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사면‘을 통해 ‘여름‘으로 표상되던 과거의 먼 것이 ‘겨울‘로 쏟아져 들어온다. 이는 시간이 흐르게 만드는 순수 과거 그 자체와 만나는 일이다. 그러나 현재의 시간 속에서 순수 과거와 만나는 일은, 과거를 현재의 자리에서 재현하거나 그 시간으로 회귀하기 위한 움직임이 아니다. 이는 지나가는 것을 지나가는 것으로 만나는 일로, 현재의 시간을 닫혀 있지 않도록 하며, 다가올 미래로 지금 여기의 문을 열게 한다. (김태선의 해설 ‘이행하는 말들과 지속적인 삶‘으로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