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센트 그리고 테오 - 반 고흐 형제 이야기
데보라 하일리그먼 지음, 전하림 옮김 / F(에프)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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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55. "고맙지만 괜찮아. 모름지기 자기 짐은 자기가 들어야지." 빈센트는 이렇게 답한다.

 

가끔씩 접하는 예술가나 예술작품에 관한 책들은 언제 읽어도 새롭고 흥미롭기만 하다. 그건 아마도 예술에 관한 지식이 백지 수준에 가깝기 때문에 느낄 수 있는 즐거움일 것이다. 전혀 모르는 무엇인가를 접하고 알아간다는 것은 너무나 행복한 일이다. 그런 행복을 다시 한번 느끼기 위해 우리에게 너무나 잘 알려진 빈센트 반 고흐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빈센트 그리고 테오>이다. 반 고흐의 그림을 연상하게 하는 표지 그림부터 정말 인상적이다. 그리고 미술계의 거장 빈센트 반 고흐의 동생 테오가 함께 하고 있는 제목은 더욱 인상적이었다. 빈센트 반 고흐를 말할 때 함께 떠오르는 테오의 인상은 정말 착하고 헌신적인 동생인데 실제 테오의 모습은 어땠을까? 빈센트의 삶을 만나는 즐거움에 전혀 알지 못했던 테오의 삶을 볼 수 있다는 즐거움이 더해져 책장은 술술 넘어갔다.

 

어렴풋이 알고 있기로는 고흐의 작품세계를 가장 잘 이해해주었던 이가 동생 테오라고 했다. 그리고 정신적으로도 육체적으로도 피폐했던 형 빈센트 반 고흐 위해 물심양면으로 지대한 도움을 준 이 또한 동생 테오하고 했다. 아마도 저자 데보라 하일리그먼은 예술가 반 고흐에 대한 이해를 그의 지척에서 죽을 때까지 함께한 동생 테오에 대한 이해와 함께 한다면 더욱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는 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저자는 빈센트와 테오가 주고받은 편지를 바탕으로 그들의 관계를 그리고 그들의 삶을 아름답게 담고 있다. 섬세하게 묘사된 문장들은 한 폭의 아름다운 그림을 보는 듯하고 두 사람이 대화하는 듯한 이야기 전개는 마치 한편의 아름다운 영화를 보는 듯하다. 아마도 이점들이 수많은 상을 수상할 수 있었던 까닭일 것이다. 보스턴 글로브 혼북상, 마이클 프린츠상, 시빌스 논픽션상, 골든 카이트상, YALSA 논픽션상

 

어려서 죽은 장남을 대신해서 반 고흐 집안의 장남으로 살아야 했던 빈센트와 사회적인 적응에 실패한 형 빈센트를 대신해서 집안의 장남으로 살아야 했던 테오의 삶은 닮은 듯 다르고 다른 듯 닮아있다. 화상의 길과 종교인의 길에서 방황하던 빈센트는 자신의 길을 정하지 못하고 개신교 목사였던 아버지와 예술적인 기질이 뛰어났던 어머니의 걱정스러운 아들이 되고 만다. 미술상으로 인정받으며 안정적인 삶을 사는 테오와는 비교도 할 수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테오 역시 형 빈센트와 비슷한 방황의 시기를 겪었다는 내용을 접하면서 어쩌면 그렇기 때문에 동생 테오가 형 빈센트를 가장 잘 이해했고 그 이해가 형에 대한 사랑의 불씨로 남아 끝까지 함께 할 수 있었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빈센트 반 고흐의 작품을 떠올리면 해바라기와 노란색이 가장 먼저 생각난다.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빈센트는 노란색을 가장 좋아하지 않았을까 싶다. 그리고 그 까닭은 기숙학교에 들어가면서 처음으로 부모님과 헤어질 때의 기억속 '노란 마차'때문일 것 같다. 빈센트는 인생의 길을 찾지 못해 방황하던 동안에도 수시로 고향 집에 머무른다. 고향을 가족을 너무나 사랑했던 빈센트는 고향에 머무르기를 항상 바란 것 같고 그런 향수병이 외지에서의 빈센트를 늘 괴롭혔던 것 같다. 빈센트와 테오의 삶을 너무나 감성 어린 문장으로 만나볼 수 있어서 너무나 행복했다. 가끔씩 빈센트의 입장에서 그를 옹호해주는듯한 저자의 글들이 책을 읽는 재미를 더해주는 듯하다. (P.137. 빈센트는 나름대로 스스로의 길을 찾으려 필사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훌륭한 가족의 일원이 되려고 애쓰고 있단 말이다.) <빈센트 그리고 테오>를 통해서 서로에게 끝없는 사랑을 보내고 간직했던 반 고흐 형제를 만나 오늘 우리들의 가족애를 다시금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갖게 된 것은 정말 소중한 추억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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