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긋하게 홋카이도 - 이방인의 시선에 걸린 낭만적인 일상의 풍경
남자휴식위원회 지음, 홍민경 옮김 / 생각정거장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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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97 공간과 시간을 자신만의 색깔로 채울 줄 알아야 삶을 더욱 풍성하게 즐길 수 있다는 생각으로 우리는 오늘도 숙소를 꾸민다.

 

얼마 전 <교토 감성>이라는 색다른 여행 에세이로 만나보았던 남자휴식위원회가 이번에는 홋카이도를 향한다. <교토 감성>을 통해서 접했던 이들의 글이라 조금은 더 편안하게 접할 수 있었다. 이번에 저자들과 함께할 여행지는 홋카이도의 중부에 해당하는 홋카이도 도오의 삿포르, 오타루, 샤코탄 그리고 하코다테 이다. 홋카이도하면 누구나 떠올리는 삿포르에 많은 지면을 할애하고 있고 오타루와 샤코탄은 자신들을 경험을 바탕으로 농장 생활을 보여주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바다를 볼 수 있었던 하코다테가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P.109. 뜻하지 않게 찾아온 순간을 소중히 여기고 열린 마음으로 서로를 대한다면 삶과 여행이 훨씬 풍요로워 질 수 있다는 것을 깨달은 만남이었다.

 

<교토 감성>에서 보여주었듯이 이번 여행도 저자들은 유명 여행지보다는 눈에 띄지 않는 곳들을 소개해주고 있다. 자유로운 여행이 아니라면 찾아보지 못할 뒷골목의 명소들을 소개해주고 있는 데 지극히 저자들의 주관이 들어간 듯했다. 하지만 저자들의 설명을 읽고 저자들의 느낌을 공유하면서 그들이 왜 꼭 한번 찾아보라고 권하는지를 쉽게 알 수 있었다. 역사와 전통을 바탕으로 늘 그 자리에서 여행객들을 기다리고 있는 매력적인 장소들이 언젠가는 꼭 찾아보고 싶은 욕심을 갖게 한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현지인처럼 느끼고 생활하며 여행의 참된 의미를 찾는 저자들이 있다.

P.158. 평소 같으면 절대 하지 않았을 일을 하게 만드는 것도 어쩌면 여행의 묘미일지도 모르겠다.

 

저자들은 시간에 쫓겨 하나라도 더 보려고 애쓰는 그런 여행이 아니라 천천히 하나라도 더 느끼려고 하는 여행을 하고 있다. 여행지에서 식탁에 꽃을 올리고 아침 일찍 조깅을 하는 이들이 몇이나 될까? 보기 위한 여행이라기보다는 여행지에서 생활을 하며 그 지역을 느끼려 하는 저자들의 모습이 부럽다. 눈에 담는 여행이 아니라 가슴에 담는 여행을 하는 저자들의 용기가 부러운 것이다. 그리고 그런 용기를 섬세하게 담아내고 있는 <느긋하게 홋카이도>를 남길 수 있는 여유로움이 부럽다. 시간이나 금전적인 여유에서 오는 여유가 아니라 저자들의 삶의 자세에서 오는 진정한 여유로움이 부러운 것이다. 홋카이도에 여행을 가게 된다면 꼭 손에 들고 가고 싶은 책이다. 그리고 그들이 걸었던 길을 꼭 한번 걸어보고 싶다. 그들이 가진 삶을 대하는 여유로움을 마음껏 느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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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 제인
개브리얼 제빈 지음, 엄일녀 옮김 / 문학동네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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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95. 가진 것보다 갖지 못한 게 더 슬프니까 그런 게 아닐까요. 갖지 못한 것들은 상상으로만 존재하고, 상상 속에선 모든 게 완벽하니까.

 

<섬에 있는 서점>이라는 세계적인 베스트셀러를 가지고 있는 작가 개브리얼 제빈의 작품 <비바, 제인>을 만나본다. 책 소개에서 언급된 내용에서 묘한 기시감을 느끼고 선택한 소설이다. 유력 정치인과 선거 캠프 자원봉사자간의 불륜이 이야기의 소재라는 점이 얼마 전 우리나라에서도 있었던 정치인과 보좌관의 스캔들을 떠오르게 한다. 두 이야기에 차이가 좀 있다면 현실 속 사건은 연륜이 있는 여성이 강압적이었다고 검찰에 고소한 반면 소설 속 아비바는 아직 대학생인 어린 여학생이다. 그리고 그녀는 자신과 하원의원의 관계를 사랑이라 믿고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두 사건을 대하는 우리 대중의 모습은 국적, 인종, 성별 등을 뛰어넘어 공통점을 보인다. 여기서 언급하지 않아도 그 공통점은 알 수 있을 것이다. 그 공통된 반응들을 만나보고 그 반응들에 대처하는 모습들을 만나보며 우리에게 올바른 반응이 어떤 모습일지 깊은 생각을 끌어내는 작품이다.

 

P.231. 그녀가 보기에, 살아가는 것은 나쁜 습관을 들이는 과정이다. 죽어가는 것은 그것들을 없애는 과정이다. 죽음은 습관이 없는 땅이었다. 커피도 없고.

 

<비바, 제인>은 불륜이라는 스캔들에 관련된 인물들이 자신들의 관점에서 이야기를 전개해 나간다.(1~4) 1장 레이철 에서는 어린 딸(아비바)을 지키기 위한 어머니(레이철)의 모습이 그려지면서 작품의 주요 이야기가 등장한다. 자칫 어두운 이야기가 될 수도 있을 이야기는 재미난 에피소드를 통해서 그렇게 슬프고 아프지만은 않다. 2장 제인 에서는 개명까지 하며 새로운 삶을 찾은 딸(아비바)과 그녀의 딸(루비)가 이야기를 들려준다. 루비의 등장은 이야기를 더욱 재미나고 밝게 만들어준다. 3장 루비 에서는 딸 루비가 엄마와 갈등을 겪으면서 성장해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어리지만 현명하고 당찬 루비 같은 아이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할 정도로 매력적인 아이였다. 4장 엠베스 에서는 정치인의 아내로서 살아온 엠베스의 시선으로 이야기를 끌어가고 있다. 육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지친 엠베스가 어떻게 많은 일들을 견뎌왔는 지는 이야기의 끝에 알 수 있다.

 

P.288 어쩜 이렇게 저 남자를 사랑하는지

 그녀는 그 어떤 여자보다 더 에런 레빈을 사랑했다

 

5장 아비바는 조금 다른 형식으로 이야기를 보여준다. 3자가 독자에게 설문지를 조사하는 듯한 형식으로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다. 글의 전개 형식이 정말 신선하고 색다르다. 아비바의 선택을 따라가면서 이야기를 전개해나가고 있는 것이다. 아비바에게 여러 선택지가 주어지지만 대학생 아비바가 자신의 사랑을 선택하는 과장을 볼 수 있어서 흥미로웠다. 4장의 주인공 엠베스가 선택한 사랑과 다르지 않은 것 같았다. 각 장의 주인공들이 보여주는 삶이 너무나 흥미로웠고 자신이 처한 상황을 슬기롭게 극복하는 자신감 넘치는 여성들을 만날 수 있어서 좋았다. 그리고 정치가를 꿈꾸며 정치인 사무실에서 자원봉사 하던 아비바가 한 아이를 키우며 제인으로 당당하게 살아가는 모습이 너무나 보기 좋았다. 어린 소녀 루비가 오랜 시간 연을 끊고 지내던 엄마와 할머니를 다시 만나게 하는 보석 같은 이야기는 깊어지는 가을에 정말 잘 어울리는 감성을 선물해줄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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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습관 - 도리스 레싱 단편선
도리스 레싱 지음, 김승욱 옮김 / 문예출판사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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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작가 도리스 레싱의 단편 소설집 <사랑하는 습관>을 문예출판사를 통해서 만나본다. 이 책에 실린 작품들은 1957년에 출간된 <사랑하는 습관>에 수록되었던 단편들이다. 1940년대 말에서 1950년대 초반의 영국과 유럽을 배경으로 1950년대 초반에 쓰인 작품들이여서 시대적, 공간적인 공감을 느낄 수 있을 까하는 의구심을 안고 책장을 넘기게 되었다.

 

얼마 전 접했던 <19호실로 가다(1979)>보다 더 흥미롭게 만났고 공감할 수 있었다. <19호실로 가다>에서 만날 수 있었던 작품들의 주된 흐름이 여성에 관한 이야기였다면 <사랑하는 습관>에서 만날 수 있는 작품들은 다양한 흐름을 보여주고 있어서 더욱 흥미롭고 재미나게 접할 수 있었다. 전쟁의 상처, 자아실현, 이념 갈등, 그리고 그로인한 가정의 파괴, 사랑의 상실 등 다양한 이야기를 담고 있어서 단편 소설집의 매력을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

 

사랑하는 습관에 등장하는 조지는 사랑이라는 감정에 매달려 습관적으로 사랑을 하고 있다. 그런 습관적인 사랑이 만들어낸 그림자가 자신뿐 만아니라 사랑하는 이에게도 상처를 줄 수 있을 것 같다. 그런데 조지보다 더 이상한 사랑을 하는 남자 지미는 다른 여자에서 엄청난 일을 벌인다. 아마 요즘이었다면 밝은 빛 보며 살기는 포기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정말 다양한 사랑을 만날 수 있다. 그리고 동굴을 지나서 에서 만나본 영국인 소년은 바닷가 바위틈에서 자아를 찾고 자신의 세계를 완성한다. 다른 세상에 대한 동경과 소년의 홀로서기가 흥미롭게 펼쳐지는 이야기이다. 낙원에 뜬 신의 눈에서는 전쟁이 끝난 후의 사람들의 변화를 보여준다. 승전국의 국민이든 패전국의 국민이든 그들이 겪어야했던 아픔이 몸과 마음을 무언가에 갇히게 되고 그 갇힌 상황이 다양한 등장인물들을 통해서 재미나게 그려내고 있다.

 

모두 9개의 단편 작품들 속에 다양한 이야기들이 각기 다른 색깔과 향기로 작품마다의 개성을 뿜어내고 있다. 짧은 이야기들이 담겨있지만 그 울림은 크고 깊다. 인간의 본성을 다시한번 생각해 볼 수 있는 행복한 시간을 만들어주고 있다. 어설픈 거짓으로 삶의 순간순간을 피해보려는 남성들의 아둔함을 시작으로 재미난 이데올로기 이야기도 만나볼 수 있는 흥미로운 매력을 가진 책이다. 깊어가는 가을에 인간 본연의 향기를 꼭 한번 만나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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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 속 외딴 성
츠지무라 미즈키 지음, 서혜영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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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서점대상을 받은 작품<거울속 외딴성>을 만나 본다. 작가 츠지무라 미즈키의 작품은 처음 접해보았다. 일본에서는 커다란 반향을 일으킨 작품이라고는 하지만 반신반의하는 심전a으로 작가의 작품을 들여다보았다. 500 페이지가 넘는 장편 소설이었지만 일본의 독자들이 왜 이 작품에 열광했는지 쉽게 알 수 있을 정도로 몰입할 수 있었다. 책 표지에서 느낄 수 있는 이미지는 판타지 그 자체였다. 거울 속에 비친 늑대 가면은 거울 앞에 앉은 소녀의 미래가 어떻게 전개될지 환상 속에 머물게 하기에 충분했다. 거울 속에서 소녀를 보고 있는 늑대 가면은 소녀의 삶을 어떤 길로 이끌게 될지 너무나 궁금했다.

 

작품을 열고 얼마 되지 않아서 이 작품이 늑대 인간이 만들어 내는 환상 속 이야기만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쉽게 알게 될 것이다. 책 표지에 등장하는 거울 속 늑대 인간은 그저 귀여운 소녀일 뿐이다. 작품은 중학교에 이제 막 들어간 고코로가 이끌어간다. 인생이 무엇인지 아직은 알 필요도 없는 어린 소녀 고코로가 작품이 끝날 때까지 조금씩 자신의 삶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물론 이야기의 대부분이 환상 속 거울의 성에서 펼쳐지기 때문에 판타지 소설이라고 해도 무방할 듯하다. 하지만 이야기는 학교생활에서 벌어지는 부조리를 담고 있기에 사회 소설에 더 가까운 듯하다. 하지만 늘 그렇듯 소설의 장르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이야기가 보여주고 있는 우리 아이들의 현실이 더 중요하게 느껴지는 작품이다.

 

어린 주인공이 감당하기에는 너무나 커다란 고통을 접하고 그로인해 등교를 거부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어린 소녀 고코로는 가슴에 큰 상처를 안은 채 어둠속에서 고통속에서 시간을 보낸다. 그러던중 어둠속에서 빛나는 거울 속으로 빠져들게 되고 늑대 가면을 쓴 소녀의 인도로 거울의 성에 다다른다. 그리고 그 곳에서 자신의 처지와 비슷한 처지의 여섯 명의 친구들을 만나게 되고 그들에게서 그동안 느껴보지 못한 우정을 맛보게 된다. 일곱 명의 왕따들이 들려주는 아이들의 이야기는 정말 가슴 아프고 슬프다. 그런 아이들이 스스로 싸워나가야 하는 학교는 어른이 내가 봐도 싫었다. 그런 아픔을 간직한 아이들이 서로에게 도움이 되어가는 과정이 너무나 아름다웠다.

 

일곱 명의 아이들은 소원의 열쇠를 찾으려 서로에게 라이벌이 된다. 하지만 너무나 순수한 아이들은 자신들의 소원을 이루면 잃게 되는 것 때문에 열쇠를 찾는 것을 꺼리게 된다. 여기에서 어른들의 세상과 조금은 다른 아이들의 세상을 만나게 된다. 소원을 이룰 수 있다는 데 무엇이 문제가 될까? 아마도 순수한 아이들이 주인공이기에 문제가 될 수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아이들이 자신의 소원보다 더 소중하게 생각한 것은 무엇일까? 궁금하다면 바로 지금 이 책을 손에 잡기를 바란다. ‘안 가면 안 되는 우울한 장소가 되어버린 학교를 왜 아이들에게 행복한 장소로 바꿔줘야 하는지 알고 싶다면 꼭 한번 만나 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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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은 골짜기의 단풍나무 한 그루
윤영수 지음 / 열림원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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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현대소설에 단편 <생태관찰>이 당선되면서 다소 늦은 나이에 작품 활동을 시작한 윤영수 작가는 그동안 현실의 삶과 인간의 본성에 대한 깊이 있는 작품들로 한국일보문학상, 남촌문학상, 만해문학상 등을 수상하였다. 그런 작가가 뜻밖에 작품을 발표해서 만나본다. 현실의 삶속에서 인간의 내면을 바라보던 작가가 <숨은 골짜기의 단풍나무 한 그루> 에서는 현실과는 아주 먼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시간도 공간도 완전히 새로운 환상을 그려내고 있는 것이다. 이 작품을 통해서 전혀 생각해보지 못했던 판타지 소설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숨은 골짜기의 단풍나무 한 그루>와의 만남은 시작부터 끝까지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평소 책을 선택할 때 책 소개를 자세하게 보지 않는 편이라서 택배를 받고나서 책의 두께에 우선 놀랐다. 그리고 700페이지가 넘는 분량의 책을 펼치고 처음에 작품의 배경들을 소개하는 글에 다시한번 놀랐다. 많은 등장인물들의 가계보와 지하 동굴 세계의 지도들 그리고 전혀 새로운 종족인 어른이족세상에 대한 설명들이 솜은 골짜기에 들어가기 전부터 상당한 부담을 갖게했다. 하지만 가장 놀라웠던 것은 작가가 그려놓은 글을 따라서 골짜기를 여행하다보면 부담으로 다가오던 책의 두께도, 많은 등장인물들의 관계도 전혀 부담되지 않는 다는 것이다. 이야기를 읽다보면 작가가 만들어 놓은 촘촘한 구성에 자연스럽게 빠져들어 별다른 노력 없이도 편안하게 읽을 수 있었다.

 

판타지 소설하면 요정이나 마법사들이 등장하는 귀엽고 재미난 이야기나 토르 같은 영웅이 등장하는 스케일이 크고 스펙타클 한 모험이 담긴 이야기를 떠오르게 된다. 하지만 작가가 그린 환상 속에는 주인공을 도와주는 예쁜 요정도 등장하지 않고 영웅 비슷한 캐릭터도 등장하지 않는다. 그저 작가가 만들어 놓은 지하 동굴 세계에서 펼쳐지는 일상들이 펼쳐진다. 하지만 그 일상을 펼치는 등장인물들이 예사롭지 않다. 식물과 동물의 중간 형태인 나무인간 어른이족들이 다양한 계층을 이루고 이야기를 끌고 나간다. 그런데 그들의 삶이 우리 인간사와 별반 다르지 않게 느껴진다. 그들에게도 희로애락이 존재하고 질투와 욕망이 존재한다. 작가는 어른이들의 세상을 통해서 우리 인간들의 세상을 보여주고 싶었던 것 같다.

 

이야기는 열여덟살의 주인공 연토가 검은머리짐승(인간) 준호를 만나면서 전개된다. 기다리고 있던 운명적인 만남인지 아닌지 생각할 겨를 도 없이 자신의 방에서 함께 지내게 된 준호는 주인공에게 커다란 도움을 주는 요정이 아니라 지하 동굴 세계에서는 쓰레기 취급을 받는 검은머리짐승(인간) 이다. 도움은커녕 연토에게 많은 시련을 가져오는 인물이다. 두 인물은 서로의 세계를 알고 싶어서 서로에게 끝없는 질문을 하고 답변을 한다. 그 답변들 속에서 작가는 우리 인간들이 잃어버린 본성을 찾을 수 있기를 바라고 있는 것 같았다. 연토와 준호가 만나고 겪게 되는 세상 이야기들은 마치 한 집안의 흥망성쇠를 다룬 역사 드라마 같았다.

 

평소 서평보다 작품의 줄거리는 적게 적고 싶었다. 이 작품은 첫 페이지에서부터 끝 페이지까지 새롭게 만나야할 것 같아서이다. 정말 이 작품의 진한 향기를 맡고 싶다면 자세한 내용은 책을 통해서 직접만나보기를 바란다. 어른이족과 인간과의 차이는 겉모습부터 속마음까지 커다란 차이가 있지만 그 차이점은 직접 접해봐야만 이 작품이 주는 울림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길가에 나무들이 말을 걸어온다면 아마도 숨은 골짜기에서 온 어른이족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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