, 그리고 그에게 진실한 사랑을 요구하면 목숨을 잃게 된다는 말씀인가요?"

"당신의 목숨과 사랑 중 어느 것이 더 중요합니까?"

"물론 목숨이지요. 살아 있어야 사랑도 하는 거니까요."

"바로 그겁니다. 당신이 살아 있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생생하게 살아 있음을 남자의 사랑과 바꾸지 마십시오. 가장 위험한 곳에 가서 평화의 다리를 놓아야 하는 여성에게는 남자의 사랑이 목숨만큼 중요하지 않습니다. 당신을 살아 있게 하는 한도에서만 남자를 사랑하십시오. 남자의 사랑, 그거 별거 아닙니다. 내 조상이 지켜 온 아프리카의 전설에서 해답을 찾으세요. 그 왕비가 왕에 대한 사랑의 집착만 놓아 버렸다면 목숨을 지키며 멋진 삶을 살았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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