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쓰고 내가 됩니다 - 단단한 나로 자라나는 단어 탐구 생활 폴폴 시리즈 2
지혜 지음 / 책폴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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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쓰고 내가 됩니다》라는 제목부터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을지 궁금하게 만든 지혜 작가의 책을 만나본다. 제목도 묘한 끌림을 주지만 부제 '단단한 나로 자라나는 단어 탐구 생활'은 정말 강한 끌림을 준다. 어떤 단어들이 날 단단하게 만들어줄까? 저자는 16가지 단어를 제시하고 있다. 각 단어가 가진 사전적 의미를 넘어 그 속에 담긴 깊은 의미를 톺아보고 있어서 강한 공감과 함께할 수 있다.


p.14. 이 책은 저의 삶이 단어의 틈을 찾아서 통과하고 흔적을 남기고 모양을 바꾼 기록입니다. …(중략)…단어의 틈을 찾아 흐르고 남기고 만들고 모으길 바라겠습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서 읽는 이들이 단어가 가진 숨은 의미를 찾고 느끼고 가슴에 품기를 바라고 있는듯하다. 그래서일까. 책은 저자가 아이들에게 편안하게 말하는듯한 대화 형식으로 전개된다. 그래서 취미, 후회, 노력, 자아, 존엄성, 특별, 공부, 불확실, 소녀, 동물, 장애, 감정이입, 혐오, 커버링, 상처, 환대로 이어지는 16개 단어 아니 16개의 생각이 읽는 이들의 마음을 더욱더 강하게 울리고 있다. 그런데 이 책이 담은 생각들의 울림을 더욱 크게 하는 것은 저자의 솔직한 이야기이다. 진솔한 자신의 이야기를 통해서 단어가 가진 심연의 의미를 끄집어내고 있는듯하다.


자아와 존엄성은 우리 아이들이 꼭 한번 만나보았으면 좋겠다. 언제부터인지 모르게 자라면서 '자아'를 찾아야 한다는 이야기를 참 많이도 접하게 된다. 그런데 저자는 새로운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래서 생각이 굳어가도 있는 어른들보다는 아직은 유연한 생각을 가진 아이들에게 더 권해주고 싶은 책이다.


p.118. 주어진 역할이 안 맞는다면 네 몸을 맞추지 말고 벗어 버리자. 물론 벗는 일이 쉽지는 않아. 그래도 시도는 해 볼 수 있잖아.


이 책이 가진 많은 매력 중에 하나는 저자가 읽고 접한 전시 등을 소개하고 있다는 것이다. 16가지의 단어를 들려주면서 자신이 경험하고 느낀 단어를 흥미로운 읽을거리와 볼거리로 보여주고 있다. 저자가 소개한 책들을 접할 수 있는 행복한 시간을 만들어볼 것이다. 그리고 그때 이 책을 다시 한번 펼쳐볼 것이다. 어떤 단어부터 시작해도 좋을 것 같다. 아니 16가지 단어를 전부 만나볼 필요도 없다. 그저 마음에 와닿는 단어부터 만나보길 바란다. 아마도 결국에는 16가지의 단어를, 생각을 모두 만나게 될 것이다.


편안하게 읽으면서 나에 대한 생각을 하게 하고 삶에 지혜라는 친구를 갖게 하는 사랑스러운 책이다.



"책폴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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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가 걱정돼 - 바다를 위협하는 7가지 특서 어린이교양 1
조미형 지음, 김수연 그림 / 특서주니어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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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에 대한 무지가 쌓여서 오늘의 환경 문제를 만들었다. 중년의 난 학교에서 아니 사회에서조차 환경에 대한 교육은 받아본 적이 없다. 아니 어쩜 무관심해서 스쳐 지나갔는지도 모르겠다. 이제 나 같은 어른을 만들어내지 않으려는 노력을 특서주니어의 특별한 책을 통해서 접해본다. 특서어린이교양의 첫 번째 책《바다가 걱정돼》는 아이들에게 환경의 중요성을 재미나고 흥미로운 이야기와 함께 들려준다. 책의 부제 바다를 위협하는 7가지에서 알 수 있듯이 환경 그중에서도 바다 환경에 대한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어떤 문제든 접근하는 방법을 정확히 알아야 해결할 수 있다. 그래서 이 책이 조금 더 특별하게 느껴진다. 바다 환경의 중요성을 어린이들이 직접 부딪치며 접한 문제점들을 중심으로 그려내고 있다. 어린이들이 주인공인 이야기를 통해서 최대한의 공감을 끄집어내고 있다. 태안반도 기름 유출 사고 등을 흥미로운 에피소드로 먼저 보여주고 「풍덩, 지식의 바다속으로」,「보글보글,지식더하기」를 통해서 환경 지키기의 의미를 깊고 넓게 해준다.


바다 환경문제에 대해 무지했던 탓에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쓴 책이지만 내게도 무척이나 의미 있는 시간을 만들어주었다. 여름이면 아무 생각 없이 바르고 바닷물에 들어갔던 선크림에 의해 죽어가고 있는 산호초에 대해 알게 되었고, 바다를 떠돌고 있는 한반도 면적의 7배 면적의 쓰레기 섬을 다시 한번 만날 수 있었다. 버리지 않는 것도 중요하지만 쓰레기를 줄이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또다시 알 수 있었다. 겨울잠을 자는 곰처럼 긴 잠을 자는 물고기가 있다는 것도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그런데 여름에 4~5개월 동안 잠을 자는 물고기가 있다는 것은 너무나 신기했다.


아이들에게 또 어른들에게도 바다의 소중함을, 환경의 소중함을 자연스럽게 가슴에 새기게 하는 책이다.



"특서주니어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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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전쟁의 흑역사 - 시장 질서를 박살 내고 세계경제에 자살골을 날린 무모한 대결의 연대기
이완배 지음 / 북트리거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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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52. 공업이 발달한 선진국은 이것을 효율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그것은 효율을 가장한 착취일 뿐이다.


경제부 기자인 저자 이완배가 재미나고 흥미롭게 풀어낸 경제 이야기를 만나본다. 경제 이야기는 재미보다는 난처함이 되는 것이 다반사인데 오랜 경력을 가진 경제 기자의 노하우가  담은 이야기들을 재미나게 만들어주고 있다. 거기에 누구나 좋아하는 싸움 구경을 더해주어 책은 더욱더 커다란 재미와 흥미를 전하고 있다. 총칼을 든 진짜 전쟁부터 관세라는 무기를 사용한 전쟁까지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차고 넘친다. 그런데 이 책이 가진 가장 큰 매력은 경제 이야기를 넘어 정치, 외교, 환경 이야기까지 정말 폭넓은 이야기들을 만나볼 수 있다는 것이다.


총 2부 24챕터로 구성된 책에는 우리가 알고 있는 걸프전쟁이나 한일 무역 전쟁부터 조금은 낯선 바나나 전쟁과 구아노 전쟁까지 무척이나 흥미로운 경제 전쟁, 무역 전쟁 이야기가 담겨있다. 15, 16세기 후추 전쟁부터 2011년 디지털 세금 전쟁까지 시간 순서대로 정리하고 있어서 세계사와 연계해서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또 챕터 내용을 보여주는 멋진 그림과 이해를 돕는 유익한 지도 등이 책의 소장 가치를 높여주고 있다.


굶어죽는 기아 문제가 심각한 지금도 지구에서 생산하는 곡물의 4분의 1 이 사람이 아니라 소가 먹는다고 한다. 그리고 그 곡물들은 기아가 만연한 나라들에 있는 소위 선진국이라는 자들이 운영하는 '플랜테이션'에서 기르고 있다. 사람들이 먹을 식량도 부족한데 커피, 설탕, 담배 등의 기호식품을 키워야 하는 최빈국들의 안타까운 현실도 과거 역사와 함께 만나볼 수 있어 흥미롭다.


내륙국 몽골에 해군이 있다는 흥미로운 이야기는 남미 내륙국 볼리비아로 이어진다. 볼리비아는 바다가 없는데 해군이 있고, 해병대도 있다. 더 특이한 점은 바다의 날이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 사연은 재미와는 거리가 먼 전쟁 이야기이다. 또 서구 열강이 등장한다. 이 양반들 참 바쁘게 다니셨다. 세계 곳곳으로 남 등치러. 한일 무역 분쟁과 미중 무역 분쟁을 일으킨 이유가 무엇일까? 트럼프와 아베의 속내를 '현실 갈등 이론'을 바탕으로 흥미롭게 풀어내고 있다. 디지털과세 일명 구글세 도입 배경은 무엇일까?


재미와 의미를 함께 잡을 수 있는 멋진 책이 담고 있는 경제 전쟁 역사를 매력적인 장면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소장 가치 최상의 책이다.



북트리거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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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경사 - ‘건축가 심훈’의 꿈을 담은 집
임창복 지음 / 효형출판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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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32. 필경사筆耕舍는 서양식도 일본식도 아니며 그렇다고 재래식도 아닌, '이상적이고 새로운 신주택'이 당대 문화주택 사조를 만나 탄생한, 우리 사회의 꿈이 집약된 집이다.

정말 특별한 책을 만나보았다. 작가 심훈의 일대기를 정리해 놓은 책으로 접근하면 평범한 '평전'이라 할 수 있겠다. 하지만 《필경사筆耕舍》에는 많은 특별한 것들이 함께하고 있어서 책을 읽는 재미와 흥미 거기에 의미를 더해주고 있는 묘한 매력을 뿜어내는 책이다.

우선 제목부터 특이하다. 문학가 심훈을 이야기하는 책의 제목이 그가 살았던 초가집 이름이다. 물론 그곳에서 「상록수」를 집필했다고 하니 제목으로 쓸 수도 있을 것 같기는 하다. 그런데 제목만큼 특별한 것은 건축학 박사가 저자라는 것이다. 공학도가 말하는 문학가의 삶 또 그의 작품들은 어떤 모습일지 기대해도 좋다. 치우침 없이 정말 객관적인 지극히 '이과생'다운 시선으로 이야기를 흥미롭게 풀어내고 있다.


저자 임창복이 작가 심훈이 살았던 택호를 책의 제목으로 선택한 까닭은 이 책이 문학가 심훈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지만 그 관점을 필경사를 지은 '행동하는 지식인' 심훈에 맞추고 있기 때문이다. 소설가 심훈이 귀향해서 시골 바다가 보이는 집을 지었다. 요즘이라면 전원생활을 시작한 것이라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고등학생 때 3·1독립 운동으로 옥고를 치른 심훈에게 전원생활은 무언가 어색하게 느껴진다.


심훈의 귀향은 '농촌계몽운동'과 흐름을 같이한다. 그러니 행동하는 인물 심훈에게 농촌 생활은 낭만이 아니라 생존이었을 것이다. 그런 심훈의 삶을 그의 소설 작품들과 다수의 글을 통해서 풀어내고 있다. 그래서 이 책이 가진 특별함은 더욱 특별해진다. 각종 글들과 소설 속 내용들로 시대상을 유추해 보고 심훈의 집 짓기도 그려본다. 「상록수」를 집필했던 장소로서의 의미보다는 집 자체의 건축적 의미에 주목하고 '필경사'를 건축적으로 풀어내고 있는 책이다.


특별한 이야기는 소설 「상록수」에 담긴 이야기와 초가집 '필경사'를 건축하던 실제 이야기를 견주며 추리처럼 흥미롭게 전개된다. 심훈의 생각을 추측하면서 공감할 수 있는 근거를 제시하며 심훈의 삶을 들여다보고 있다. 그러면서 이 책의 특별함은 '필경사'가 가진 건축적 의미와 시대적, 역사적 의미로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일제강점기 시대를 견뎌야 했던 지식인의 고뇌를 담은 소설과 그보다 더 깊은 의미를 가진 '필경사'를 통해서 심훈의 정신을 만나볼 수 있는 특별한 책이다.


"효형출판으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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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환마마 - 100일의 사투 네오픽션 ON시리즈 9
배준 지음 / 네오픽션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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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환마마虎患媽媽보다 더 무서운 게 없었던 조선시대 궁궐에 그 무섭다는 호환이 닥친다. 그런데 그 호환이 좀 이상하다. 엄청난 크기의 호랑이가 궁궐을 돌아다니며 횡포를 부리는데 녀석에게 물리거나 상처를 입은 자들은 '좀비'가 된다. 그리고 좀비에게 물린 자들은 다시 좀비가 되는 악순환으로 궁궐은 초토화되어간다. 그런데 세자 이신은 정확하게는 알 수 없으나 비극적인 상황이 궁궐에 닥칠 것이라고 왕에게 조심하라 미리 경고했었다. 세자는 어떻게 '좀비 호환'을 알 수 있었을까?


혼례를 치루라는 말에 궁궐을 나갔다가 2년 만에 돌아온 세자는 서역에서 궁궐에 큰 화가 닥칠 것이라는 예언 을 가지고 왕 이청 앞에 선다. 혼인을 앞둔 공주들의 일탈을 다룬 작품들은 접해본 적이 있었지만 왕자가 특히 세자가 자신의 자유를 찾겠다고 궁궐을 나갔다가 돌아온다는 설정이 정말 신선했다.


예언대로 좀비를 만드는 호랑이가 궁궐에 등장하더니 왕 이청에게 믿지 못할 일이 벌어진다. 매일 호랑이와의 싸움이 반복되고 매일 죽음을 맞이한다. 어떻게 그런 일이 가능한지를 따져볼 겨를도 없이 또다시 호랑이와 맞선다. 그럴 때마다 꽃잎이 떨어진다. 이 꽃은 또 무슨 비밀을 간직한 것일까?


'어디선가 맹수의 울음소리가 들려왔다.'라는 문장으로 시작되는 날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호랑이를 잡아 반복되는 불행을 막으려는 이청은 호랑이의 모습은 보지도 못하고 몇 번의 삶을 다시 살고 있다. 어떻게 그런 일이 가능한 걸까? 시행착오를 겪으며 삶과 죽음을 반복하던 왕 이청은 착호군의 도움으로 호랑이에게 위협을 가하게 되고 이길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자신감을 얻게 된다. 하지만 세자 이신의 마음을 빼앗은 소녀 곶감에 의해 이청의 마음은 혼란스러워진다. 왕이 아닌 아버지로서 세자를 지키기 위한 이청의 노력은 어떤 결말을 가져올까?


《호환마마 100일의 사투》는 청소년들이 흥미로워할 소재들로 가득하다. 좀비, 타임리프 그리고 액션까지 제1회 자음과 모음 경장편 소설상 수상 작가 배준의 스토리텔링 능력을 제대로 맛볼 수 있는 작품이다. 청소년들에게 힐링을 선물해 주고, 어른들에게는 아이들의 자유, 의지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한다. 재미는 차고 넘치고 흥미는 계속 이어지는 매력적인 장편소설이다.



"네오픽션으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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