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터 프랭클 - 어느 책에도 쓴 적 없는 삶에 대한 마지막 대답
빅터 프랭클 지음, 박상미 옮김 / 특별한서재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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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터 프랭클> 이 책은 빅터 프랭클이라는 인물이 아흔 번째 생일을 기념해서 자신의 애를 회고하며 정리한 자서전이다. 자서전이 번역 출간될 정도의 인물이라면 꾀나 알려진 인물일 텐데 처음 접하는 이름이다. 여기서 또 독서가 주는 즐거움을 느끼게 된다. 독서는 무지를 깨우치게 해주는 소중한 친구다. 그런 친구가 소개해 준 빅터 프랭클이라는 인물은 특별함 그 자체였다. 그가 심리학 분야에서 이룬 의미 있는 업적이 특별했고 유대인으로서 살아야 했던 지난한 삶이 특별했다.

책은 정신분석 다루기, 믿음, 오스트리아 병합 등과 같은 소제목에 자신의 삶과 생각을 담은 에피소드를 그려내는 편안한 구성이다. 세 살 때 의사가 되기로 결심하고, 네 살 때 죽음의 공포를 처음 느꼈다는 천재 심리학자의 재미나고 흥미로운 이야기는 유대인으로서의 삶에 이르러 먹먹하기 시작한다. 오스트리아 빈을 중심으로 활동한 심리학자 하면 떠오르는 인물은 둘이다. 프로이트와 아들러. 그런데 빅터 프랭클도 그들과 함께 그곳에서 심리학을 연구했고 새로운 심리학 분야를 개척한 유명한 심리학자라는 사실을 이 책을 통해서 알았다.

정신분석하면 떠오르는 프로이트와 열다섯 살에 편지로 의견을 나누고 개인심리학을 창안한 아들러의 제자였던 프랭클은 히틀러의 유대인 정책의 피해를 받지 않을 수 있었다. 많은 동료들의 망명을 보면서도 그는 부모님과의 동행을 택한다. 부모님과 마지막까지 함께하기 위해 죽음의 길을 선택하고 몇번의 고비를 넘어 살아남았다. 하지만 부모님과 아내를 비롯한 많은 가족은 수용소에서 비참하게 죽었다. 아마도 그때 삶과 죽음에 대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을 것이다. 물론 전쟁 전부터 많은 연구를 하고 있었지만 수용소에서의 시간이 아들러와 개인심리학파를 등지고 '로고테라피'라는 새로운 심리학파를 창안하는 데 커다란 영향을 주었을 것 같다.

아흔 살의 심리학자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잔잔하게 흘러들어 가슴속에 머문다. 재미나고 유쾌한 에피소드도 있고, 죽음을 선택한 용기도 만날 수 있다. 첫 번째 아내 틸리와의 사랑 이야기는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하다. 죽음을 피할 수 있는 기회를 마다하고 남편과 함께 유대인 수용소로 향하는 아내와 그런 아내의 죽음을 막으려는 남편의 사랑 이야기는 감동이라는 말로 표현하기에는 턱없이 모자라다.

그렇게 이 책은 인생의 다양한 감정을 맛볼 수 있게 한다. 한평생을 인간의 감정과 심리를 연구한 심리학자가 쓴 자서전인 까닭일 것이다. 또 이 책에 담긴 '로고테라피'에 대한 이야기는 이 책을 읽는 재미와 흥미를 배가시킨다. 주로 주석을 통해서 들려주는 '로고테라피'에 대한 이야기는 저자의 또 다른 저서인간의 의미 추구(죽음의 수용소에서)를 찾아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한다.

"특별한서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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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불태우다 - 고대 알렉산드리아부터 디지털 아카이브까지, 지식 보존과 파괴의 역사
리처드 오벤든 지음, 이재황 옮김 / 책과함께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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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을 접한 첫 느낌은 '분서갱유(焚書坑儒)'이다. 책을 불태우고(焚書) 유생을 구덩이에 파묻는다(坑儒)는 무시무시한 사건이 떠오른 것이다. 진시황제가 그러한 까닭은 사상을, 지식인들을 탄압하기 위해서였을 것이다. <책을 불태우다>의 내용을 어느 정도까지는 예측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을 쓴 옥스퍼드 대학 보들리 도서관 관장 리처드 오벤든은 지식 파괴의 역사라는 예측을 넘어 더 큰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책을 불태우는 행위가 가진 정치적인 의미를 보여주고, 개인적인 사유로 자신의 창작물들을 태우려고 하는 또 다른 형태의 지식 파괴를 보여준다.

"잠에서 깨어보니유명인이 돼 있었다."라는 말로 유명한 시인 바이런"한 권의 우리 안의 얼어붙은 바다를 부수는 도끼여야 한다."라는 말로 유명한 카프카가 나란히 이 책에 등장한다. 자신들의 창작물들을 사후에 모두 태워 달라는 부탁을 지인들은 어떻게 처리했을까? 개인적인 기록과 창작물의 훼손이나 파괴는 어떤 의미를 가질까? 개인의 역사가 소멸하는 것은 아닐까? 그렇다면 한 국가의 기록을, 도서관을 태워버린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생각도 하기 싫은 비이성적인 아니 야만스러운 행위일 것이다. 저자는 도서관과 기록관이 필요한 이유다섯 가지 기능으로 정리해 결론에서 언급한다. 그 결론까지 이르는 흥미로운 길을 꼭 함께 해보길 바란다.

책을 태운다는 것은 국가를 떠나서 인류의 역사를 지워버리는 야만적인 행동이다. 그런데 이런 도서관 방화가 그리 드물지 않았다는 점이 더 충격적이다. 여러분이 상상하는 그 시대, 그 인물 이외에도 많은 곳에서 야만적인 행동이 있었다는 점을 이 책이 알려준다. 고대 점토판을 보관하던 도서관을 시작으로 지식과 정보를 담는 책과 그 책을 보관하는 도서관에 대한 이야기를 흥미로운 역사와 함께 재미나게 보여준다. 종교개혁은 부패한 가톨릭을 단죄하였지만 인류 지식 역사에는 커다란 과오를 범하고 말았다. 어떤 잘못일까? 또 점잖은 이미지의 두 나라 영국과 미국이 전쟁을 하면서 적지에 들어가 처음으로 한 일은 무엇일까? 지식의 파괴이다. 그리고 이 책은 그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과거 파괴의 역사에서 발전한 미래의 모습을 끄집어 낼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유서 깊은 도서관의 관장이 들려주는 책과 도서관, 큐레이터의 역사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를 담아낸 정말 재미난 역사 책이다. 책과 도서관, 도서관 사서가 발전해가는 모습을 역사 속 사건들과 함께 들려주고 있어 더 재미나다. 그런데 마치 한편의 다큐멘터리를 보고 있는 듯한 생생한 표현들이 책을 더욱 재미나게 만들고 있다. 재미와 의미를 함께 접할 수 있어, 역사 책도 페이지터너(page-turner) 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다. 한편의 역사 다큐멘터리를 본듯한 진한 여운이 짙게 남는 역사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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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다른 계절의 여행 - 인생의 여행길에서 만난 노시인과 청년화가의 하모니
나태주 지음, 유라 그림 / 북폴리오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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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오랜만에 접해보는 시화집이다. <서로 다른 계절의 여행> 젊은 화가가 그린 아름다운 계절에 ()시인이 깊이 있는 시()를 담았다. 그렇게 아름다운 자연이 작가들의 조화로운 작업을 통해서 우리들 마음속으로 들어온다. 나태주 시인은 이번에도 자연을 보고 사랑을 이야기하고 인생을 그려내고 있다. 

시인의 연륜이 만들어낸 편안한 시어들이 젊은 화가의 그림에 빛을 더해주는 듯하다. 또 젊은 화가 유라가 화폭에 담은 힘 있는 터치들이 노시인의 묵직한 인생 이야기를 더욱 깊이 있게 해주는 듯하다. 유명 걸그룹(걸스데이) 출신의 배우 유라라는 타이틀이 어쩌면 화가 유라에게는 득보다는 실이 클지도 모르겠다. 그림은 잘 모르지만 가볍게 느껴지지 않아서 좋았다. 화가 유라로 불려도 충분하다는 생각이 든다.

시화집의 시작은 봄이다. 우리가 늘 계절의 시작으로 여기며 기다리는 봄을 시작으로 사계절을 4에 담았다. 그런데 각 부의 제목을 이어도 멋진 시가 된다.

봄이 피고 여름이 흐르고 가을이 익고 겨울이 내리다.

나태주 시인의 너무나 유명한 시 풀꽃처럼 이 책에 담긴 시들도 사랑이 넘치는 인생의 지혜를 담고 있다. 자세히 보고 오래 보아야 알 수 있는 사랑과 인생을 만나볼 수 있다. 시는 계절을 따라 여행을 떠나고 그 여정은 우리들 사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노시인은 젊은 화가의 그림을 보고 아름다운 시로 젊은이의 미래를 응원해 준다.

젊은 화가가 보여주는 계절과 연륜 있는 노시인이 들려주는 계절은 다른 듯 같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인생이라는 여행에서 사랑이 가지는 의미를 아름다운 그림과 글로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바로 이 책 속에 있다. 노시인이 들려주는 사랑은 지나온 삶의 여정에서 묻어나는 묵직한 사랑이다. 가벼운 썸이 아니라 인류애처럼 묵직한 사랑인 듯하다. 편안한 문장으로 깊이 있는 삶을 들려주는 노시인의 필력이 고스란히 담긴 책이다.

정말 마음 편하게 해주는 따스함이 묻어나는 작품을, 예술적 아름다움의 조화를 만들어낸 두 작가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두 예술가가 만들어낸 멋진 콜라보네이션이 보는 즐거움과 느끼는 감동을 함께 전해주는 특별한 책이다. 나태주 시인이 젊은 예술가에게 보내는 응원이, 지혜가 담긴 시를 꼭 만나보길 바란다. 노시인의 따뜻함은 이 책을 접하는 모든 이들의 마음으로 전해질 것 같다. 할아버지 같은 마음으로 젊은이들의 삶을 응원하고 있는 할아버지 시인의 따스함을, 힘찬 터치로 부드러운 사랑을 그려낸 젊은 화가의 아름다움을 만나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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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억 벌어 교수직도 던진 최성락 투자법
최성락 지음 / 페이퍼로드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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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바른 투자법을 알려주고 있을것 같아서 넘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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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실에 있어요
아오야마 미치코 지음, 박우주 옮김 / 달로와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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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25. 나에겐 부족하다거나, 혹은 분에 넘친다고 믿었던 일도 환경이 달라지면 정반대가 될 수 있는 것이다.

 

각기 다른 고민을 안고 살던 이들이 저마다의 사연으로 우연히 찾은 지역 커뮤니티 센터 안에 있는 작은 '도서실'에서 찾은 소중한 변화를 들려주는 따뜻함이 담긴 아오야마 미치코의 장편소설 <도서실에 있어요>를 만나보았다. 특별하지 않은 너무나 평범한 도서실에 있는 무엇이 어둡고 피폐했던 그들의 마음에 따스한 변화를 만들어 낸 것일까?

이야기는 다섯 명의 인물들이 도서실 사서 고마치에게 듣게 되는 작은 질문으로 시작한다."뭘 찾고 있지?" 그들은 특별한 것을 찾고 있지는 않았다. 그저 자신들이 필요한 책을 추천받기를 원했다. 그런데 고마치의 질문에 갑자기 자신들이 가지고 있던 문제들을 생각하게 되고 해결책에 다가서는 느낌을 받게 된다. 그리고 그 느낌은 고마치가 전해준, 자신들이 찾고 있던 책들과는 전혀 다른 책 한 권으로 조금 더 확실해진다. 삶의 방향을 잃고 방황하던 이들에게 고마치가 선물한 양모 펠트로 만든 소품들은 신비하게도 다섯 명의 인생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 자신감을 회복하게 해준다. 하지만 고마치는 그들이 느끼고 찾은 새로운 길은 각자 자신들이 찾은 것이라 들려주고 있다.

 

다섯 명의 인물들은 각자의 삶을 보여주고 고민을 들려주며 다섯 편의 이야기 속 주인공이 된다. 흥미롭게도 다섯 편 모두에 등장하는 고마치의 첫인상을 다섯 명 모두 다르게 표현하고 있다. 아마도 우리들의 팍팍한 삶도, 우리들이 가지고 있는 고민들도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 마음속에 품고 있는 것에 따라 다르게 변할 것이다. 그리고 이 이야기는 그런 변화를 담고 있는 듯하다. 따뜻하고 좋은 방향으로 변화하는 삶은 결국 우리들 자신이 찾아야 한다고 들려주고 있는 듯하다.

p.174. "당신도 마찬가지야. 아마 인생에서 가장 열심일 때는 태어날 때일걸? 이후의 일들은 틀림없이 그때만큼 힘들지는 않을 거야. 그토록 엄청난 일도 견뎌냈으니, 충분히 극복할 수 있어."

등장인물 각자가 도서실에 마주한 것은 아마도 자신들의 지친 삶 일 것이다. 그리고 또 마주하게 된 것은 삶의 변화일 것이다. 제목에서 말하고 있는 도서실에 있는 것은 어쩌면 우리가 찾고 싶었던, 바라고 있던 인듯하다. 그리고 그 꿈에 다가서게 도와주고 있는 고마치가 전해준 양모 팰트로 만든 소품들은 우리 인생을 다시 바라볼 수 있게 해주는 용기인듯하다.

대형마트 여성복 매장에서 일하는 도모카는 고향 친구들에게는 도쿄에 사는 기대주이다. 하지만 현실은 앞날이 막막한 그저그런 직장인이다. 또 앤티크 숖이라는 오랜 꿈은 현실과 부딪치며 멀어져 가는 듯한 도, 임신과 출산으로 이른바 경단녀가 된 나쓰미도 막막한 현실에서 우연히 고마치를 만나 새로운 희망을 보게 된다. 백수 히로야도, 정년퇴직한 마사오도 불안하고 답답한 오늘을 고마치를 만나 해결해 나간다. 재미난 다섯 이야기가 서로 조금씩 겹치고 있어서 재미와 흥미를 더해준다. 다섯 이야기는 모두 다 따뜻하다. 또 모두 다 우리 이야기이다. 그래서 더욱 공감하며 만날 수 있었던 의미 있는 소설이다.

"달로와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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