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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괜찮게 살고 있습니다 - 하루하루가 쾌적한 생활의 기술
무레 요코 지음, 고향옥 옮김 / 온다 / 2020년 6월
평점 :
절판
p.261.
남이 뭐라고 하든 나는 내 스스로 생각학 결정했기에 만족한다. 결혼을 하고
안 하고와 상관없이 스스로 만족하는 생활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영화로도 제작된
인기 소설「카모메 식당」의 작가
무례
요코의 에세이 <꽤
괜찮게 살고 있습니다>를 만나보았다. 30대에 작가의 길로 들어선 60대 작가는 자신의 일상을 여덟
개(음식, 집, 옷, 건강, 돈, 일, 취미,
인간관계)의 큰 타이틀 아래 너무나 솔직하게 들려주고 있다. 하나뿐인 남동생과 절연(絶緣) 하게 된 사연도 담담하게
들려줄 정도로 솔직한 글을 만날 수 있는 에세이이다.
작가의 많은
작품들 중에 최근에 읽었었던 「아저씨 고양이는
줄무늬」에 등장하는 고양이와 함께하는 일상은 잔잔하게 느껴진다. 특별할 것도 없는 일상을 정말 자세하게 들려준다.
마치 나의 하루를 듣고 있는 것 같았다. 그래서 더 공감하며 읽을 수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작가가 들려주고 있는 이야기는 따뜻하고 포근하다.
그건 아마도 늙은 고양이를 혼자 두고는 외출도 자제하는, 치매에 걸린 어머니를 돌보는 작가의 따뜻한 사랑이 전해졌기 때문일
것이다.
p.211.뭔가를 창조하는 사람은 몸 안에 차곡차곡 쌓아온 무엇인가를 가지고 있어야 하며, 그것이 우연히 어떤
다른 것과 만날 때 비로소 아이디어로 이어진다고 생각한다.
도쿄의 단독 주택
두채 값에 해당하는 돈을 기모노 구입에 쓸 정도로 기모노를 좋아하는 작가는 샤미센도 배우고 있다. 일본의 전통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을 엿볼 수
있었다. 그런데 작가는 어떤 일이든 열정적으로 하기보다는 '적당히'하라고 말한다. 어떤 의미일까? 이 책을 읽어보면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작가 자신만의 독특한 라이프스타일을 담담하게, 섬세하게 그려내고 있어서 유화처럼 화려하지는 않지만 수채화처럼 은은한 매력으로 눈길을 사로잡는
작품이다.
함께 사는
고양이를 배려해 늦은 외출도 자제하고 매년 즐기던 해외여행도 19년간 가지 않는다. 이점을 제외하면 작가의 단조로운 일상은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우리들의 이야기이다. 삶을 자연스럽게 흐르도록 방치한 듯하지만 그녀의 삶에서는 그녀만이 가진 확고한 가치가 느껴졌다. 오래전
접했었던「카모메 식당」주인공들의 삶에서 느꼈었던 것처럼 소소한 삶에 만족하는 기쁨을 다시 한번 접할 수 있었다. 코로나로 인한 정신적, 신체적
스트레스가 늘어나고 있는 요즘 평정심을 찾고 싶은 이들에게 권해주고 싶은 따뜻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