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자살되세요, 해피 뉴 이어
소피 드 빌누아지 지음, 이원희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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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P.45.죽는 것이 두렵지 않으면 사는 것도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 어느 정도는.

 

P.149. 나는 그 여자를 모른다...그렇지만 그 여자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 느낌이다. 나는 그녀를 죽음의 문턱까지 배웅했고, 그 여자는 나를 생명의 문턱으로 배웅했다.200미터 릴레이처럼 우리는 바통 터치를 했다. 그녀가 고이 잠들어 있는 동안 나는 계속 달릴 거다. 그리고 무엇보다 살아갈 거다.

 

P.168. "실비, 불행에 크고 작은 건 없어. 불행한 사람들은 각자 나름의 이유가 있는 거니까.

 

P.171. 이번에 나를 취하게 만드는 건 알코올이 아니라 인생이다.

 

P.175~176. 나는 머릿속의 여자와 건배를 한다. 그 여자에게 고맙다...그 여자 덕분에 나는 살아 있고,은둔처에서 밖으로 나오는 길을 찾았다. 내가 몰랐던 살고 싶은 욕망에 사로잡혀 있다. 나는 베이스 리듬에 맞춰 심장이 뛰는 걸 느낀다. 나는 말할 수 있다. 오늘 저녁 내 자리는 행복한 무리속이라고.

 

P.188. "....내가 매장하려는 것이 내버려지고 외로운 한 여자일 뿐만 아니라 나의 고독이기도 하다는 걸 깨달았거든."

 

제목부터 시선을 강탈해 버리는 강렬한 소설 <행복한 자살되세요, 해피 뉴이어>를 만나본다. 제목은 강렬한 죽음을 말하고 있지만 표지의 전체적인 이미지는 밝다.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한껏 내고 있다. 자살과 해피를 한 문장에서 만나니 어딘가 모르게 불편하다. 그런데 그 불편함이 묘하게 작품 속으로 끌려들어 가게 한다. 참 묘한 매력을 가진 책이다. 묘한 매력을 가진 이 이야기는 소피드 빌누아지라는 프랑스 작가의 소설 데뷔작이라고 한다. 접해보면 알겠지만 신인의 폐기가 구석구석에서 느껴지는 역동적인 작품이다.

 

너무나 역동적이어서 숨이 찰 때도 있지만 반대로 너무나 감성적인 문장들이 눈물샘을 자극하기도 한다. 주인공 실비의 변덕스러운 노처녀 히스테리를 제대로 느낄 수 있는 듯하다. 45세라는 중년의 나이에 아버지의 죽음으로 혼자가 된 실비는 '자살'을 꿈꾼다. 그것도 모두들 행복에 젖어있을 크리스마스 때의 자살을 계획하고 있다. 그리고 자신의 생각을 '심리치료사'에게 이야기하게 된다. 심리치료사라는 직업이 얼마나 피곤 할 지 상상이 가는 대목이다. 크리스마스에 자살을 계획하는 외로움과 무력감에 빠진 고독녀 실비에게 멋쟁이 심리치료사는 어떤 처방을 내릴까?

 

심리치료사 프랑크의 처방이 이 이야기의 어둠을 날려버린다. 시원하게. 처방에 따라 실비가 보여주는 유머나 해학은 죽음이라는, 자살이라는, 고독이라는 어둠 속이 아니라 설렘과 웃음, 즐거움이 가득한 빛 속에 있다. 밝은 빛 속에서 죽음을 생각하기는 쉽지 않겠지만 역시 주인공 실비의 오래된 고독의 내공은 여전히 자살 언저리를 헤맨다. 크레바스 속에 갇힌 오랜 고독을 깨부술 수 있는 것은 외부에서 비치는 빛이 아니라 실비 자신의 내부에서 비치는 빛일 것이다.

 

고독의 크레바스 속에서 실비를 구원해줄 열정의 불빛은 어디에서 만나게 될까? 실비의 마음속에서 삶에 대한 열정의 불꽃을 피우게 되는 계기는 무엇일까? 실비가 외로움에 지쳐 삶을 접으려 할 때 보았던 강물에 떠있던 남자는 자살을 그리게 했다. 하지만 지하철역에서 죽어가던 한 여자는 실비에게 살아야겠다는 강한 희망과 열정을 선물한다. 같은 죽음을 보고 심지어 강물의 남자는 살고 지하철역의 여자는 죽었는데 무엇이 실비의 마음을 움직이게 했을까? 어떤 죽음은 실비에게 삶의 열정과 에너지가 되고 어떤 삶은 실비에게 자살을 생각하게 하였는지 실비의 감정 변화를 따라가보는 재미도 상당한 작품이다.

 

삶의 에너지를 새롭게 얻게 된 실비가 한 처음 행동은 무엇일까?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아니 매일 꿈꾸고 있을지도 모를 그 일을 행한다. 역시 시원하게. 그리고는 자신이 계획한 또 다른 일에 친구들을 끌어들인다. 유일한 친구 베로니크와 새롭게 친구가 된 누군가와 함께 정말 의미 있는 일을 꾀하고 그 일을 통해서 세 사람은 각자의 슬픔에서 아픔에서 자유로워진다. 누군가의 아픔을 슬픔을 고독을 치유하기에 충분한 따뜻함을 가진 작품이다. 고독에 사로잡혔던 실비가 자살률 1위인 우리나라 자살률을 단번에 낮춰줄 것 같다. 지금 우울하거나 외롭다면 크리스마스에 자살을 계획하고 있는 실비를 만나보길 바란다. 지금 삶이 무료하고 지루하다면 심리치료사 프랑크의 처방을 받아보시길 바란다. 실비와 프랑크의 엉뚱함이 만들어낸 삶의 에너지는 상당히 오랫동안 크레바스를 녹여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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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센트 그리고 테오 - 반 고흐 형제 이야기
데보라 하일리그먼 지음, 전하림 옮김 / F(에프)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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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P.55. "고맙지만 괜찮아. 모름지기 자기 짐은 자기가 들어야지." 빈센트는 이렇게 답한다.

 

가끔씩 접하는 예술가나 예술작품에 관한 책들은 언제 읽어도 새롭고 흥미롭기만 하다. 그건 아마도 예술에 관한 지식이 백지 수준에 가깝기 때문에 느낄 수 있는 즐거움일 것이다. 전혀 모르는 무엇인가를 접하고 알아간다는 것은 너무나 행복한 일이다. 그런 행복을 다시 한번 느끼기 위해 우리에게 너무나 잘 알려진 빈센트 반 고흐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빈센트 그리고 테오>이다. 반 고흐의 그림을 연상하게 하는 표지 그림부터 정말 인상적이다. 그리고 미술계의 거장 빈센트 반 고흐의 동생 테오가 함께 하고 있는 제목은 더욱 인상적이었다. 빈센트 반 고흐를 말할 때 함께 떠오르는 테오의 인상은 정말 착하고 헌신적인 동생인데 실제 테오의 모습은 어땠을까? 빈센트의 삶을 만나는 즐거움에 전혀 알지 못했던 테오의 삶을 볼 수 있다는 즐거움이 더해져 책장은 술술 넘어갔다.

 

어렴풋이 알고 있기로는 고흐의 작품세계를 가장 잘 이해해주었던 이가 동생 테오라고 했다. 그리고 정신적으로도 육체적으로도 피폐했던 형 빈센트 반 고흐 위해 물심양면으로 지대한 도움을 준 이 또한 동생 테오하고 했다. 아마도 저자 데보라 하일리그먼은 예술가 반 고흐에 대한 이해를 그의 지척에서 죽을 때까지 함께한 동생 테오에 대한 이해와 함께 한다면 더욱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는 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저자는 빈센트와 테오가 주고받은 편지를 바탕으로 그들의 관계를 그리고 그들의 삶을 아름답게 담고 있다. 섬세하게 묘사된 문장들은 한 폭의 아름다운 그림을 보는 듯하고 두 사람이 대화하는 듯한 이야기 전개는 마치 한편의 아름다운 영화를 보는 듯하다. 아마도 이점들이 수많은 상을 수상할 수 있었던 까닭일 것이다. 보스턴 글로브 혼북상, 마이클 프린츠상, 시빌스 논픽션상, 골든 카이트상, YALSA 논픽션상

 

어려서 죽은 장남을 대신해서 반 고흐 집안의 장남으로 살아야 했던 빈센트와 사회적인 적응에 실패한 형 빈센트를 대신해서 집안의 장남으로 살아야 했던 테오의 삶은 닮은 듯 다르고 다른 듯 닮아있다. 화상의 길과 종교인의 길에서 방황하던 빈센트는 자신의 길을 정하지 못하고 개신교 목사였던 아버지와 예술적인 기질이 뛰어났던 어머니의 걱정스러운 아들이 되고 만다. 미술상으로 인정받으며 안정적인 삶을 사는 테오와는 비교도 할 수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테오 역시 형 빈센트와 비슷한 방황의 시기를 겪었다는 내용을 접하면서 어쩌면 그렇기 때문에 동생 테오가 형 빈센트를 가장 잘 이해했고 그 이해가 형에 대한 사랑의 불씨로 남아 끝까지 함께 할 수 있었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빈센트 반 고흐의 작품을 떠올리면 해바라기와 노란색이 가장 먼저 생각난다.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빈센트는 노란색을 가장 좋아하지 않았을까 싶다. 그리고 그 까닭은 기숙학교에 들어가면서 처음으로 부모님과 헤어질 때의 기억속 '노란 마차'때문일 것 같다. 빈센트는 인생의 길을 찾지 못해 방황하던 동안에도 수시로 고향 집에 머무른다. 고향을 가족을 너무나 사랑했던 빈센트는 고향에 머무르기를 항상 바란 것 같고 그런 향수병이 외지에서의 빈센트를 늘 괴롭혔던 것 같다. 빈센트와 테오의 삶을 너무나 감성 어린 문장으로 만나볼 수 있어서 너무나 행복했다. 가끔씩 빈센트의 입장에서 그를 옹호해주는듯한 저자의 글들이 책을 읽는 재미를 더해주는 듯하다. (P.137. 빈센트는 나름대로 스스로의 길을 찾으려 필사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훌륭한 가족의 일원이 되려고 애쓰고 있단 말이다.) <빈센트 그리고 테오>를 통해서 서로에게 끝없는 사랑을 보내고 간직했던 반 고흐 형제를 만나 오늘 우리들의 가족애를 다시금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갖게 된 것은 정말 소중한 추억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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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아이 2
야쿠마루 가쿠 지음, 이정민 옮김 / 몽실북스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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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82 오래 살고 싶으면 그 이름을 당장 잊어.

 

P.337 뭔가 정체 모를 존재가 우리가 소중히 여기는 걸 빼앗으려는 것 같아서 불안해 미치겠어.

 

P.192. "행복해지라고요...제가 행복해지지 않으면 소중한 사람을 결코 행복하게 할 수 없다고 말하더군요. 게다가 행복해지지 않으면 제가 범한 죄의 아픔을 진정으로 느낄 수 없다고도 말입니다."

 

<신의 아이> 1권이 재미있었다면 <신의 아이> 2권은 더 재미있다. 1권이 흥미로웠다면 2권은 훨씬 더 흥미롭다. 그것은 아마도 1권에서 보여주었던 많은 의혹들이 조금씩 해소되면서 추리소설의 반전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보여주고 있기 때문인듯하다. 천재 마치다와 마치다만큼 지능지수가 높은 조직의 수장 무로이가 벌이는 두뇌싸움은 따라가기 벅찰 만큼 흥미진진하다. 서로 자신들이 짜놓은 판에서 서로를 속이고 서로를 무너뜨리기 위한 술수가 숨이 찰 정도로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1권에서의 이야기가 2권에서는 더 빠르게 지나간다. 아차 하면 그들의 이야기를 듣지 못할지도 모르겠다.

 

조직에서, 무로이에게서 누나를 구하기 위해 노숙자 생활도 마다하지 않았던 아마미야가 숨어지내다 만난 사람은 누구일까? 그는 바로 교도관 나이토이다. 교도관을 그만두고 경비 회사에 다니던 나이토는 마치다를 둘러싼 의혹들을 조사하기 시작하면서 조금씩 진실에 다가서게 된다. 조직에 대한 진실을 마치다가 조금씩 찾아갈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나이토가 나선다. 그리고 우리들은 나이토를 통해서 '신공생회'라는 조직의 실체와 마주하게 된다. 그런데 1권에서 중학생 소녀였던 가에데가 더 큰 역할을 한다. 마치도에 대한 사랑의 힘이 가에데에게 엄청난 용기를 주고 있는 듯하다. 가에데의 활약은 어떤 결과를 만들어낼까?

 

<신의 아이> 1권이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해주었다면 2권에서는 다양한 모습의 사랑을 통해서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를 생각해보게 하고 있다. 쇼코를 향한 다메이의 사랑, 마치다에 대한 가에데의 사랑 그리고 시게무라와 리사의 사랑 등 다양한 모습의 사랑을 보여주고 우리들 사랑의 모습을 다시 한번 그려보게 하고 있는 듯하다. 결말에서 보여주는 쇼코의 사랑과 미노루의 사랑도 또 다른 사랑에 대해 조금 더 생각해보게 해준다. 그런데 가장 큰 울림을 준 사랑은 아마미야가 보여준 누나 미카에 대한 사랑이었던 것 같다. 조직에 의해 너무나 변해버린 누나를 지켜보는 아마미야의 심정이 어땠을지, 그런 누나를 위해 결정을 내리던 순간 아마미야의 심정은 어땠을지 상상도 할 수 없었다. 그래서인지 이 작품의 주인공은 마치다가 아니라 아마미야인 것 같다.

 

정말 굉장한 매력을 가진 인물들이 각자의 역할을 충실히 헤매면서 작품의 완성도를 높여주고 있다. 촘촘하게 잘 짜인 이야기 속에서 보석처럼 빛나고 있는 인물들이 가진 사연들을 하나씩 만나보는 재미가 상상 그 이상이었다. 마지막 페이지를 향해가는 순간순간이 너무나 아쉬웠다. 조금만 더 함께하고 싶다는 짙은 여운을 가진 이야기다. 책장을 덮는 순간을 최대한 미루고 싶었다. 정말 아름다운 이야기를 너무나 재미나게 보여주고 있어서 우리 주위에 혹시 있을 지도 모르는 신의 아이들에게 사랑으로 행복을 선물할 수 있는 따뜻한 마음을 가지게 하는 사랑스러운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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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아이 1
야쿠마루 가쿠 지음, 이정민 옮김 / 몽실북스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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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401 "고통이나 아픔이라는 건...자신이 어느 정도 행복하지 않으면 느끼지 못하는 걸지도 모르겠네. 자네는 ...여기가 찢기는 듯한 고통을 느낀적이 있는가?"

       "대관절 행복이란 뭐지? 지금도 이렇게 살아 있다는 것... 그게 내게는 전부다. 사사건건 고통을 느껴야 한다면 딱히 행복해지지 않아도 상관없다."

 

P.242 무로이를 알고 지낸 지 몇 년 먼에 땅바닥에 납죽 엎드렸던 비참한 유충이 화려한 나비가 되었다. 하지만 그것이 진정한 행복일까.

 

에도가와 란포상, 요시카와 에이지 문학신인상 수상작가 야쿠마루 가쿠의 장편소설을 만나보았다. 일본 아마존과 우리나라 서점에서도 베스트셀러 순위에 오른 <돌이킬 수 없는 약속>의 작가 야쿠마루 가쿠는 주로 사회구조적 범죄를 통해 현대사회의 냉혹한 현실에 대해 이야기하며 일본을 대표하는 사회파 추리소설의 한 축이라고 한다. 그런 작가의 또 다른 작품 <신의 아이> 1권을 만나본다.

 

이야기는 한 소년이 소년원에 들어오면서 시작된다. 소년은 호적 없이 18년을 살았다. 그리고 살인이라는 범죄를 저질러 소년원에 들어오면서 호적 즉 자신의 이름 '마치다 히로시'를 갖게 된다. 부모로부터 보호받지 못하고 사회의 어둠 속에서 자란 마치다에게는 지적장애를 가진 친구 미노루가 있다. 측정불가라는 놀라운 지능을 가진 마치다의 유일한 친구 미노루는 마치다 만큼이나 불우한 환경 속에서 자란 소년이다. 호적이 없던 시절 미노루의 호적을 사용하며 미숙한 미노루와 함께 생활한다. 하지만 두 소년은 마치다의 수감과 함께 헤어지게 된다.

 

마치다P.71 "소년원에서의 목표라..." "머리 나쁜 인간은 상대하지 않는 거다." 라 소년원에서의 목표를 밝힌다. 그렇게 시작된 순탄치 않은 소년원 생활은 미노루와 비슷한 체형의 지적장애를 가진 아마미야를 만나면서 파국으로 치닫는다. 아마미야의 슬픈 사연을 해결해줄 목적으로 이소가이와 함께 탈주를 도모한다. 두뇌는 엄청나게 뛰어나지만 사람에 대한 감정은 전혀 찾아볼 수 없는 마치다가 왜 아마미야에게만은 약한 것일까? 미노루와의 사이에는 어떤 이야기가 숨어있을까? 이소가이, 마치다, 아마미야의 탈주극은 어떤 결말을 만들어낼까? 수많은 호기심이 쉴 틈 없이 이어진다. 촘촘하게 이어지는 의문과 답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져서 책을 쉽게 손에서 놓을 수 없었다.

 

이야기의 중요한 흐름을 책임지고 있는 의문의 사나이 무로이. 그는 P.99 "나는 행복한 인간을 불행하게 하기 위해, 불행한 인간을 행복하게 하기 위해 살아간다. 그뿐이다." 라며 불우한 처지에 처한 아이들을 모아 테스트를 거쳐서 자신의 조직원으로 받아들인다. 그는 아이들에게 모두가 평등한 새로운 사회를 만들겠다며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는 범죄도 나쁘지 않다고 말한다. 무로이라는 인물도 궁금하지만 무로이가 만든 조직의 진짜 목적이 더 궁금했다. 그저 허울만 좋은 범죄조직인지 신흥 종교 집단인지 조직의 실체를 추리해보는 재미는 아마도 이야기가 끝날 때까지 계속될 듯하다.

 

이 작품에서 인간적인 매력을 한껏 뽐내고 있는 교도관 나이토를 만날 때는 정말 편안했다.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개성이 너무나 강하고 스토리 전개도 빠르고 강렬해서 숨 가쁘게 넘기던 페이지를  나이토가 등장하면 편안하게 넘길 수 있었다. 아마도 나이토가 가진 인간적인 면이 편안함을 주는 듯하다. 마치다를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모습과 마치다의 아픔을 치유해주겠다는 의지 P.123 "잊지 마십시오...사람은 바뀔 수 있습니다." 가 조직의 보스 무로이보다 더 강한 인상을 남긴 캐릭터였다.

 

탈주극을 벌인 이소가이, 마치다, 아마미야의 출소 후 행보는 이 소설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자신의 잘못으로 지옥 같은 아픔을 겪은 여자친구에게 사과하기 위해 탈주했던 이소가이는 마치다를 원망하며 병원에 있고 마치다의 친구 미노루를 닮았던 아마미야는 노숙자가 되어 미노루를 찾아다닌다. 그리고 마치다는 작은 공장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 아마미야는 왜 미노루를 찾아 나선 것일까? 이소가이는 과감한 탈주를 가능하게 해준 마치다를 왜 원망하는 것일까? 너무나 흥미로운 답들이 기다리고 있어서 다음 페이지로 넘어가는 속도를 높여준다.

 

그런데 마치다가 대학을 들어가면서 이야기는 추리소설에 기업소설의 흥미진진함을 더 하게 된다. 욕심 많은 작가 덕분에 추리소설과 기업소설을 한 번에 만날 수 있는 행운을 맛볼 수 있다. 괴짜 발명가 시게무라, 재벌가 장남 다메이, 천재 마치다, 아름다운 쇼코 가 모여서 시게무라의 발명품을 바탕으로 창업을 한다. 그리고 그 창업 과정은 역시 천재 마치다가 주도한다. 정말 대단한 녀석이다. 하지만 위아래 없이 아무한테나 반말을 해대는 마치다 같은 부류의 인간과 친구가 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물론 마치다도 그다지 친구를 원하고 있지는 않지만 말이다. 그래도 천재 친구를 원한다면 마치다를 만나보기를 바란다. 신의 아이로 선택받을 수 있는 조건은 무엇일까? 라는 궁금증을 안고 2권을 손에 잡았다. <신의 아이> 1권을 만날 때는 꼭 2권을 옆에 두고 만나길 권한다. 그 까닭은 1권을 만나보면 저절로 알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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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노 사피엔스 - 스마트폰이 낳은 신인류
최재붕 지음 / 쌤앤파커스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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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11~112. 세계 문명을 생각한다면 아이들에게 이렇게 이야기해야 합니다. "스마트폰은 앞으로 필수니까 적절하게 잘 사용할 줄 알아야 한다. SNS는 이제 기본 커뮤니케이션 수단이니 어려서부터 활발하게 잘 쓸 줄 알아야 한다. 유튜브는 검색뿐 아니라 직접 방송도 해보고 경험을 많이 쌓아야 한다. 이제 게임은 하나의 스포츠란다. 어려서부터 인기 있는 게임은 좀 배워두고 방송도 볼 줄 알아야 한다." 

 

인류는 몇 번의 커다란 혁신적인 변화를 통해서 현재에 이르렀다. 그리고 이제 4차 산업혁명을 통해서 다시 한번 변화를 꿰하고 있다. 3차 산업혁명의 주역 컴퓨터가 진화를 거듭하면서 4차 산업혁명의 한 축인 인공지능으로 자리 잡았고 그 인공지능을 중심으로 인류는 또 다른 진화를 꿈꾸고 있는 것이다. 그 중심에는 손에 컴퓨터를 들고 다니는 '사람'이 있다. 그리고 그 사람들을 영국의 경제 주간지<이코노미스트>는 '지혜가 있는 폰을 쓰는 인간'이라는 의미로 포노 사피엔스라 명명했다. 인류의 지식을 저장에서 검색으로 확장시킨 스마트폰의 혁신적인 변화를 인정한 것이다. 그런 신인류 포노 사피엔스의 오늘과 내일을 꼼꼼하게 들여다보고 진화하는 인류의 새로운 흐름에 함께해야만 하는 까닭을 다양하게 려주고 있는 책이 최재봉 교수의 <포노 사피엔스>이다.

 

저자는 새로운 인류의 흐름인 스마트폰을 반드시 손에 넣어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구한말 서양의 선진 문명을 받아들이지 않고 거부해서 발생한 너무나 아프고 슬픈 우리의 역사를 빗대어 미국과 중국의 대륙들이 앞서가고 있는 인류의 새로운 변혁을 함께 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저자는 스마트폰의 부정적인 영향을 인정해야 하지만 스마트폰이 가지는 긍정적인 영향을 더 크게 받아들여야 한다며 다양한 증거들을 토대로 스마트폰에 대한 기성세대의 부정적인 생각을 바꿔야만 한다고 이야기한다.

 

저자는 1장 포노 사피엔스, 신인류의 탄생에서부터 흥미로운 주장을 펼친다. 지금 새롭게 변화하고 있는 인류의 진화는 사람 바로 우리들의 자발적인 선택이 그 바탕이라는 것이다. 앞의 변화들이 공급자에 의한 것들이었다면 지금 그리고 미래의 변화는 소비자의 선택에 의한 것이라는 것이다. 솔직히 이 책을 처음 접했을 때는 이제는 흔한 이야기가 돼버린 4차 산업혁명이 가져올 인류의 위기를 담고 있는 줄 알았다. 하지만 1장부터 예상과는 전혀 다른 너무나 새로운 이야기를 담고 있었다. 그래서 2장과 3장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경제 시장의 변화나 비즈니스 전략에 대한 이야기들도 흥미롭게 접할 수 있었다. 다소 지루할 수도 있는 경제에 대한 이야기가 전혀 지루하지 않았다. 마치 재미난 경제 드라마를 보는 듯하게 쉽게 읽을 수 있었다.

 

아이를 키우고 있는 부모의 입장에서 4차 산업혁명에 맞는 교육은 어떤 것인지 늘 걱정하고 있던 까닭인지 4장 지금까지 없던 인류가 온다가 가장 인상적이었다. 4장에서 저자는 포노 사피엔스 시대에 필요한 인재상에 대해 디테일하게 설명해주고 있다. 그저 공감 능력이 뛰어난 사람으로 교육해야 한다는 피상적인 이론을 제시하는 많은 책들과는 달리 실제 기업들이 인재를 선발하는 기준 등을 들려주면서 직접적인 도움을 주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온라인상에서의 올바른 인의예지를 보여주면서 3번의 '꼭 필요할까?'(P.297)를 강조하고 있다. 저자가 강조하고 있는 '꼭 필요할까?'는 미래뿐만 아니라 오늘을 사는 우리들에게도 꼭 필요할 것 같다. 너무나 디테일하고 깊이 있는 분석이 새로운 인류의 변화를 올바르게 이해할 수 있게 해주어 4차 산업혁명을 정면으로 맞설 수 있는 지혜를 가지게 해주는 책이다. 4차 산업혁명이 주는 피상적인 두려움을 떨쳐버리고 싶다면 지금 바로 이 책을 만나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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