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겨울, 다나베 세이코의 단편을 다시 읽는다. 지금 같은 한겨울에 조제는 무엇을 할까? 츠네오가 곁에 있건 없건 간에, 조제는 스웨터를 입고 방에 앉아 여전히 책을 읽고 있겠지, 당연한 일 아니겠는가.








조제는 ‘나‘라고 할 때, 아이처럼 콧소리를 낸다. 아버지가 재혼한 여자가 데리고 온 애가 세 살 적에 그런 식으로 발음을 했다. 조제는 그 코맹맹이 같은 발음 때문에 아버지와 여자가 그 아이를 귀여워하는 거라고 생각했다. 열네 살이던 조제도 그때부터 ‘나‘라고 말할 때 콧소리를 섞어 말하기 시작했다.

츠네오는 그냥 즐거웠지만, 조제는 너무 감격한 나머지 말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이렇게 해저에 있으면 밤인지 낮인지도 모르고 마냥 시간이 흐를 것 같았다. 조제는 공포와는 다른 어떤 도취에 빠져, 끝도 없이 그 안을 뱅뱅 돌았다. 그냥 내버려두었다가는 죽을 때까지 그 안을 돌아다닐 것 같았다.

물고기 같은 츠네오와 조제의 모습에, 조제는 깊은 만족감을 느낀다. 츠네오가 언제 조제 곁을 떠날지 알 수 없지만, 곁에 있는 한 행복하고, 그것으로 족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조제는 행복에 대해 생각할 때, 그것을 늘 죽음과 같은 말로 여긴다. 완전무결한 행복은 죽음 그 자체다. ‘우리는 물고기야. 죽어버린 거야.‘ 그런 생각을 할 때, 조제는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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