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교감완역 난중일기 - 개정3판
이순신 지음, 노승석 옮김 / 도서출판 여해 / 2025년 4월
평점 :
* 컬처블룸을 통해 책을 제공받아 감사하게 읽고 주관적인 의견을 적었습니다.
2013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록된 <난중일기>는 세계사 역사에 유례없는 치열한 전장에서 장군이 기록한 최초이자 최고의 전쟁기록물이다. 유네스코가 그 전쟁기록물로서의 가치를 인정하여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것이다. 하지만 약 400년 전에 초서체 한자로 기록되다보니 오역도 많고, 긴 역사 동안 누락된 내용도 많았다고 한다.
노승석 박사는 어려서부터 한학과 초서를 배웠고, <난중일기의 교감학적 검토> 논문을 통해 박사 학위를 받을 정도로 난중일기를 정통으로 연구한 학자이다. 국가유산청의 다양한 문화재전적류를 해독하였고, 국내에서는 최초로 난중일기를 완역하였다. 현재는 이순신 관련 연구를 거의 전담하고 있으며, 역사 고증과 함께 이순신 강의를 하고 있다.
다른 버전의 <난중일기>와 달리 가장 완벽한 <교감완역 난중일기>는 노승석 박사의 오랜 기간의 고증의 노력으로 완성되었다. 급박한 전장에서 기록을 남기겠다는 일념으로 심하게 흘려 쓴 이순신 장군의 초서체를 제대로 해석하여 의미의 명확성을 더했다. 여기에 더해 그 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이순신 장군의 영정과 편지들, 난중일기에 언급된 다양한 유적지와 장군의 전사기록을 빠짐없이 수록하였다.
<난중일기>가 더욱 놀라운 것은 임진왜란이 발생하기 전부터 이순신 장군이 마치 전조라도 알아챈듯 1952년 1월 1일부터 작성을 시작했다는 것이다. 실제 임진왜란은 4월 14일에 시작되었다. 남다른 혜안이 있었기에 일본의 정치적 상황을 꿰뚫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후대에 정조의 명으로 <난중일기>가 간행되어 오늘날 우리가 장군의 일기를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난중일기>에는 주로 전쟁의 상황과 보고 내용, 보고서 및 공문 발송 내용, 상벌에 관한 사건, 편지 내용, 가족의 안부 및 전장에서 느끼는 개인적인 감정들이 잘 서술되어 있다. 필자는 그 동안 쓰여진 난중일기를 검토하여 약 200여 건의 오류를 교감하였고, 새로 찾은 일기 36건을 추가하였다. 장군의 친필본, 후대의 판본, 그리고 근현대의 번역서 등을 모두 검토하여 교감본을 완성하였다.

<난중일기>는 원래 이순신 장군이 붙인 이름이 아니고, 장군이 연도별로 적은 친필본을 정리하면서 편집의 편리상 붙인 제목이다. 그래서 일기는 1592년 임진년부터 계사년, 갑오년, 을미년, 병신년, 정유년Ⅰ, 정유년Ⅱ, 무술년으로 각각 구분되어 정리되어 있다. 난중일기의 첫 시작은 1592년 임진년 1월 1일이다. 너무나 평화로워서 적을 것들이 없는 날의 연속이었다.
그렇게 1592년 4월 14일에 임진왜란이 발생했고, 이순신의 기록에 왜의 침입에 대한 기록은 4월 15일부터 나온다. 원균이 보낸 공문에 의하면 왜척 90척이 부산 영도 근처에, 350척이 부산포 근처에 도착했다. 그렇게 16일은 아무런 대비를 하지 못한채 부산이 왜적에게 함락되고, 장군은 '분하고 원통함을 참을 수가 없다'고 적었다. 우리나라 역사상 전쟁 상황과 정치 세태를 잘 기록한 <난중일기>는 <징비록>과 함께 임진왜란을 잘 이해할 수 있는 중요한 역사 기록이다.
기존에 나온 약 50여권의 오타와 누락된 기록들을 충분히 보완한 가장 최근의 완역본이니 꼭 읽어보길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