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래곤 티스
마이클 크라이튼 지음, 이원경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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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마이클 크라이튼은 열네 살 때 뉴욕타임스에 기행문을 투고했을 정도로 뛰어난 문학적 기질을 보이며 하버드대학교 영문학과에 진학하지만 전공을 바꿔 인류학으로 졸업을 한다,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인류학 강의를 하다가 다시 하버드대학교에 돌아와 의대를 졸업한다. 남들은 한 번도 다니기 힘들다는 하버드를 두 번이나 그것도 의대까지 졸업한 마이클 크라이튼은 의대 시절 쓴 의학 스릴러『위급한 경우에는』으로 에드거 상을 수상하며 작가로 데뷔한다.

 

그리고 수많은 작품들을 만들었지만 우리에게 가장 잘 알려진 것은 아마도 영화<쥬라기 월드>시리즈의 원작『쥬라기공원』과 의학 드라마『ER』일 것이다. 그런데 쥬라기 공원의 프리퀄 격이라는 작품이 있어서 만나보았다. 작가 마이클 크라이튼 사후 아내에 의해 발견되었다는 사실도 흥미롭지만 그 제목부터 너무나 흥미롭다. 흥미로운 작가가 그려낸 재미난 이야기 드래곤 티스에는 아직 거대 파충류가 이름을 찾지 못해서 공룡 (dinosaur恐龍) 의 이빨 대신 용(dragon)의 이빨이 있다.

 

<드랜곤 티스 dragon teeth> 용의 이빨에서 볼 수 있듯이 이 이야기의 배경은 공룡(dinosau)이 아직 우리들에게 친숙하지 않았을 때로 하고 있다. 공룡의 뼈보다는 황금을 찾아 서부로 모여들던 1870년대 우연히 공룡 화석 탐사대의 일원이 된 윌리엄 존슨의 모험담을 담은 정말 재미난 이야기이다. 아직은 공룡을 거대 파충류라 생각하던 때에 지나친 사명감으로 서로를 원수 보듯 하는 두 교수 마시와 코프 사이에서 재미난 경험을 하게 되는 열여덟 살 대학생 윌리엄 존슨은 왜 서부에 가게 되는 걸까? 그 까닭부터 이 소설이 심상치 않은 재미를 줄 것으로 예상하게 한다.

 

공룡에는 아무런 관심도 없고, 서부에는 가고 싶었던 적도 없던 철부지 부잣집 도련님 윌리엄이 서부로 가서 어설픈 총잡이가 되는 과정은 정말 재미나고 흥미진진하다. 인디언과의 추격 장면도, 악명 높은 악당과의 결투 장면도 정말 긴장감 넘쳤다. 책을 읽는 내내 마치 서부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공룡 뼈 화석은 아직 서부영화의 한 소재로 등장한 듯했다. 서부시대에 금을 좇던 이들처럼 오늘도 돈을 좇는 이들에게 돈보다 더 소중한 것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황금과 화석을 비교하고 있는 지도 모르겠다.

 

너무나 지나친 열정을 가진 두 교수 마시코프가 특별한 것은 실존했던 인물들이라는 것이다. 물론 소설이니만큼 많은 상상이 더해졌지만 이 둘의 기본 관계 즉 심한 적대 관계는 그대로 표현되어있다. 그리고 둘의 대립이 이야기를 끌고 간다. 실존 인물들 사이에 존재하는 허구의 주인공 윌리엄 존슨이 마치 현실 세계(필라델피아)와 가상 세계(서부: 인디언)를 오가며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듯했다. 현실의 세계와 경계가 모호한 가상의 세계가 공존하고 있는 듯해서 더욱 환상적이었다.

 

이 책에는 티라노사우루스 같은 공룡은 없다. 하지만 서부시대 가장 유명했던 총잡이를 만날 수 있다. 그런데 이 책이 왜 쥬라기 공원의 프리퀄일까? 이 책을 읽어보면 금방 동의하겠지만 그래도 의심스럽다면 서부시대 유명했던 그 총잡이가 왜 등장하는지 만나보면 쥬라기 공원의 프리퀄이라는 데 동의하게 될 것 같다. 공룡 화석 때문에 서부를 종횡무진 누비게 되는 주인공의 웃기고도 슬픈 이야기, 흥미롭고 황당하기까지 한 주인공 윌리엄의 서부 탐험 이야기는 해피엔딩일까? 이 책에 등장한 서부 시대 실제로 유명했던 총잡이는 누구일까? 더운 밤 편안하게 읽을 수 있는 정말 흥미진진한 서부 이야기 아니 공룡 화석 발굴의 시작을 다룬 소설 <드래곤 티스>를 만나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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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이 필요한 순간 - 삶의 의미를 되찾는 10가지 생각
스벤 브링크만 지음, 강경이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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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p.253. 좋은 삶은 행복이 아니라 의미에 달려 있다.

 

마음 한편에서 울려 퍼지는 불안과 허무함을 철학을 통해서 극복해보자는 스벤 브링크만 의 책 <철학이 필요한 순간>을 만나본다. 알보그대학교 심리학과 교수인 저자가 라디오 방송에서 강의했던 철학을 풀어 담은 책이 <철학이 필요한 순간>이다. 저자는 '자아'와 '행복'에 대한 색다른 접근을 보여준다. 다분히 주관적일 수밖에 없는 두 개념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기를 이야기한다. 그 까닭으로 저자는 누군가와 관계를 맺을 수밖에 없는 현대인들의 삶을 들고 있다. 그러면서 저자 브링크만은 다양한 관계 속에서 진정한 '내 삶의 주인'으로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보여주고 있다.

 

브링크만은 행복한 자아로 철학적으로 충만한 삶을 사는 방법으로 10가지를 보여주고 있다. 철학적인 10가지 관점을 들려주며 고대 그리스부터 현재에 이르는 철학자들의 깊은 사유를 함께 들려주고 있다. 딱딱하고 지루한 철학 이야기를 너무나 풍부하고 섬세한 예시들과 함께 들려주고 있어서 좋았다. 마치 이 책은 철학을 들려주고 있는 책이 아니라 유명 영화의 명장면을 소개해주는 책 같았다.

우리가 살면서 한 번쯤은 생각해 보았을, 다른 책이나 매체들을 통해서 한 번은 접해보았을 선(善), 존엄성, 약속, 자기, 진실, 책임, 사랑, 용서, 자유, 그리고 죽음에 대한 철학적인 접근을 영화, 소설 등의 다양하고 재미난 예시 등을 통해 쉽게 보여주고 있다. 쉽고 재미난 철학 책을 만난다는 것은 정말 너무나 행복한 일이다.

이 책이 주는 또 다른 행복 또한 색다름이다. 철학에 대한 색다른 관점을 보여주면서 새로운 만남을 주선하고 있다. 언제나 새로운 만남은 설렘과 흥분을 함께한다. 전에 모르던 새로운 철학자들을 만나고 그들을 검색해 보는 새로움이 주는 행복을 제대로 느끼면서 그들의 철학적 사고를 만날 수 있었다. 10가지의 철학적 관점에서 자신들의 철학적 사고를 펼치는 철학자들의 모습을 만나보는 시간은 정말 특별한 시간이 될 것이다.

 

10가지의 관점을 철학적인 사고로 접근해보는 시간은 어렵고 힘들 것 같은 데 브링크만이, 이 책이 철학적인 사고의 쉽고 편안한 접근법을 보여주고 있는 듯하다. 저자와 담당 철학자가 들려주는 흥미로운 이야기를 듣다 보면 자연스럽게 우리들의 삶에 철학적인 사고가 왜 필요한지 알게 되고 느끼게 된다. 철학 책을 어려워서 엄두를 못 내던 이들에게는 정말 친절한 철학 입문 안내서가 될 것이고, 철학 책을 즐기는 이들에게는 색다름이 주는 즐거움을 맛보게 해 줄 것이다. 더운 여름 시원함을 느끼게 해주는 철학 책을 찾고 있다면 <철학이 필요한 순간>을 바로 읽어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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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팔이 의사
포프 브록 지음, 조은아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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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p.403. 윌리엄 앨런 화이트가 말했다. "그가 가진 재능을 조금만 더 정직하게, 조금만 더 똑똑하게 사용했더라면…… 그는 진정으로 위대한 지도자가 되었을지도 모른다."

 

Charlatan : (지식·기술이 있는 척하는) 사기꾼, 돌팔이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인 <돌팔이 의사>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소설이다. 논픽션 작품을 주로 써온 포프 브록이 20세기 미국의 가장 뻔뻔한 사기꾼이라 불리는 존 R.브링클리를 주인공으로 너무나 재미난 이야기를 보여주고 있다. 위험한 사기꾼 브링클리와 그를 뒤쫓는 모리스 피시바인과의 흥미진진한 대결은 맷 데이먼 주연의 영화로 제작될 예정이라고 한다. 맷 데이먼의 역할은 브링클리가 될 것 같고 그렇다면 열정적으로 면허 없는 살인마를 뒤쫓는 피시바인의 역은 어떤 배우가 맞게 될까? 너무나 기다려지는 영화가 한 편 더 늘었다.


보통의 돌팔이들은 자신의 무지함을 숨기기 위해 작은 사기극을 벌이고는 그곳을 떠난다. 하지만 20세기 미국에서 가장 뻔뻔한 사기꾼이라 불리던 브링클리는 병원과 약국을 차리고 정착해서 사기를 친다. 그런데 그 사기극이 너무나 어이없고 또 이해하기도 힘든 의료 사기극이다. 인류가 지금까지도 바라는 꿈이 있다면 진시황도 이루지 못한 불로장생일 것이다. 그런데 여기에 남성들만의 꿈이 하나 더 있다. 그리고 브링클리는 남성들만의 꿈; 정력을 모티브로 한 말도 안되는 사기극으로 미국 의사들의 소득이 7000달러에 미치지 못하던 1930년대에 1200만 달러를 벌어들였다고 한다.

 

 

 

p.39. "당신은 정력 넘치는 남자다운 남자입니까?"

 

그렇다면 브링클리가 선택한 정력 회복 방법은 무엇이었을까? 시대를 앞서간 것인지 아니면 그저 무지가 낳은 용기인지는 모르겠지만 그가 선택한 염소 고환 이식은 엄청난 인기를 끌었고 그에게 엄청난 부와 명예를 가져다주었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염소의 고환을 사람의 음낭에 넣는 것만으로 발기 부전이 치료될지도 의문이지만 수술 자체가 너무나 위험하지 않을까 싶다. 그런 위험을 무릅쓰면서까지 사람들이 얻으려했던 것은 무엇일까? 브링클리는 그런 사람들의 심리를 광고를 통해서 제대로 이용하고 있다. 라디오를 통한 광고를 통해서 자신의 사기극을 확장시켜나가는 모습은 브링클리의 천부적인 사업자 기질을 볼 수 있었다.
 

그런 주인공의 사기극을 멈추기 위해 끝까지 추적하는 피시바인은 1912년 러시 의과대학을 졸업했다. 하지만 의사의 길을 가지는 않는다. 그리고는 의학 전문학교에서 최소한의 교육만 받고 면허를 100달러에 산 전문성과는 거리가 먼 가짜 의사 브링클리를 열정적으로 뒤쫓는다. 의대를 졸업하고 의사를 선택하지 않은 피시바인과 의대는 가보지도 않은 체 의사를 하고 있는 브링클리의 대결은 무언지 모르게 아이러니하게 느껴진다. 그리고는 계속된 둘의 긴장이 이야기를 더 재미나고 흥미롭게 해준다. 사업가로서 브링클리는 성공적이었지만 의사로서는 최악이었다. 브링클리의 클리닉에서 수술 후 누워서 나온 사람이 42명이나 된다고 하니 말이다.  


수술이 잘못된 많은 환자들을 보면서도 브링클리를 의사로서 찾아온 이들은 무엇을 바랐던 것일까? 나는 괜찮을 것 같다는 요행을 바랐던 것일까? 무지가 만들어낸 해프닝으로 돌리기에는 희생자가 너무 많고 브링클리의 사기극이 너무나 대담했다. 희대의 사기꾼 브링클리가 들려주는 영업 수완은 배워도 사람의 목숨을 담보로 한 가짜 의술은 버려야 할 것이다. 사람들이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가장 잘 파악하고 심리적으로 접근할 줄 알았던 브링클리가 조금만 더 선한 사람이었다면 엄청난 부와 명예를 축척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것도 안전하게. 그런데 이야기 속에서 보여주는 브링클리의 뻔뻔함은 공상허언증 환자처럼 자신의 거짓말을 확고하게 믿는 듯하다. 즉 피시바인에게는 사기일지 몰라도 브링클리 자신에게는 절대로 사기가 될 수 없었을 것이다. 브링클리가 벌인 사업이 정말 사기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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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가 대체 뭔가요? - 세상에서 가장 정확하고 간결한 자본주의 설명서
조너선 포티스 지음, 최이현 옮김 / 아날로그(글담)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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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런던 킹스칼리지 경제학과 교수 조너선 포티스가 누구나 알고 있는 듯하지만 정확하게는 설명하지 못하는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자본주의'에 대해 너무나 친절하게 설명해주고 있는 책을 만나본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의 주류가 된 그래서 너무나 평범한 단어가 되어버린 '자본주의'에 대해서 정확하고 간결하게 설명해주고 있는 <자본주의가 대체 뭔가요?>가 바로 그 책이다. 이 책은 다르 ㄴ경제 서적에서 볼 수 있었던 자본주의의 장, 단점이나 다른 사상들과의 비교는 찾아볼 수 없다. 하지만 자본주의를 이해 하는 데 도움이 되는 모든 것들을 만나볼 수 있다. 자본주의와 진화론이 무슨 관계가 있을까?

이 책은 경제학을 전공하고 오랜 시간 경제학을 연구한 경제학자의 이론적인 관점을, 그리고 실제 경제 정책 수립에도 관여했던 경제 각료의 실질적인 관점을 함께 볼 수 있어서 더욱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이론에 치우치지도, 현실 경제에 치우치지도 않은 균형 잡힌 저자의 깊이 있는 생각을 특별한 50가지의 키워드를 통해서 만날 수 있다. '들어가는 말'에서 저자가 언급했듯이 이 책은 자본주의를 경제학적인 관점뿐만 아니라 역사, 정치, 사회 그리고 문화 등의 다양한 관점으로 서술하고 있다. 그래서 경제학이 주는 지루함과 난해함을 한방에 털어버리고 있다.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과 카를 마르크스의 자본론이 들려주는 자본주의 이야기는 무엇일까?

<자본주의가 대체 뭔가요?>의 가장 큰 장점은 자본주의에 대해서 쉽고 섬세하게 설명하고 있다는 것이다. 저자가 바라던 목적은 200% 달성 했다. 하지만 이 책이 가진 또 다른 매력은 저자의 이야기를 일방적으로 듣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중간중간 위치하고 있는 좋은 문장들을 통해서 같이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부여하고 있다는 데 있는 듯하다. 생각할 수 있는 여유가 지루하고 난해한 자본주의를 조금은 편안하게 만날 수 있게 도와주고 있다. 거기에 다양한 도표 등의 그림들, 그리고 책의 끄트머리에 조용하게 우리에게 도움을 주는 '주요 용어' 해설까지 이 책이 주는 배려가 자본주의와의 만남을 쉽고 즐겁게 해주고 있다. 모호한 경제 자본주의를 다룬 책을 이렇게 쉽고 편안하게 읽을 수 있을까?

자유시장, 자본, 화폐, 성장, 실업, 이민, 환경, 노동의 미래 등이 다양하고 흥미로운 키워드를 따라서 자본주의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보는 것도 즐거웠지만 더욱 즐거웠던 것은 각 키워드의 설명 끝에서 만날 수 있는 'SUMMARY'이었다. 책의 첫 키워드는 '자본주의란 무엇인가?'였고 첫 'SUMMARY'는 '자본주의의 핵심 개념은 생산 수단의 사적 소유이다.'이었다. 책을 완독하고 키워드와 'SUMMARY'만을 따로 읽어보는 재미도 상당히 좋았다. 그리고 그 과정을 통해서 다시 한번 자본주의와 경제에 대한 기초를 되새겨보게 되었다. 경제학을 다룬 책이 이토록 흥미로울 수 있을까?

 

거시경제 전문가답게 저자는 책의 마지막을 '자본주의의 미래'에 할애하고 있다. 가격이 지배하는 국소적인 시장이 아닌 전반적인 경제 여건을 기반으로 우리의 미래를 들려주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이 파트가 가장 좋았다. 앞의 많은 키워드를 통해서 알게 된 자본주의적인 시선으로 우리 경제의 미래를 함께 엿볼 수 있다는 것이 너무나 흥미로운 경험이었다. 누구나 그 속에 살면서 어렴풋하게 알고 살아가는 자본주의에 대해서 쉽고 편안하게 배워보고 싶다면, 거기에 덤으로 자본주의를 통해서 경제에 대한 기초도 배우고 싶다면 <자본주의가 대체 뭔가요?>를 꼭 한번 만나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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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병 속 지옥 일본 추리소설 시리즈 6
유메노 큐사쿠 지음, 이현희 옮김 / 이상미디어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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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미디어가 만들어내고 있는 일본 추리소설 시리즈여섯 번째 책을 만나본다. 이번 책은 1920년대 중반에서 1930년대 초반까지 활동한 작가 유메노 규사쿠(ゆめのきゅうさく) 의 단편들로 구성되어 있다. 우리에게는 낯선 작가이지만 일본 추리 문학계에서는 나름 인지도가 있는 듯하다. 본명은 스기야마 다이토인데 필명 유메노 규사쿠(夢野久作)는 '몽상가'라는 뜻이라고 한다. 작가가 부친의 말에서 힌트를 얻어 지은 필명이라 하는 데 이번 작품집을 읽어보면 필명이 저절로 떠오르게 될 것이다. 정말 타고난 이야기꾼을 만난듯했다. 1926년 『기괴한 북』으로 데뷔한 작가는 독특한 이야기들을 많이 들려주었는데 그중에서도 작가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도구라· 마구라(ドグラ ·マグラ)』일본 추리소설사의 3대 기서(奇書)라고 한다.

 

<유리병 속 지옥>에는 크게 12편의 단편들이 담겨있다. 그리고 그 시작에는 유메노 규사쿠의 데뷔작인 『기괴한 북』이 자리하고 있다. 당시 일본에서는 에도가와 란포가 말했듯이 '탐정소설을 유행시키기 위해 탐정소설과 비슷한 일군의 소설을 편의상 탐정소설에 속하게 하는 경우'(p.429)가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이 작가의 소설들이 그런 일군의 소설에 포함되는 것 같다. 우선 이 책에 수록된 단편들 중에 직업이 탐정인 사람은 단 일 인도 등장하지 않는다. 그나마 『노순사』라는 이야기에 퇴직 경찰이 나와서 사건을 해결한다. 솔직히 추리 소설이라고 말할 수 있는 소설은 이 작품 하나인듯하다.

 

『시골의 사건』은 신문의 단신란에 나올법한 재미난 이야기들이 다수 담겨있다. 후쿠오카 북부의 시골을 주 무대로 한 신기한 이야기들을 들려주고 있는 데 순박한 시골에서'알리바이'가 갖게 되는 의미는 정말 재미나다. 무지가 만들어낸 정말 재미난 이야기들이 있는가 하면 『기괴한 꿈』에서는 무지한 시골이 아닌 근대화된 도시에서의 막연한 두려움을 보여주고 있다. 공장, 비행기, 도로, 병원 등 근대화가 만들어낸 '새로움'에 대한 두려움이 재미나게 그려져있다. 그런데 신문기자였던 당시의 기억이 좋지 못했는지 『미치광이 지옥』등에서 보이는 기자의 이미지는 썩 좋지 못했다.

개인적으로는 『유리병 속 지옥』을 만나고 이 단편집의 제목으로 왜 이 작품이 선택되었는지 쉽게 알 수 있었다. 수록된 나머지 작품들도 훌륭했지만 이 작품은 조금 더 훌륭했다고 해야 할까. 무인도에 표류한 사람들의 심리를 표현한 작품들은 많이 있다. 하지만 친 남매가 작은 섬에 표류하며 겪는 이야기는 처음 접해보았다. 소년과 소녀로 처음 표류했을 때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조금씩 성장해 가면서 여러가지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육체적인 성장에서 오는 두 남매의 심리적인 괴로움을 정말 잘 표현하고 있는 작품이었다.

너무나 다양한 이야기들이 다양한 장르를 만들어내고 있는 단편집이다. 평소에도 장르에 의미를 두지 않고 소설을 접해서인지 모르겠지만 이 책은 마치 '소설 종합 선물 세트'같았다. 판타지 이야기도 등장했다가 사회 문제도 다루다가 스파이 이야기까지 다루는 정말 흥미롭고 재미나게 읽을 수 있었다. 같은 흐름을 가진 이야기가 아니라 전혀 다른 흐름의 이야기들이 연속하고 있어서 너무나 즐겁게 다음 이야기를 만날 수 있었다. 그런데 시시각각 변하는 흐름 속에서도 전체적으로 변하지 않는 큰 흐름 하나가 있다. 그것은 바로 작가의 뛰어난 '심리 묘사'이다. 수록된 모든 작품에서 깊이 있는 심리 묘사를 만나볼 수 있다.

그런데 그 심리 묘사의 배경은 '광기'에 있는 듯하다. 정신병원의 병실이 배경이 되는 작품도 있고 정신병 환자의 독백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는 작품도 있다. 그리고 그 광기가 만들어내는 '꿈'이 또 다른 이야기를 만들어 내고 있는 듯하다. 미친 것인지 미치지 않은 것인지 애매하고, 꿈인지 생시인지가 애매한 정말 신비한 이야기들이 펼쳐지고 있다. 이 책에 담긴 이야기에서 탐정은 만날 수 없었지만 탐정 없이 즐기는 추리소설의 재미를 제대로 맛 보여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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