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틸다의 비밀 편지
스텐 나돌니 지음, 이지윤 옮김 / 북폴리오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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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398. 모든 마법은 이 세상 좋은 곳으로 달려나가는 작은 움직임을 꿈꾸는 데서 시작됩니다. 그리고 좋은 마법사의 행운은 그 자신을 위한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 행운을 안겨주기 위한 것이지요. 

 

세계 20여 개국에서 200만 부 이상 판매된 베스트셀러 <느림의 발견>을 쓴 작가 스텐 나돌리의 최신작 <마틸다의 비밀편지>를 만나본다. 백 살이 넘은 할아버지가 아주 어린 손녀에게 쓴 편지라는 점부터 흥미롭지만 가장 흥미로운 것은 할아버지가 마법사라는 것이다. 마법사 할아버지 파흐로크는 어린 손녀가 팔 늘이기 마법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손녀에게 마법에 대한 편지를 쓰기 시작한다. 마법을 상상하면서 마법사의 삶을 만날 수 있다는 점이 이 이야기가 가진 매력이다.

 

이 소설은 흥미로운 다양한 마법들이 등장하니 판타지 소설인듯하다. 하지만 환상적인 장면이 그리 많이 그려져 있지 않고 파흐로크의 삶을 자기 스스로 이야기하고 있어서 마치 자서전 같기도 하다. 자신이 살아온 이야기를 마법과 관련해서 조금씩 들려준다. 이야기의 전개가 폭포와 같이 극적이지는 않고 편안하게 흐르는 깊은 강물 같다. 그래서 동적인 매력보다는 정적인 매력이 넘치는 소설이다. 이야기의 흐름이 정적이다 보니 행간을 여유롭게 지나다니면서 깊은 생각을 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이 책이 가진 또 다른 매력이다.

 

흥미로운 마법사의 삶을 따라가면서 인간이 느낄 수 있는 희로애락을 만나게 되는 데 이 점이 이 책이 가진 가장 큰 매력인 듯하다. 소설이지만 철학적 메시지를 담은 에세이같이 읽을 수 있다. 편안하게 파흐로크의 삶을 들여다보면서 우리들 삶도 돌아 볼 수 있는 여유를 주는 이야기가 마음의 안정을 찾게 해 주는 듯하다. 아마도 할머니의 옛날이야기를 듣고 있을 때의 편안한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파흐로크가 손녀에게 들려주는 재미난 옛날이야기를 통해서 우리가 가졌던 꿈도 만날 수 있고 우리가 살아갈 방향도 생각해 볼 수 있는 흥미롭고 재미난 책이다.

 

P.101. 진실한 사랑은 이미 정해 놓은 기준을 모두 허물어버린단다. 그리고 오직 한 사람의 목소리만 들리지.

 

마법사 파흐로크가 쓴 열두 통의 편지를 통해서 만나는 신비로운 마법 세계와 할아버지가 사랑스러운 손녀에게 들려주는 이야기를 통해서 만나는 인생 이야기가 너무나 매력적인 책이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주위의 기적들이 마법으로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무심히 지나치던 일상에서 마법을 찾아볼지도 모른다. 아마도 그건 이 책이 주는 즐거운 부작용일 듯하다. 소소한 일상을 마법처럼 즐거운 눈으로 바라볼 수 있는 아름다운 삶을 선물하는 마법 같은 책이다. 작은 일상에서 마법을 만나보고 싶다면 마틸다에게 전해질 편지를 먼저 읽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어쩌면 파흐로크보다 더 뛰어난 마법사를 만나게 될지도 모르니 지금 곁에 있는 사람을 관심있게 지켜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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