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피엔스 : 그래픽 히스토리 Vol.1 - 인류의 탄생 사피엔스 : 그래픽 히스토리 1
다니엘 카사나브 그림, 김명주 옮김, 유발 하라리 원작, 다비드 반데르묄렝 각색 / 김영사 / 2020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유발 하라리<사피엔스>를 처음 만났을 때 참 많이 놀랐었다. 책의 두께에 놀랐고 인류사를 바라보는 저자의 혜안에 놀랐고 그 속에 담은 메시지에 놀랐다. 밀의 노예가 된 인류. 가장 깊은 인상을 받았던 부분이었다. 정착 생활을 하게 된 인류에게 찾아온 불행들을 식량을 통해서 풀어낸 흥미로운 이야기가 신선했던 기억이 있다. 재미나게 읽었었던 기억에 새로 찾아온 <사피엔스 : 그래픽 히스토리>도 설렘과 기대 속에 만나보았다. 이번 만남도 놀라웠다.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를 어쩜 이렇게 쉽고 재미나게 그려내고 있는지 정말 매력적이다. 누구나 부담없이 재미나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원작<사피엔스>를 만화로 그대로 옮긴 것이 아니라 정말 재미나게 각색해서 마치 새로운 작품을 만나는 듯하다. 이 책은 <사피엔스 : 그래픽 히스토리>시리즈에 첫 번째(Vol.1 인류의 탄생) 이야기로 원작의 '인지혁명'부분을 다루고 있다. 다수의 종중에서 어떻게 호모 사피엔스만이 살아남아 인류의 조상이 되었을까라는 질문을 역사학자 유발이 조카 조이와 함께 많은 전문가들을 찾아 나서며 이야기는 시작한다.

처음으로 만나는 생물학자 사라스와티 교수는 의상부터 이름까지 인도 신화의 여신을 연상시킨다. 던바의 법칙으로 유명한 던바 교수도 등장해서 사피엔스만의 소통 방법을 들려준다. 하지만 많은 전문가들 중에 가장 강렬한 인상을 남긴 전문가는 역시 픽션 박사이다. 슈퍼맨 복장에 가슴에 F자를 달고 가장 흥미로운 '허구'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인류가 만들어낸 허상들이 어떤 결과를 가져왔는지 흥미롭게 이야기하고 있다. 다양한 전문가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만나면서 인류의 기원을 생각하게 하는 즐거움이 가득하다.

딱딱한 이야기를 그림으로 표현한다고 쉽고 편안하게 만날 수 있을까? 아마도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은 정말 기발한 표현 방법으로 유쾌하게 만날 수 있다. 진화를 설명하면서 서바이벌 게임 같은 TV쇼(진화! 지상 최대의 쇼! 시즌 6)를 등장시키고, 인류에게 매일 불을 사용하라고 '광고'(불을 붙이세요!)를 통해서 불의 사용이 가져온 변화를 설명하고 있다. 석기시대의 생활은 전문가들의 '토크 쇼'로 보여준다.

다양한 방법으로 재미나게 이야기를 풀어주던 책은 '재판'이라는 독특한 방법으로 인류가 저지른 만행(토종 동물들의 멸종)에 경종을 울린다. 대륙 간 연쇄 살해범으로 법정에 선 호모 사피엔스는 어떤 판결을 받게 될까?
원작을 읽고 만난다면 새로운 구성과 표현에 즐거움이 더할 것이다. 하지만 원작을 접하지 않고 만난다 해도 충분히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새로운 표현 방법으로 그려낸 <사피엔스>가 더 편안하고 매력적이었다. 총 4권으로 구성된 시리즈의 시작을 만났는데 벌써 다음이 기다려진다. 그런데 이 시리즈는 일 년에 한 권 나온다고 한다. 완성도를 높이려는 것이겠지만 기다림에 지칠 것 같다. 정말 재미나고 유익한 책이라 벽돌책 <사피엔스>가 부담스러운 이들에게 권하고 싶다. 누구나 쉽고 재미나게 읽을 수 있는 새로운 버전의 <사피엔스>를 만나는 즐거움을 선물하고 싶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