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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밀리 비즈니스 : 은밀하고 불편한 진실 - 가족기업의 치명적 문제 해결 솔루션
헨리 허치슨 지음, 김재현 옮김 / 북스토리지 / 2022년 1월
평점 :
옛말에 부자 3대 못간다는 말이 있다. 아마도 <패밀리 비즈니스>가 한국에서 출간되었다면 서문을 이 말로 시작하지 않았을까? 부자가 3대가 못간다는 말이 가족 기업의 영속성에 대한 가장 정확한 진단이 아닐까 싶다. 왜 부자가 3대를 이어가지 못할까? 왜 가족 기업은 일반 기업보다 영속하기가 힘들까? 이 책은 이런 의문들로부터 시작해서 알려지지 않았지만 대개는 불편한 이야기들을 풀어 놓는다.
'행복한 가정은 모두 엇비슷한 이유로 행복하지만, 불행한 가정은 저마다의 이유로 불행하다.' 저자는 레오 톨스토이의 고전 소설 <안나 카레니나>에서 발췌한 문장으로 책을 시작한다. 한 가정이 행복한 이유는 단순하지만 불행한 이유는 다양하듯이, 가족 기업이 지속할 수 있는 이유도 어떤 원칙에 있다고 생각한다. 작가는 핵심원칙으로 5가지를 제시한다.
1. 소통의 문을 열어두어라.
2. 확실한 역할과 책임을 맡겨라.
3. 좋은 재무 데이터를 잘 보관하라.
4. 가족 구성원에게 이유 없는 과도한 지불을 피하라.
5. 자격이 없는 일가친척은 고용하지 마라.
우리나라도 대기업의 대부분이 가족 기업이다. 삼성, 현대, LG, LS, 롯데, 한화, CJ 등 재계의 상위를 차지하는 기업의 대부분이 가족 기업이라고 할 수 있다. 이들 기업들의 대부분은 2대를 넘어 3대가 기업을 운영하고 있다. 부자 3대 못간다는 속설을 이겨내고 있는 것이다.
반면 조그마한 가게나 기업들은 세대를 이어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기업 컨설팅을 하다보면 가업승계 때문에 고민하는 대표님, 사장님들이 많은 것이 현실이다. 특히 우량 기업을 승계하지 못하는 대표님들의 고민은 정말 크다. 그렇다고 쉽게 매각을 할 수 있는 입장도 아니니 말이다. 그런 대표님들께 이 책을 선물해볼까 한다.
지난주에 대기업들의 승계에 대한 색다른 시각을 다룬 책을 읽은 적이 있다. 나를 포함한 대한민국 대부분이 가지고 있는 시선에 정반대의 견해를 제공한 책이었다. 물론 도덕적인 측면이 아닌 순수하게 투자 수익만을 목적으로 하는 투자자의 입장에서 말이다. 대기업들이 자녀와 손자에 가업 승계를 하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것에 대한 당위성에 대한 설명이다. 투자자의 입장에서 보면 너무나 당연하고 바람직한 방향으로 보인다. 투자자의 입장에서 기업을 누가 운영하는가보다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 바람직하기 때문이다.
같은 맥락에서 가족 기업을 바라보면, 힘들게 일구어 놓은 우량한 기업을 가족이 아닌 다른 사람에게 물려주기란 쉽지 않다. 물려받은 우량한 기업을 오래도록 수익을 내면서 유지하고, 또한 가족들이 고용되어 원만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다른 기업과 다른 점이라면 그 시스템의 핵심 근간이 가족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패밀리 비즈니스는 가족간의 갈등 해결이 우선이다. 잠재되어 있는 가족간의 갈등을 해결하지 않고 사업을 지속하다보면 최악의 결과를 맞이하게 되는 것은 자명하다.
이 책은 크게 가족 기업의 운영원칙 설립과 시스템 구축, 그리고 가업승계를 위한 매뉴얼 작성 및 실행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가족간의 갈등을 해결하고 가장 민감할 수 있는 금전적인 문제부터 관리해야 진정한 기업으로서 시작할 수 있게 된다. 가족 기업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의사소통하는 방법, 가족 기업내의 비가족 경영진 관리 노하우, 지속가능한 가족기업 운영시스템에 대해 다룬다.
그리고 가족 기업의 안정적인 운영을 통해 안정성의 토대가 구축되면 다음 세대를 위한 준비를 해야 한다. 가족 기업을 정상적인 기업으로 승계하기 위한 가족기업 승계 매뉴얼을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적당한 시점에 가족기업을 끌고 갈 후계자를 선택하고 양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후계자의 승계 준비가 되었다고 판단되는 시점에 경영 바톤을 넘겨주면 된다.
가족기업은 서로 끈끈한 정으로 묶여 있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 것이 의사소통이다. 서로 간의 의견이 다르면 어떻게 풀어나가야 하는지 가이드라인을 제공한다. 특히 가족 기업을 잘 키워서 다음 세대까지 끌고 갈지, 아니면 눈물을 머금고 매각을 해야할지에 대한 결정은 가장 중요한 결정 중에 하나가 될 것이다.
대한민국의 70% 이상이 가족기업이라고 한다. 그 규모가 크든 작든 가족기업은 별도의 준비가 필요하다. 이미 시스템이 갖추어져 안정성을 구축한 기업보다는 아직 기업 운영에 관한 매뉴얼이나 승계 계획이 갖추어지지 않은 기업들에게 훌륭한 지침서가 될 것이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감사하게 읽고 주관적인 의견을 적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