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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양자의 김치와 찬 - 우리 몸을 이롭게 하는 사계절 집밥 레시피
배양자 지음 / 조선뉴스프레스 / 2024년 12월
평점 :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5/0109/pimg_7905012074564162.jpg)
* 출판사를 통해 책을 제공받아 감사하게 읽고 주관적인 의견을 적었습니다.
시골에서 자라다보니 지천에 널린 식재료를 흔하게 접했다. 그 때는 주위에 있는 식물들이 이렇게 다양한 김치와 찬의 재료가 되는 줄 몰랐다. 가장 신기했던 것은 주위에 널린 돈나물, 쇠비름 등이 매우 귀한 건강 채소라는 것이다. 내가 살던 시골에서는 발에 치여서 뭉개지는 한이 있어도 절대 먹지 않았던 재료들이다.
도시에서 사회생활을 하다보니 다양한 식재료로 이루어진 김치와 찬을 접하게 된다. 남자지만 때로는 호기심이 일기도 하고, 맛있는 찬을 먹을 때는 직접 만들어보고 싶은 생각도 든다. 그래서 언젠가 이런 책이 나오면 꼭 소장해서 따라해 보겠노라 다짐했었다. 마침 배양자 연구가님이 김치와 찬에 대한 주제로 책을 내서 좋은 기회를 가지게 되었다.
책은 우리나라 사계절에 따라 구할 수 있는 식재료에 맞는 김치와 찬의 레시피를 다룬다. 봄에는 쑥, 돌나물, 달래, 봄동, 냉이 등 봄나물을 가지고 만든 김치를 선보인다. 봄에는 나무들의 싹이 올라오기 때문에 참두릅, 죽순, 곰취 등이 제철이다. 그냥 채취해서 생으로 먹어도 좋지만 숙회, 무침, 김치, 장아찌 등 다양하게 즐기는 재미가 있다.
어렸을 때 집 주위에 머위가 지천으로 널려 있었다. 머위 순이 나오고 나면 순식간에 자라나는 데 그 대를 잘라서 어머님이 들깨로 무치거나 또는 된장과 고추장으로 묻혀서 주시곤 했다. 봄이면 거의 매일 먹던 머윗대 무침은 그 때도 질리지 않았지만 지금 먹어도 늘 맛있고 향긋하다. 지금은 그 때보다 위와 장이 조금 민감해져서 매운 것보다는 덜 자극적인 음식이 좋다.
머윗대들깨무침은 삶은 머윗대에 들깨가루를 넣어서 무친다. 머위는 쓴 맛으로도 먹지만 대가 큰 것은 가급적 쓴 맛을 제거하고 먹는 것이 좋다. 머위를 쓴 맛 없이 맛있게 먹으려면 소금을 넣고 데친 후 찬물에 3~4시간 정도 담가두는 것이 좋다고 한다. 그리고 머윗대의 껍질을 벗긴 후 적당한 크기로 자른다. 들깨가루만 있으면 요리하는 것도 간단해서 좋다. 맛있는 영양식이 될 것 같다.
여름에는 가지가 많이 생산된다. 시골에서는 날 것으로도 먹지만 주로 익혀서 무쳐서 먹었다. 고급스러운 음식에는 가지 음식이 많이 들어간다. 특히 가지는 튀김으로 많이 접해 보았다. 필자는 버섯처럼 쫄깃한 식감을 즐길 수 있는 가지구이를 선보인다. 수분이 잘 날아갈 정도로 충분히 구우면 근사한 구이가 완성된다.
가지를 정리한 후 반으로 가른다. 올리브유를 두른 후라이팬에서 약불로 노릇하게 굽는다. 청고추와 홍고추를 썰어서 양념장을 만들고, 이 양념장을 잘 구운 가지 중간에 넣어서 먹으면 이것 만한 보양식이 따로 없다. 가지 튀김에 매료되었으나 이 구이를 먹게 되면 계속 먹게 될 것 같다.
책에는 내가 전혀 접하지 못했던 요리들도 많다. 평소 좋아하는 음식들의 레시피를 잘 익혀서 이제는 내가 스스로 만들어 먹어 보고 싶다. 그리고 처음 접하는 콩잎물김치, 효종갱, 단감김치, 비늘물김치, 비지미, 무굴밥 등은 도전해볼만한 음식들이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장기가 민감해짐을 느낀다. 그럴수록 젊었을 때 즐기던 맵고 짜고 자극적인 음식에서 벗어나 속이 편한 음식을 찾게 된다. 여기에 소개된 음식들 대부분이 이런 나의 취향과 맞아 하나씩 배우는 재미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