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의 마지막을 생각할 때 삶은 비로소 시작된다
히스이 고타로 지음, 이맑음 옮김 / 책들의정원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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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90세 이상의 노인들을 대상으로 질문을 했다. "90년 인생을 돌아보며 유일하게 후회하는 게 있다면 무엇인가요?"라는 질문에 놀랍게도 90% 이상이 "더 모험을 해봤다면 좋았을 텐데..."라고 대답을 했다고 한다. 죽음이 가까워지고 있는 그들이 죽기 전에 자신이 살아온 인생을 후회하는 이유가 놀랍다.


책을 읽으면서 나는 죽기 전에 인생을 돌아보면서 어떤 후회를 하고 있을지 생각해봤다. 구체적으로 떠오르지는 않지만 나도 그들과 비슷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했다. 90세까지 살 수 있다고 해도 나는 아직 인생의 절반 밖에 살지 않았다. 아직도 절반이나 남은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할까?


메멘토모리. 죽음을 기억하라는 뜻이다. 사람은 누구나 죽는다. 안타깝지만 삶의 마지막날은 누구에게나 찾아온다. 남녀노소, 빈부를 가리지 않는다. 40대 중반을 살아가고 있는 나에게 봄은 60번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 사람은 태어나서 기껏해야 100번의 봄을 보게 된다.


지금도 우리의 수명은 줄어들고 있다. 사람은 반드시 죽는다는 사실을 자각하지 못하지만 매일 죽음에 가까이 가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무언가를 열심히 하는 사람을 보고 '목숨 걸고 한다'라는 말을 한다. 하지만 태어날 때부터 우리가 하는 모든 행위는 목숨을 걸고 하는 것이다. 아무 것도 하지 않아도 시시각각 수명이 줄어들고 있다. 그저 숨만 쉬는 것도 목숨 걸고 하는 짓이니 말이다.




장례식은 죽은 사람을 위해 가족이나 지인들이 챙겨주는 추모행사이다. 따라서 죽은 자신은 참석할 수 없다. 하지만 최근에는 죽기 전에 자신의 장례식을 치르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비슷한 주제로 만든 영화도 있을 정도이다. 필자의 친구는 '생전 장례식 라이브'에 지인들을 초대했다고 한다.


그 친구는 죽음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해본 적이 없어서 생전 장례식을 기획했고, 그 과정에서 자신이 어떻게 기억되고 싶은지, 어떻게 살고 싶은지 알게 되었다. 영화가 끝나면 그 영화를 위해 노력한 사람들이 엔딩 크레딧으로 올라간다. 이처럼 인생이 끝날 때 인생 크레딧이 올라가면서 어떤 기억들이 새겨질지 생각하게 되었다고 한다.


인생 크레딧이 올라갈 때 지금의 순간이 들어갈까? 들어가지 않을까?를 생각하게 되고, 그 이후로는 결과를 생각하지 않고 하고 싶은 일을 마음껏 할 수 있었다고 하니 괜찮은 방법 아닌가? 일종의 임종 테라피 아닌가. 인생을 통틀어 가장 큰 사건이 될 자신의 장례식을 미리 떠올려보고 미리 후회하지 않을 결단을 내릴 필요가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인간은 누구나 죽는다는 보편적인 진리를 잃고 영원히 살 것처럼 인생을 허비하는 모든 인생에게 잠시 쉴 틈을 준다. 언젠가는 죽을테니 미리 인생을 돌아보고 후회없이 살 수 있는 생각의 여백을 제공한다.



* 출판사를 통해 책을 제공받아 감사하게 읽고 주관적인 의견을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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