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가 필요한 날 - 나를 다독이는 음악 심리학
김창기 지음 / 김영사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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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53. 아직 시계는 멈추지 않았고, 후회를 남기지 않을 시간이 우리에게는 있으니까요.

p.165. 행복의 근원은 불행의 근원과 같습니다. 가장 가까운 사람들에게 있습니다.

<노래가 필요한 날>김창기는 포크 밴드 '동물원' 출신 싱어송라이터이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이다. 그래서 이 책의 부제는 '나를 다독이는 음악 심리학'이다. 하지만 음악을 통한 심리 치료를 다루고 있지는 않다. 그저 자신의 경험에 비춰 그때그때 기분에, 상황에 어울리는 음악을 소개하고 있다. 오래된 팝송, 가요에서 방탄소년단의 노래까지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보여준다.

편안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이지만 그렇게 빨리 읽을 수는 없는 책이었다. 저자가 소개한 음악과 함께 책을 읽다 보면 어느새 음악에 빠져 책에서 눈을 떼고, 그럼 다시 책으로 집중하는 과정을 반복하며 꾀 오랜 시간 읽었다. 그리고 그 시간보다 더 긴 시간을 행복에 빠져 있을 수 있었다.

p.73. 우리는 비교적 착하지만 아주 착하지 않습니다.

아름다운 음악과 함께 김창완, 김광석이나 장필순 같은 음악인들과의 에피소드가 담겨있어 재미를 더한다. 그런데 그런 재미는 우리의 삶에 도움이 되는 길을 쉽게 보여주기 위한 또 하나의 도구에 지나지 않은 것 같다. 우리가 지향해야 할 삶의 의미를 아름다운 음악, 재미난 에피소드와 잘 버무려 맛깔나는 글로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일간지에 연재되었던 글들이 바탕이 된 책이라 정말 편안하게 접할 수 있을 정도의 길이로 구성된 점도 좋았다.

PART1. 나를 찾아가는 시간을 시작으로 나, 너, 그리고 우리를 찾아가는 순서로 구성된 책의 주된 키워드는 '사랑'인듯하다. 나 자신을 사랑하고, 타인을 사랑으로 배려하면 소통하는 우리가 될 수 있을 것 같았다. 저자는 가족의 중요성을 말하고 특히 부모의 역할을 소중하게 다루고 있다. 어른으로서 아이들에게 사랑을 보여주고 그 사랑이 이어지기를 바란다.

p.270. 따뜻한 부모, 일관적인 부모, 아이가 보내는 신호를 잘 파악하고 그 신호를 적절하게 반응하는 부모, 관계 개선을 잘하는 부모가 좋은 부모라는 결론을 얻었습니다.


그래서 책에는 많은 심리학적인 이야기가 담겨있다. '제대로 사과하는 방법', '서로 이해하고 친밀감을 높이려는 대화 방법','자아중심성이 높은 사춘기 아이를 대하는 방법' 그리고 '부부 백년해로 헌장'과 같은 가족 내에서의 갈등을 줄일 수 있는 유익한 글을 만날 수 있는 소중한 책이다.

p.69. 용기 내어 힘든 일을 해결하고 그것에서 벗어나는 것, 그것이 자유 아닐까요?

저자는 정신건강 전문의답게 건강한 생활을 위한 심리학적 이야기를 많이 들려준다. 우리 뇌에서 분노를 담당하는 편도는 분노에 2초가량 반응한다고 한다. 그래서 화가 나면 열을 세라는 말이 과학적인 근거가 있다고 알려준다. 화를 참지 못한 2초라는 짧은 순간이 삶을 송두리째 뽑아버리는 일들을 자주 접하게 되는 요즘에 꼭 필요한 조언 같았다. 화가 나면 꼭 열을 세고 반응하기를 바라본다.

 

미래의 나를 지금의 나와 너무나 다른 존재로 설정하는 까닭에 우리는 작심삼일할 수밖에 없다고 말하고 있다. 급격한 변화보다는 조금씩 변화를 만들어가야 할 것 같다.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새해를 계획할 때 저자의 조언을 담아야 할 것 같다. 심리적인 불안을 떨쳐내고 싶을 때 펼쳐보고 음악과 함께 저자의 이야기를 만나보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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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시대의 공부법 - 온라인 수업 시대,오히려 성적이 오르는 최고의 방법
진동섭 지음 / 쌤앤파커스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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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물러날 생각이 없는듯한 코로나19는 우리 사는 모습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고 또 더 커다란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다양한 분야에 나타나고 있는 많은 변화 중에서 가정에 가장 큰 영향을 준 것은 아마도 교육 분야의 변화일 것이다. 온라인 수업이 시작되면서 아이들이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아이들의 시간은 멈춘듯하고 그 아이들을 돌봐야 하는 가정의 시간도 멈춘듯하다.

​하지만 늘 그렇듯 우리는 내일을 준비해야만 한다. 서울대학교 입학 사정관 출신의 교육전문가 진동섭은 코로나19가 만들어 놓은 특수한 교육 환경에서 아이들의 올바른 학습 방법을 <코로나 시대의 공부법>을 통해서 제시하고 있다.

저자는 학교에 매일 갈 수 있는 상황에서도 블렌디드 러닝이라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결합한 형태의 교육이 대세가 될 것이라 전망한다. 그래서 이야기의 주요 흐름은 '온라인 교육'에 있다. 온라인 수업이라는 낯선 환경에서 성적을 올릴 수 있는 방법을 디테일하게 보여준다. 온라인 학습에서 집중할 수 있는 방법으로 다양한 길을 제시하고 있는데 많은 아이들이 하고 있는 선행 학습이 온라인 수업에서는 역효과를 낼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학습에 흥미를 잃어 집중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배울 목차 정도를 미리 숙지하는 가벼운 예습과 복습이 중요하다 말한다.

입시 대비를 위해서는 교과서 중심으로 공부하고 책을 많이 읽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입시를 다룬 책들에서 너무나 자주 접해서 식상할지도 모르는 주장을 다시 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저자는 왜 교과서 중심의 공부와 독서가 중요한지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촘촘하게 들려주고 있다. 학습 계획을 도와주고, 성공적인 온라인 공부를 위한 체크리스트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촘촘하게 보여주던 공부 방법을 4장에서는 영어를 비롯한 각 과목에 대한 공부법까지 들려주고 있어서 학부모에게는 정말 커다란 도움이 될 것 같다. 또 5장에서는 엄청난 변화가 찾아올 미래를 살아야 하는 아이들이 어떤 준비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제시하고 있어서 미래를 준비해야 하는 우리 모두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

 

어디에서도 접하지 못할 이야기를 담고 있지는 않지만 어디에서도 접하지 못할 해결 방안을 제시하고 있는 책이다. 또 늘 생각하고는 있지만 실천하지 못했던 방법들을 직접 실천할 수 있는 길을 보여주고 있는 책이다.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이지만 쉽게 손에서 놓을 수 있는 책은 아니다. 온라인 수업이 낯설고 적응하기 힘든 부모라면 곁에 두고 자주 열어봐야 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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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피엔스 : 그래픽 히스토리 Vol.1 - 인류의 탄생 사피엔스 : 그래픽 히스토리 1
다니엘 카사나브 그림, 김명주 옮김, 유발 하라리 원작, 다비드 반데르묄렝 각색 / 김영사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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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발 하라리<사피엔스>를 처음 만났을 때 참 많이 놀랐었다. 책의 두께에 놀랐고 인류사를 바라보는 저자의 혜안에 놀랐고 그 속에 담은 메시지에 놀랐다. 밀의 노예가 된 인류. 가장 깊은 인상을 받았던 부분이었다. 정착 생활을 하게 된 인류에게 찾아온 불행들을 식량을 통해서 풀어낸 흥미로운 이야기가 신선했던 기억이 있다. 재미나게 읽었었던 기억에 새로 찾아온 <사피엔스 : 그래픽 히스토리>도 설렘과 기대 속에 만나보았다. 이번 만남도 놀라웠다.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를 어쩜 이렇게 쉽고 재미나게 그려내고 있는지 정말 매력적이다. 누구나 부담없이 재미나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원작<사피엔스>를 만화로 그대로 옮긴 것이 아니라 정말 재미나게 각색해서 마치 새로운 작품을 만나는 듯하다. 이 책은 <사피엔스 : 그래픽 히스토리>시리즈에 첫 번째(Vol.1 인류의 탄생) 이야기로 원작의 '인지혁명'부분을 다루고 있다. 다수의 종중에서 어떻게 호모 사피엔스만이 살아남아 인류의 조상이 되었을까라는 질문을 역사학자 유발이 조카 조이와 함께 많은 전문가들을 찾아 나서며 이야기는 시작한다.

처음으로 만나는 생물학자 사라스와티 교수는 의상부터 이름까지 인도 신화의 여신을 연상시킨다. 던바의 법칙으로 유명한 던바 교수도 등장해서 사피엔스만의 소통 방법을 들려준다. 하지만 많은 전문가들 중에 가장 강렬한 인상을 남긴 전문가는 역시 픽션 박사이다. 슈퍼맨 복장에 가슴에 F자를 달고 가장 흥미로운 '허구'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인류가 만들어낸 허상들이 어떤 결과를 가져왔는지 흥미롭게 이야기하고 있다. 다양한 전문가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만나면서 인류의 기원을 생각하게 하는 즐거움이 가득하다.

딱딱한 이야기를 그림으로 표현한다고 쉽고 편안하게 만날 수 있을까? 아마도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은 정말 기발한 표현 방법으로 유쾌하게 만날 수 있다. 진화를 설명하면서 서바이벌 게임 같은 TV쇼(진화! 지상 최대의 쇼! 시즌 6)를 등장시키고, 인류에게 매일 불을 사용하라고 '광고'(불을 붙이세요!)를 통해서 불의 사용이 가져온 변화를 설명하고 있다. 석기시대의 생활은 전문가들의 '토크 쇼'로 보여준다.

다양한 방법으로 재미나게 이야기를 풀어주던 책은 '재판'이라는 독특한 방법으로 인류가 저지른 만행(토종 동물들의 멸종)에 경종을 울린다. 대륙 간 연쇄 살해범으로 법정에 선 호모 사피엔스는 어떤 판결을 받게 될까?
원작을 읽고 만난다면 새로운 구성과 표현에 즐거움이 더할 것이다. 하지만 원작을 접하지 않고 만난다 해도 충분히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새로운 표현 방법으로 그려낸 <사피엔스>가 더 편안하고 매력적이었다. 총 4권으로 구성된 시리즈의 시작을 만났는데 벌써 다음이 기다려진다. 그런데 이 시리즈는 일 년에 한 권 나온다고 한다. 완성도를 높이려는 것이겠지만 기다림에 지칠 것 같다. 정말 재미나고 유익한 책이라 벽돌책 <사피엔스>가 부담스러운 이들에게 권하고 싶다. 누구나 쉽고 재미나게 읽을 수 있는 새로운 버전의 <사피엔스>를 만나는 즐거움을 선물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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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꼰대는 되고 싶지 않습니다 - 90년대생과 수평적 조직을 만들기 위한 공감과 존중의 리더십
김성남 지음 / 갈매나무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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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 차이라는 말은 어느 시대나 존재했고 늘 그렇게 우리 주위를 맴돌고 있는 것 같다. 그런데 요즘 들어 세대 차이라는 말이 조금 더 많이 등장하게 된 것은 아마도 너무도 다양하게, 또 빠르게 변하는 사회가 만든 현상인 듯하다. 빠르게 변하는 세상을 따라잡기도 바쁘고, 사람들 간의 관계를 적절하게 유지하는 것도 힘든 시대이다.

 

<아직 꼰대는 되고 싶지 않습니다>는 사람들 간의 관계를 조절하고 세대 간의 갈등을 최소화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하고 있는 책이다. 20여 년 경력의 조직·리더십 전문가 김성남이 조직 내에서의 세대 간 갈등을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어서 회사에 몸담고 있는 이들에게 커다란 도움이 될 것 같다.

저자가 눈여겨 본 세대는 밀레니얼 세대라 일컬어지는 1990년 대생의 젊은이들이다. 그리고 그들과 마찰을 빚고 있는 중간 관리자들이다. 이 부분이 무척 반가웠다. 중간 관리자들을 위한 책을 처음 접해본 까닭일 것이다. 최고경영자나 사회 초년병을 위한 많은 책들을 만나보았지만 조직 내에서도 사회 구성원으로서도 중간쯤 자리한 이들에게 필요한 조언은 처음 만나보았다. 진짜 '나 때는 말이야'라는 말을 젊은이들이 왜 싫어하는지 모르겠던 '꼰대'로서 정말 커다란 도움을 받았다. 저자가 말하듯 '나 때는 말이야'라는 말은 동기들끼리 모여서 추억담을 이야기할 때나 써야겠다.

이 책은 총 4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에서는 공감하는 리더십의 중요성을, 2부에서는 동기부여 측면에서 조직을 들여다보고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 3부에서는 90년 대생들에게 적절하게 업무를 맡길 수 있는 방법을 디테일하게 들려준다. 그런데 이 책의 하이라이트는 4부에서 만날 수 있다. 앞부분의 내용들이 실무적이고 실용적이기는 하지만 그 모든 것의 바탕이 되는 기본을 4부에서 들려주고 있는 것이다.

 

4부 90년 대생들과 터놓고 대화할 수 있을까? 제목이 말해주듯이 모든 갈등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소통에서 찾고 있다. 서로 공감하고 소통할 수 있다면 '갈등'의 골은 생기지도 더 깊어지지도 않을 것이다.

 

저자는 소통의 방법으로 양보다는 질 높은 '대화'를 제시한다. 대화를 잘하는 방법을 디테일하게 제시하고, 건설적인 대화를 위한 팁도 보여주고 있다. 대화를 통해 소통하기 위해서는 공감이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공감 능력은 하루아침에 높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저자는 상대의 말을 잘 들어주는 '경청'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경청하면 상대의 말에서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한 걸음씩 다가서면 '꼰대' 상사가 아닌 공감하는 상사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이 책은 조직 내에서의 세대 갈등을 다루고 있다.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면 갈등보다는 보다 나은 관계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이 '꼰대'라 불리는 중년들에게 더 필요한 것 같다. 어느새 커버린 아이들과의 소통도 이 책에서 제시하는 방법으로 충분히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조직에서나 삶에서나 딱 중간에 도달한 이들에게 '나 때는 말이야'가 아니라 직원에게나, 아이들에게 공감하며 상대를 존중하며 대화할 수 있는 길을 보여주고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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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식사 - 대한제국 서양식 만찬부터 K-푸드까지
주영하 지음 / 휴머니스트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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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인문학자 주영하가 들려주는 음식으로 보는 역사 이야기, 역사 속 음식 이야기를 만나보았다. 우리는 150여 년전에 어떤 음식을 먹었을까? 그 답을 <백년식사>에서는 여섯 가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1876년에서 2020년까지 145년 동안의 우리 음식 문화를 풀어내고 있다. 개항, 식민지, 전쟁, 냉전, 압축성장, 세계화.

저자가 키워드로 제시한 단어들은 우리 역사의 흐름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거기에 시작부터 강렬한 인상을 준다. 이 책을 통해 처음 접해보는 인물들이 등장해서 개항전 조선의 음식(조지 포크)과 120여 년 전 세계를 일주하며 먹었던 서양 음식(김득련)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는 것이다. 외국인이 접한 우리 음식 첫인상은 어떠했을까? 커피에 소금을 친 김득련이 케이크는 어떻게 먹었을까?

가볍고 즐겁게 시작한 음식 이야기는 일제강점기를 시작으로 점점 무겁고 슬프게 변한다. 일본제국주의에 의한 개항과 식민 통치가 우리 식탁에는 어떤 변화를 가져왔을까? 많은 변화를 가져왔지만 계속 눈에 밟히는 것은 '가난, 굶주림'이었다. 수탈과 착취. 그 배고픔이 해결된 게 불과 몇십 년 전이라는 것도 놀라웠고 그 과정도 놀라웠다.

일본 음식인 줄 알았던 것이 우리 음식이고, 우리 음식인 줄 알았던 것이 외래 음식이 된 사연들을 읽는 것도 재미있었지만 처음 접하는 음식에 대해서 알아가는 재미가 저자의 이야기에 더욱더 몰입하게 만들었다. 압축성장의 부작용으로 우리 사회는 지금도 힘들어하고 있지만 하루 세끼 배부르게 먹을 수 있는 오늘을 살 수 있다는 게 고마웠다.

정말 다양한 음식들과 음식 이야기를 만날 수 있었지만 그중 가장 접해보고 싶은 음식은 함흥의 농마국수이다. 감자로 만드는 국수인데 그 과정이 정성 그 자체인 듯하다. 그래서인지 요즘은 감자 농마국수를 고향의 요리법대로 만들어 판매하는 음식점은 많지 않다고 한다. 감자를 삭히는 데만 3개월 정도가 걸리는 전통방식을 지킨다는 게 가능할까? 독특한 음식을 만나는 재미에 음식을 둘러싼 뒷이야기를 만나는 재미가 더해져서 순식간에 에필로그를 읽게 되는 책이다.

한 마리에 9900원 광어회가 가능하게 된 데에는 제주도 바나나의 일조가 있었다고 한다. 바나나와 광어가 무슨 연관이 있을까? IMF는 음식과 어떤 관련이 있을까? 없을 것 같았는데 그때 무너진 종자상들이 가지고 있던 '씨앗 재산권'에대해 알게 되면서 너무나 안타까웠다. 청양고추 씨앗의 주인은 미국 종자회사인 것이다.

대한제국 서양식 만찬부터 K-푸드까지 역사의 흐름과 함께 들여다볼 수 있어서 좋았다. 하지만 저자는 과거를 뒤로하고 멀리, 다르게 보라고 말하는 듯하다. 여기에 음식과 역사를 다룬 많은 책들과의 차이가 있는 듯하다. 코로나19이후의 우리 식탁을 그려보는 저자의 이야기로 책은 끝을 맺는다. 하지만 우리가 매일 접하는 음식에 대한 이야기인 만큼 책이 만들어낸 잔향은 오래도록 맴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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