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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타 할머니의 우아한 강도 인생 ㅣ 메르타 할머니 시리즈
카타리나 잉엘만순드베리 지음, 정장진 옮김 / 열린책들 / 2018년 10월
평점 :
절판
P.453.
돈이
아무리 많아도 자신의 재산을 객관적으로 보지 못하는 사람은 가난한 사람에 지나지 않고 결코 행복할 수가 없어.
스웨덴의
작가 카타리나 잉엘만순드베리의 <감옥에
가기로 한 메르타 할머니>
그리고
<메르타
할머니,
라스베이거스로
가다>에
이은 세 번째 이야기 <메르타
할머니의 우아한 강도 인생>을
만나본다.
전작
두 편 모두 관심을 끌었지만 만나보지 못한 까닭에 이번 만남이 작가와의 첫 만남이었다.
그래서
삶의 여유가 소설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나오는 북유럽 특유의 위트와 유머가 담긴 재미난 이야기일 것이라고 단순하게 생각했다.
언제나
처음 접한 느낌과 다르게 전개되는 이야기가 오랜 여운을 가지게 된다.
그리고
이 작품 메르타 할머니와 친구들의 이야기가 그렇다.
그윽한
삶의 향이 짙은 가을 향으로 남아 주위를 감싸고 있다.
P.287. 사랑에는
완성이란 없는 법,
정성을
들여 가꾸어야 하는 것이 사랑.
그저
재미나고 독특한 노인들의 일탈을 그린 코미디인 줄 알고 만난 이야기는 장르를 뛰어넘는 버라이어티 한 종합선물 같은
이야기이다.
기발한
방법으로 은행을 털면서 마음 졸이게 하는 범죄 스릴러를 시작으로 ‘천재’
할아버지의
메르타 할머니에 대한 사랑 이야기는 젊은이들이 그려내는 그 어떤 로맨스보다 더 깊이 있고 재미난 로맨스 코미디를 보여주고
있다.
거기에
중간중간 보여주는 에피소드들은 그 이야기들만으로도 단편 소설을 만들 수 있을 정도로 흥미롭고 재미나 정말 매력적이다.
폭발을
대수롭지 않게 여길 정도의 노인 강도단의 연륜이 긴장감을 편안함으로 바꾸어준다.
경찰을
피해 도망을 다니는 듯하지만 다섯 명의 노인들은 노익장을 과시하며 조금 더 큰 건을 위해 건배한다.
그런데
이 노인 강도단의 활약 무대가 살기 좋은 나라 순위에서 매년 10위권
안의 성적을 거두는 스웨덴이라는 점이 의외였다.
북유럽의
복지 정책은 많은 나라들의 국민들이 부러워하는 것인데 소설 속 노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우리나라와 별반 다르지 않은
듯하다.
물론
자세히 들여다보면 스웨덴의 노인정책을 우리와 비교할 수는 없을 것이다.
어쨌든
노인들은 나라가 못하는 일을 하려고 한다.
어렵고
지친 이들에게 조금이나마 희망을 주기 위해 은행을 턴다.
그리고
새로운 돈벌이를 개척한다.
그
과정이 너무나 재미나고 유머러스하게 그려지고 있는 데 노인들은 자신들의 계획을 실행하기 위해 꾸준한 운동으로 건강을 유지하려
노력한다.
이제는
편안한 삶이 그리울 나이도 지난 분들이 마치 의적 홍길동처럼 노익장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이
소설에는 많은 이야기들이 많은 감동과 커다란 즐거움을 주고 있지만 이제 은퇴가 가까워지는 사람으로서 은퇴한 경찰 블롬베리가 보여주는 행보가 가장
흥미로웠다.
그리고
그를 무시하는 경찰들을 보면서 우리 사회가 연륜 있는 이들을 대하는 방식과 오버랩 되면서 많이 씁쓸했다.
그런데
경찰들에게 무시당하던 블롬베리가 만들어낸 반전은 통쾌하면서 유쾌했다.
소설의
주인공은 마르타 할머니인 듯하지만 노인 강도단을 따라다니다 보면 자연스럽게 한 개인이 아니라 다섯 명의 공동체를 우선으로 생각하는
메르타,
천재,
스티나,
갈퀴,
안나그래타
모두가 주인공이라는 것을 쉽게 알게 될 것이다.
그래서
이야기가 더욱 버라이어티하게 전개되는지도 모르겠다.
다섯
명의 개성이 어디로 튈지 몰라 더욱 재미난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있는 것 같다.
매일매일이
비슷하다 못해서 같게 느껴질 노후가 벌써 걱정스럽다.
신입
회원으로 받아 달라고 메르타 할머니에게 연락해야 할 것 같다.
스릴
넘치는 인생은 꿈도 꿔보지 못한 채 평범한 삶을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진정한 자유로운 삶에 대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서 너무나
좋았다.
삶에
지치고 힘든 이들에게 노인 강도단의 유쾌하고 유머러스한 이야기를 꼭 한번 만나보라 권하고 싶다.
메르타
할머니와 친구들이 전해주는 인생 이야기를 꼭 한번 들어보기를 바란다.
삶을
즐기며 살 수 있는 여유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