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안 한다고요? 드러누워 자라는 중입니다 - 사춘기 자녀를 이해할 수 없는 부모들에게 행복한 성장 4
엘리자베트 라파우프 지음, 유영미 옮김 / 갈매나무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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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을 전공하고 가족상담사이자 심리치료사로 일하며 상담실을 운영하고 있는 엘리자베트 라파우프가 들려주는 '사춘기'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사춘기라는 시간이 아이를 변하게 하는 것을 본 적이있다. 그래서 슬기롭게 사춘기를 지내는 방법을 안다는 것은 중요하다. 그런데 사춘기를 슬기롭게 보내는 방법은 아이를 지켜봐야하는 부모에게도 필요하다. 어쩌면 아이보다 우리 부모에게 더 필요한지도 모른다. 그래서 이 책은 아이의 사춘기를 지켜봐야할 부모들에게는 필독서가 될지도 모르겠다.

 

슬기로운 사춘기 대처 방법과 아이에게 다가갈 수 있는 길을 다양한 관점에서 바라보고 제시해주고 있는 <아무것도 안 한다고요? 드러누워 자라는 중입니다>에는 사춘기에 관한 모든 것들을 자세하게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자주 접할 수 있었던 책들에 담겨있던 '조언'은 찾아볼 수 없다. 저자는 본문을 시작하기 전에 두 가지를 이야기한다. '시작하기 전에'에서 당신의 사춘기시절을 떠올려 보세요, 이해가 갈 겁니다.(p.4) 하나는 사춘기때 우리의 모습을 기억해보라는 것이다. 또 다른 하나는 이 책은 조언보다는 아이들의 상황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p.4. 이 책은 이러한저러한 조언을 담은'조언서'가 아니다. 단지 사춘기를 '이야기'하는 책이다.

책에는 다양한 분야에서 만난 다양한 이야기들이 실려있다. 많은 이들이 들려주는 사춘기 이야기는 우리 아이들의 사춘기를 제대로 볼 수 있는 훌륭한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반항, 따돌림, 질책, 다름, 이해 등의 다양한 키워드를 바탕으로 많은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그리고 그 이야기들은'SCENE'이라는 파트에 담겨있다. 자신들의 경험을 솔직하게 들려주는 선경험자들의 이야기를 읽어보는 것 만으로도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p.227. 아이는 보내주어야 한다. 아이는 가야 하고 우리는 아이를 보내야 한다. 그래야 한평생 우리의 치맛자락 붙들고 다니는 일 없이 세상 속에서 자리매김할 수 있다.

어른이 되기위해 거쳐야할 과정이 사춘기라면 조금 덜 요란하게 거쳐갔으면 좋겠다. 아이들에게 상처가 생기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 상처주는 일을 막을 수 있는 좋은 방법은 이 책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훌륭한 조언은 없지만 너무나 친숙한 상황에 공감하며 읽을 수 있는 편안한 책이다. 책에서 느낀 편안함을 아이에게 선물해주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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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NGE 9 체인지 나인 - 포노 사피엔스 코드
최재붕 지음 / 쌤앤파커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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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46. 표준을 달리하면 길이 보입니다.

베스트셀러「포노 사피엔스」를 통해서 '문명을 읽는 공학자'라는 명성을 얻은 성균관대학교 최재붕 기계공학부 교수의 신작 를 만나보았다. 「포노 사피엔스」와의 만남이 너무나 강렬했던 까닭에 이번 만남의 기대치도 상당했다. 전작이 큰 이슈를 만들었던 만큼 후속작에 대한 많은 부담이 있었을 텐데도 스스로를 이야기꾼이라고 말하는 저자의 입담은 거침이 없다. 그렇게 다시 한번 저자의 이야기 속에 빠져들어가 단숨에 아홉 개의 '포노 사피엔스 코드'를 만나보았다.

메타인지, 이매지네이션, 휴머니티, 다양성,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회복탄력성, 실력, 팬덤, 진정성

p.151. 포노 사피엔스 시대의 핵심은 '표준이 바뀌는 현상'입니다.

저자는 9개의 코드를 구체적이고 자세하게 설명하기 전에 전체적인 흐름을 문명 대전환기의 비즈니스와 코로나 전후의 글로벌 시장을 통해서 간략하게 설명해 준다. 그리고는 CODE1 메타인지를 시작으로 CODE9 진정성까지 다양한 사례와 데이터를 바탕으로 재미나게 들려주고 있다. 마치 '포노 사피엔스' 가 갖추어야 할 덕목을 하나씩 알려주는 듯했다. 본문 내용 자체가 너무나 흥미롭고 재미있었지만 본문 말미 'PHONO INSIGHT'를 통해서 들려주고 있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포노 사피엔스들의 이야기는 이 책을 읽는 재미를 배가시켜주었다.

 

p.55. 애프터 코로나 시대에는 언택트 문명이 표준이 됩니다.

이제 인류사는 코로나 이전(before)의 세계와 코로나 이후(after)의 세계로 나누어질 것이라고들 한다. 저자 또한 코로나가 우리 문명사에 커다란 전환점이 될 것이라 말하며 이 책에서 코로나 이후의 변화에 대응할 방법을 제시해 주고 있다. 그 방법의 핵심에는 '포노 사피엔스'가 있고 그 '포노 사피엔스'가 가져야 할 전략적인 핵심 키워드를 9가지로 정리해 놓은 것이다. 벌써 많은 분야에서 변화를 받아들이기 시작했고 그 변화는 이제 우리의 새로운 문화가 될 것이다. 그 변화의 물결을 자연스럽게 타고 즐기기 위해서 저자가 알려주는 9가지 코드의 흥미로운 이야기를 꼭 만나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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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을 묻다 - 특별한 정원에서 가꾸는 삶의 색채
크리스틴 라메르팅 지음, 이수영 옮김, 페르디난트 그라프 폰 루크너 사진 / 돌배나무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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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는 작은 정원에 화초와 채소 등을 키우며 살아보고 싶다. 그래서 예쁜 정원을 가꾸는 노하우가 담겨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정원을 묻다>를 만나 보았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정원을 가꾸는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방법은 없었다.

 

이 책은 '영국식 정원'에 대한 약간의 이론과 유럽에서 활동 중인 열한 명의 유명 정원사들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여성 정원사들의 이야기를 이 책의 저자 크리스틴 라메르팅이 인터뷰 형식으로 보여주고 있다. 열 명의 정원사들의 인터뷰에 이어 저자가 자신의 아름다운 정원을 소개하며 책은 끝을 맺는다.

p.168. 마지막으로 미술비평가 페터 자거의 다음 말을 들려주고 싶다."우리는 에덴동산에서 쫓겨났다. 그 뒤로 우리는 끊임없이 천국을 갈구한다. 다행히 그리로 가는 길에는 영국 정원이 있다."

열 명의 정원사들이 보여주는 정원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자연스러움이다. 일본식 정원이 인위적이라면 이 책에 담긴 정원들은 너무나 자연스럽다. 마치 들판을 그대로 옮겨 놓은 것처럼 자연스럽다. 물론 멋진 조경을 보여주는 정원도 볼 수 있다. 저자의 정원이 그렇다. 또 독일 최초의 트리 브로커 카타리나 폰 에렌의 나무들도 너무나 아름답다. 높은 성벽을 보는 듯하다.

식물에 대한 애정을 엿볼 수 있는 인터뷰 내용들도 좋았지만 그녀들이 정성을 다해 가꾸고 있는 아름다운 정원을 볼 수 있다는 것이 더 좋았다. 정원을 가꾸는 구체적인 팁은 얻을 수 없었지만 정원 속에 꽃과 채소를 함께 키워도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을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자연스러운 정원의 아름다움을 맛보고 싶다면 만나보아도 좋을 것 같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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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위 있는 삶을 위한 철학
토드 메이 지음, 이종인 옮김 / 김영사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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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 시절 철학 사상을 배우면서 들었던 생각은 너무나 이론적이다 였다. 현실의 세계에서는 전혀 도달할 수 없는 도덕적 기준이 요원하게만 느껴졌었다. 그리고 솔직히 어려웠다. 그래서 아직도 철학을 다룬 책을 읽는다는 것은 어려운 숙제를 하는 것 같은 느낌이다. <품위 있는 삶을 위한 철학>은 제목에 철학이라는 글자가 들어가 있지만 철학을 다룬 책이 아닐 것 같았다. 왜 그런 생각을 했는지는 모르겠다.

 

1장 이타 주의인가, 도덕적 품위인가를 읽으면서 '아 철학 책이구나'하고 느꼈을 때는 그냥 덮을까 싶었다. 하지만 미국 클렘슨 대학 철학과 교수인 저자 토드 메이가 들려주는 철학 이야기는 무척이나 흥미로웠다. 현실과 거리가 있는 철학에서의 도덕적인 삶을 현실에 맞게 해석하려 하고 있어서 정말 재미있었다. 철학 책을 재미있게 읽었던 적이 있었는지 모르겠다. 그런데 이 책은 재미있다. 실생활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이야기를 예로 들어 설명해 주고 있어서 철학적인 개념들을 너무나 쉽고 편안하게 이해할 수 있어서 더욱 재미있게 접할 수 있었던 것 같다.

p.49. 우리 보통 사람들은 백 퍼센트 도덕적인 삶을 살아갈 수가 없고 또 그렇게 할 의사도 없다.


칸트나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했던 도덕적인 완성을 '이타 주의'라 칭하며 현실에서는 누구나 불가능할 것이라고 말한다. 그리고는 우리가 지킬 수 있는 도덕을 지키며 '그런대로' 도덕적인 삶을 영위하는 것이 더 현실적이라 주장한다. 그런대로 도덕을 지키며 사는 것을'도덕적 품위'라 칭하며 자신의 주장을 들려준다. 그런데 도덕적 품위의 핵심은 타인에 대한 배려이다.

p.13. 이러한 남들의 존재에 대한 인식이 내가 앞으로 '도덕적 품위'라고 부르는 태도의 바탕, 즉 도덕적 핵심이다.

 

이 책을 통해서 저자가 들려주는 주된 이야기는 도덕적 품위란 다른 사람들도 살아가야 할 삶이 있음을 인정하고 중요하게 여기라는 것이다.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들려주던 저자는 5장에서 세상에서 가장 시끄러운 분야인 '정치' 이야기를 보여준다. 어쩌면 저자가 앞장들에서 주장한 내용들과 가장 잘 맞는 내용일지도 모르겠다. 자신만의 가치 기준을 표현할 수 있는 분야가 정치일 것 같다. 그리고 타인과의 타협이 기본이 되는 분야인 만큼 '도덕적 품위'가 가장 필요한 곳일지도 모르겠다. 미국의 정치 상황도 보수와 진보가 극한 대립을 보이고 있어서 읽는 내내 우리의 정치 상황을 떠올리게 되었다. 타협의 기술은 없고 극한 대립만이 존재하는.

p.267. 그렇지만 나는 스스로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그 이야기들은 내가 지지하고, 동일시하고, 구현하기 원하는 가치를 드러낸다.

서양의 대표적인 도덕철학에 대해서 쉽고 편안하게 배울 수 있어서 좋았고, 완벽하게 이타적인 삶을 살 수는 없지만 타인에 대한 최소한의 배려를 실천하는 품위 있는 삶을 꿈꾸게 되어 기뻤다. 이론적인 철학이 아닌 우리 현실에 맞는 도덕철학을 만나볼 수 있어서 즐거웠고 '부록'에서 보여준 저자의 위트가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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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괜찮게 살고 있습니다 - 하루하루가 쾌적한 생활의 기술
무레 요코 지음, 고향옥 옮김 / 온다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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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61. 남이 뭐라고 하든 나는 내 스스로 생각학 결정했기에 만족한다. 결혼을 하고 안 하고와 상관없이 스스로 만족하는 생활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영화로도 제작된 인기 소설「카모메 식당」의 작가 무례 요코의 에세이 <꽤 괜찮게 살고 있습니다>를 만나보았다. 30대에 작가의 길로 들어선 60대 작가는 자신의 일상을 여덟 개(음식, 집, 옷, 건강, 돈, 일, 취미, 인간관계)의 큰 타이틀 아래 너무나 솔직하게 들려주고 있다. 하나뿐인 남동생과 절연(絶緣) 하게 된 사연도 담담하게 들려줄 정도로 솔직한 글을 만날 수 있는 에세이이다.

 

작가의 많은 작품들 중에 최근에 읽었었던 「아저씨 고양이는 줄무늬」에 등장하는 고양이와 함께하는 일상은 잔잔하게 느껴진다. 특별할 것도 없는 일상을 정말 자세하게 들려준다. 마치 나의 하루를 듣고 있는 것 같았다. 그래서 더 공감하며 읽을 수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작가가 들려주고 있는 이야기는 따뜻하고 포근하다. 그건 아마도 늙은 고양이를 혼자 두고는 외출도 자제하는, 치매에 걸린 어머니를 돌보는 작가의 따뜻한 사랑이 전해졌기 때문일 것이다.

 

p.211.뭔가를 창조하는 사람은 몸 안에 차곡차곡 쌓아온 무엇인가를 가지고 있어야 하며, 그것이 우연히 어떤 다른 것과 만날 때 비로소 아이디어로 이어진다고 생각한다.


도쿄의 단독 주택 두채 값에 해당하는 돈을 기모노 구입에 쓸 정도로 기모노를 좋아하는 작가는 샤미센도 배우고 있다. 일본의 전통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을 엿볼 수 있었다. 그런데 작가는 어떤 일이든 열정적으로 하기보다는 '적당히'하라고 말한다. 어떤 의미일까? 이 책을 읽어보면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작가 자신만의 독특한 라이프스타일을 담담하게, 섬세하게 그려내고 있어서 유화처럼 화려하지는 않지만 수채화처럼 은은한 매력으로 눈길을 사로잡는 작품이다.

 

함께 사는 고양이를 배려해 늦은 외출도 자제하고 매년 즐기던 해외여행도 19년간 가지 않는다. 이점을 제외하면 작가의 단조로운 일상은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우리들의 이야기이다. 삶을 자연스럽게 흐르도록 방치한 듯하지만 그녀의 삶에서는 그녀만이 가진 확고한 가치가 느껴졌다. 오래전 접했었던「카모메 식당」주인공들의 삶에서 느꼈었던 것처럼 소소한 삶에 만족하는 기쁨을 다시 한번 접할 수 있었다. 코로나로 인한 정신적, 신체적 스트레스가 늘어나고 있는 요즘 평정심을 찾고 싶은 이들에게 권해주고 싶은 따뜻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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