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실에 있어요
아오야마 미치코 지음, 박우주 옮김 / 달로와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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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25. 나에겐 부족하다거나, 혹은 분에 넘친다고 믿었던 일도 환경이 달라지면 정반대가 될 수 있는 것이다.

 

각기 다른 고민을 안고 살던 이들이 저마다의 사연으로 우연히 찾은 지역 커뮤니티 센터 안에 있는 작은 '도서실'에서 찾은 소중한 변화를 들려주는 따뜻함이 담긴 아오야마 미치코의 장편소설 <도서실에 있어요>를 만나보았다. 특별하지 않은 너무나 평범한 도서실에 있는 무엇이 어둡고 피폐했던 그들의 마음에 따스한 변화를 만들어 낸 것일까?

이야기는 다섯 명의 인물들이 도서실 사서 고마치에게 듣게 되는 작은 질문으로 시작한다."뭘 찾고 있지?" 그들은 특별한 것을 찾고 있지는 않았다. 그저 자신들이 필요한 책을 추천받기를 원했다. 그런데 고마치의 질문에 갑자기 자신들이 가지고 있던 문제들을 생각하게 되고 해결책에 다가서는 느낌을 받게 된다. 그리고 그 느낌은 고마치가 전해준, 자신들이 찾고 있던 책들과는 전혀 다른 책 한 권으로 조금 더 확실해진다. 삶의 방향을 잃고 방황하던 이들에게 고마치가 선물한 양모 펠트로 만든 소품들은 신비하게도 다섯 명의 인생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 자신감을 회복하게 해준다. 하지만 고마치는 그들이 느끼고 찾은 새로운 길은 각자 자신들이 찾은 것이라 들려주고 있다.

 

다섯 명의 인물들은 각자의 삶을 보여주고 고민을 들려주며 다섯 편의 이야기 속 주인공이 된다. 흥미롭게도 다섯 편 모두에 등장하는 고마치의 첫인상을 다섯 명 모두 다르게 표현하고 있다. 아마도 우리들의 팍팍한 삶도, 우리들이 가지고 있는 고민들도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 마음속에 품고 있는 것에 따라 다르게 변할 것이다. 그리고 이 이야기는 그런 변화를 담고 있는 듯하다. 따뜻하고 좋은 방향으로 변화하는 삶은 결국 우리들 자신이 찾아야 한다고 들려주고 있는 듯하다.

p.174. "당신도 마찬가지야. 아마 인생에서 가장 열심일 때는 태어날 때일걸? 이후의 일들은 틀림없이 그때만큼 힘들지는 않을 거야. 그토록 엄청난 일도 견뎌냈으니, 충분히 극복할 수 있어."

등장인물 각자가 도서실에 마주한 것은 아마도 자신들의 지친 삶 일 것이다. 그리고 또 마주하게 된 것은 삶의 변화일 것이다. 제목에서 말하고 있는 도서실에 있는 것은 어쩌면 우리가 찾고 싶었던, 바라고 있던 인듯하다. 그리고 그 꿈에 다가서게 도와주고 있는 고마치가 전해준 양모 팰트로 만든 소품들은 우리 인생을 다시 바라볼 수 있게 해주는 용기인듯하다.

대형마트 여성복 매장에서 일하는 도모카는 고향 친구들에게는 도쿄에 사는 기대주이다. 하지만 현실은 앞날이 막막한 그저그런 직장인이다. 또 앤티크 숖이라는 오랜 꿈은 현실과 부딪치며 멀어져 가는 듯한 도, 임신과 출산으로 이른바 경단녀가 된 나쓰미도 막막한 현실에서 우연히 고마치를 만나 새로운 희망을 보게 된다. 백수 히로야도, 정년퇴직한 마사오도 불안하고 답답한 오늘을 고마치를 만나 해결해 나간다. 재미난 다섯 이야기가 서로 조금씩 겹치고 있어서 재미와 흥미를 더해준다. 다섯 이야기는 모두 다 따뜻하다. 또 모두 다 우리 이야기이다. 그래서 더욱 공감하며 만날 수 있었던 의미 있는 소설이다.

"달로와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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