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리적 보수를 찾습니다 - 우리가 잃어버린 보수의 가치
로저 스크러튼 지음, 박수철 옮김 / 더퀘스트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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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를 지키면서 근대적이어야 하고, 전통을 지키면서 창조적이어야 한다.


늘 그래왔지만 요즘 들어 '보수' 와  '진보'라는 단어가 여기저기서 많이도 언급되고 있다. 그 속에서 나 자신이 진보인지 보수인지 판단하기 조차 어려운 게 사실이다. 시시각각 변하는 나 자신을 보면서 이도 저도 아닌 이방인 같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진보 진영의 말을 들어보면 그들이 옳고, 보수의 견해를 듣다 보면 그들도 옳은 것 같고 우리들 모두 참 어려운 시간들을 보내고 있는 것 같다. 그런 어려움을 조금이나마 달래보려고 잡은 책이 로저 스크러튼이 쓴 "합리적 보수를 찾습니다" 이다. 저자는 자기 자신을 보수라고 자신 있게 말할 만큼 보수적인 성향의 학자인 듯하다. 그런 저자를 통해서 보수라는 개념과 진정한 보수란 무엇인지를 알아가는 재미를 찾을 수 있는 책이다.


'자유는 매우 좋은 말과 깉다. 히만 그 말을 타고 어디론가 가야 진짜 좋다고 할 수 있다.'


이 책에서는 개인의 자유와 선조들이 남겨준 전통을 지키고 보완해 나가는 것이 진정한 보수라 말하고 있다. 그런 보수가 영국 내에서 걸어온 길을 보여주고 혁신에 매달리어 전통적인 가치를 신경 쓰지 않는 진보를 다시금 생각해 보게 한다. 영국이라는 나라의 특성과 우리의 현실이 과연 일치하거나 비슷한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진보와 보수의 대립 양상은 너무나 닮은 꼴이다. 특히 요즘들어 서로의 생각이나 의견은 무조건 뒤로하고 자신들의 생각과 가치만을 내세우는 양 진영이 영국의 보수와 진보와 다르지 않은 듯싶다. "합리적" 이란 제목처럼 저자는 보수의 진정한 가치를 개인적인 가치보다는 우리 사회를 위한 희생과 전통적인 인간의 가치에서 찾으려 하고 그런 많은 이야기들을 보여주고 있다.


조금은 지루하고 딱딱한 이야기지만 합리적인 보수를 알아가는 동안 합리적인 진보도 알 수 있었던 것 같아서 좋았다. 지구 상에서 덴마크의 행복지수가 가장 높다고들 한다. 그것은 아마도 나라가 만들어준 행복이 아니라 국민 개인 개인이 행복해서일 것이다. 서로를 비교하지 않는데서 오는 자존감이 행복으로 이어진 듯하다. 보수와 진보를 비교만 하지 말고 서로 보완하며 함께 공존할 수 있다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런 합리적인 보수와 진보가 함께하는 사회를 꿈꾸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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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 손철주의 음악이 있는 옛 그림 강의
손철주 지음 / 김영사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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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29. 네가 나를 알아주길 바라는 게 소통이 아니라, 내가 너를 알 수 없는 것을 걱정하는 것이 곧 소통입니다.


미술 교양서의 스테디셀러인 "그림 아는 만큼 보인다"의 저자인 미술평론가 손철주의 신작 "흥, 손철주의 음악이 있는 옛 그림 강의" 를 만나본다. 그림 속의 음악을 통해 우리 조상들의 풍류와 흥을 만날 수 있는 좋은 책이다. 그림 속의 장면들 속에서 만나보는 우리 조상들의 멋들어진 삶을 디테일하게 설명해주는 훌륭한 큐레이터와 함께여서 더욱더 흥미롭고 재미난 시간을 가질 수 있다. 그 시간을 통해서 단조롭고 무미건조한 우리들 삶에 흥을 찾을 수 있는 힘을 가질 수 있을 것 같은 긍정의 에너지를 전해주는 책이다.


첫 번째 주제 '은일[隱逸]'에서는 자신의 신념을 지키기 위해 세상을 등지고 살았던 옛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를 그림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그림 속에 비친 선조들의 삶은 음악과 함께 세속의 번뇌를 내려놓고 자연과 동화되어 아름답게 보인다. 그 아름다움은 그림을 한 장면 한 장면 디테일하게 들여다볼 수 있게 설명해주는 글이 있어서 아름다움을 더해 주고 있다.

두 번째 주제 '아집[雅集]' 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아집이 아니라 '우아할 아'에 '모일 집'으로 만들어진 "우아한 모임"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주제어부터 정말 아름답고 매력적이다. 이 우아한 모임에는 마음이 맞는 친구 혹은 선후배들이 서로들 만나서 시·서·화를 즐기고 술과 음악을 공유하며 소통하는 우리 선조들의 멋이 느껴진다. 우리 선조들은 그 멋을 그림에 담았고 이제 우리가 그 아름다운 그림을 통해서 선조들의 멋을 배운다. 그리고, 그 그림 속 음악을 통해서 선조들의 풍류를 듣는다. 우리들의 연말 모임도 "아집" 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든다. 정말 향기 나는 모임을 만들어 보고 싶다.

끝으로 세 번째 주제 '풍류[風流]'에서는 정말 '잘 노는 것' 에 대한 이야기를 그림 속에 비친 우리 선조들의 멋과 운치를 보여준다. 또, 그 멋을 보고 느낄 수 있는 안목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았던 부분이다. 사물이나 세상을 보는데 있어 금강안[金剛眼]혹리수[酷吏手] 가질 수 있었다면 요즘처럼 아이들에게 미안한 암담한 현실은 생기지 않았을 것이다. 정말 가슴에 와 닿는 글들이 많았지만 이 두 단어는 오래도록 뇌리에 남아 있을 것 같다.


이 책은 저자가 강의했던 내용을 세 가지 주제로 나누어 책으로 엮은 것이어서 그런지 읽는 동안 옆에서 친절한 해설을 듣고 있는 듯 편안한 느낌이다. 아마도 우리 선조들의 그림이나 국악에 대한 기초 지식이 적은 나 같은 이들을 위한 책인지도 모르겠다. 다소 무겁고 어려운 주제일 수도 있을 세 가지 주제를 쉽고 편안하게 만나볼 수 있었던 까닭도 책을 읽는 다기보다는 저자의 친절하고 재미난 이야기를 듣는듯한 느낌에서 온 것일 것이다. 그리고, 아들 녀석과 박물관에 가서 들었던 질문에 대한 답을 저자의 맺음말에서 찾았다. 그때 제대로 답하지 못했었는데 이제는 답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우리 것이 왜 좋으냐?" 이 책 속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어서 너무나 행복한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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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반짝 안경
모리사와 아키오 지음, 이수미 옮김 / 이덴슬리벨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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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모리사와 아키오의 작품을 처음 접해서 작가에 대한 소개 글부터 읽어 보았다. 그 글 중에서 눈에 띈 문구는 "악인" 이 등장하지 않는 글을 쓴다는 것이었다. 평상시 접해본 소설 속에서는 독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악인이 등장해서 이야기의 긴장감을 높여주는 것이 대부분이었기에 악인이 없는 소설은 어떻게 전개될지 궁금함과 함께 악인이 등장하지 않는 소설이라면 등장인물 간의 갈등이나 권선징악의 구도가 나오지 않아서 조금은 심심한 내용이 되지 않을까 우려하며 소설의 첫 장을 열었다. 하지만, 이야기가 조금은 평이하게 흘러 긴장감이나 갈등 해소에서 오는 카타르시스 등은 느끼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는 말 그대로 기우에 불과했다는 것을 알게 되는 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역시 이번 소설에도 악인은 등장하지 않는다. 굳이 찾아본다면 주인공 아케미가 어려서 당했던 집단 괴롭힘의 주축이었던 친구인데 그 친구도 아케미의 할머니의 따뜻한 애정에 조금은 변하게 된다. 악인이 등장하지 않는 소설 그래서 조금은 지루할 것 같다는 생각을 갖고 읽기 시작한 이야기는 출근해야 하는 평일인데도 새벽까지 나의 잠자리를 미루게 했다. 이야기 속에 등장한 인물들의 각기 다른 색깔의 사랑들이 책을 손에서 놓지 못하게 했다. 너무나 가슴 아프고 그들의 사랑 중에서 어느 하나 미워할 수 없어서 그들의 사랑들이 모두 다 이루어지길 바라며 단숨에 끝까지 읽었다.

등장한 이들의 사랑 이 서로 얽혀 있어서 누군가의 사랑이 이루어진다면 다른 누군가의 사랑은 이루어지지 못하게 된다는 갈등이 보는 이로 하여금 가슴 조이며 그들의 사랑 이야기를 보게 한다. 시한부 인생을 씩씩하게 버티며 병원에 있는 유지의 애인 아카네를 사랑하게 된 아케미는 유지의 죽음을 상상하다가 스스로 소스라치게 놀라고 만다. 유지는 어차피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으니 자신의 사랑이 이루어지기를 바라며 아카네와의 사랑을 꿈꾼다. 아케미의 사랑을 느끼지만 유지와의 사랑을 끝까지 지키며 유지의 죽은 후를 걱정하는 아카네의 사랑은 벌써 유지와의 추억 속을 헤매며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다가온 죽음은 담담하게 받아들이면서도 사랑하는 연인과의 이별은 너무나 힘들어하는 유지의 사랑은 너무나 가슴이 아파서 잠시 눈을 감게 만든다. 개인적으로는 가장 마음이 끌렸던 아요이의 사랑은 아케미에게 몇 번의 고백을 거절당하며 쓸쓸하게 끝을 맺는다. 다른 이들의 사랑은 시작이라도 해보았지만 아요이의 사랑은 시작도 하기 전 꺾이고 만다. 등장인물들의 색이 다른 사랑이 이야기를 전반적으로 아름답게 만들어간다.


이야기의 시작은 주인공의 고양이 페로의 죽음과 고서점에서 주인공이 구입한 죽음에 대한 책으로부터 시작된다. 즉, 이 소설은 영원한 이별 죽음에서 시작해서 이별의 아픔을 받아들이고 극복한 이들이 새로운 시작 사랑을 만들어 가는 아름다운 사랑을 담고 있다. 너무나 아름답고 매력적인 이야기들이 넘쳐나서 정말 진실한 사랑을, 진정한 행복을, 진진한 삶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하는 좋은 작품이다.  죽어가는 연인을 보면서 긍정적이고 밝은 면만 보려고 자신의 눈에 "반짝반짝 안경" 이라는 가상의 안경을 쓰고 세상을 보는 아카네의 따뜻한 사랑을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정말 좋은 책을 만나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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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y Everyday - 하루 하나 행복 놀이 다이어리
Chronicle Books 지음 / 생각정거장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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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말 특이하고 재미난 책을 만나 보았다. 보통의 책하고는 너무나 다른 책이다. 누군가가 적어놓은 이야기를 읽는 책이 아니라 이 책은 책의 내용을 독자가 직접 채워가는, 만들어가는 책이다. 제목을 보아도 알겠지만 이 책은 다이어리이다. 매일매일의 일들을 기록하니 다이어리가 맞는 것 같은데 이 다이어리에 기록하는 내용은 꼭 필요한 업무 사항이나 잊지 말아야 할 가정의 대소사 등이 아니라 "놀이" 에 관한 것들이다. 재미난 놀이들이 각 페이지에 하나씩 제시되어 있고 그 놀이들을 직접 체험하고서 그 페이지를 채워가면 되는 책이다. 재미난 놀이도 하고 멋진 나만의 책도 만들 수 있는 매력적인 책이다.

 읽을 내용은 없지만 누군가의 의견을 듣고, 누군가의 생각을 글로 볼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를 느끼게 해주는 책이다. 빈 페이지를 나만의 이야기들로 채우기가 그리 녹녹하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그동안 다른 이들의 생각을 들여다보고 내 생각인 양 착각하면서 살아온 후유증인 듯하다. 이 책의 내용을 100% 실행에 옮기기에는 시간적인 여유가 없을 것 같다. 하지만, 머리 속에서 실행한다면 생각하는 힘을 키울 수 있을 것 같다. 독자들은 놀이를 계획하고 구성하면서 자연스럽게 생각의 넓이와 깊이를 넓고 깊게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다. 놀이도 하고 생각도 키울 수 있는 일석이조인 책이다.


매일은 힘들겠지만 책에서 소개하는 놀이들을 하나씩 실행에 옮기면서 그 놀이 과정에서 느낀 감정이나 기분 등으로 다이어리의 빈 곳들을 채워간다는 것은 즐거운 일일것이다. 하지만, 빈 페이지에 나의 생각과 감정을 적는다는 것은 생각보다는 힘든 일인 듯하다. 책장을 넘겨서 재미나고 흥미로운 많은 놀이들 중에서 하나를 선택한다는 것도 힘든 일이지만 그 선택한 놀이를 실천에 옮기기는 더욱 힘든 것 같다. 하지만, 실천하고자 하는 의지와 작은 노력만 있다면 추위로 움츠렸던 몸과 마음을 활기차게 만들어 줄 커다란 에너지가 넘치는 책이다.

생각에 머무르지 않고 조금만 시간을 내서 실행에 옮겨본다면 단조로운 일상을 조금 뒤로하고 재미난 시간을 보내해 줄 수 있는 좋은 책을 만나 보았다. 추운 겨울 아이들과 또는 친구들과 함께 책장을 넘겨서 나오는 놀이를 해보는 것도 아름다운 시간을 만들 수 있는 한 방법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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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유언
안드레이 마킨 지음, 이재형 옮김 / 무소의뿔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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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은 어린 시절 여름이면 누나와 함께 시베리아의 오지 사란짜로 할머니 샤를로트를 만나러 간다. 그곳에서 할머니의 이야기와 책을 통해서 "프랑스" 를 만나게 된다. 러시아 속에서 프랑스인인 할머니를 통해 만나게 되는 프랑스는 어린 소년을 상상 속으로 이끌게 되고, 그 속에서 소년은 러시아의 황제도 만나고, 프랑스의 대통령도 만나는 상상 속 여행을 시작하게 된다. 그 여행을 통해서 러시아 소년은 프랑스를 꿈꾸게 되고 자신도 프랑스인의 피가 흐른다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게 되는지도 모르겠다. 어린 소년의 눈에 비친 할머니 샤를로트는 소년이 성장하는 동안 커다란 사랑으로 소년의 생각을 크고 깊게 만들어 주고 있는 듯하다. 그런 소년도 성장과 함께 조금씩 자신만의 세계를 갖게 되고 부모님의 죽음과 함께 자신의 어린 날들을 함께했던 할머니에 대한 존경심이 조금은 줄어들게 될 때쯤 소년은 청년이 되어 있었다.


p.190. 본질적인 것은 설명될 수가 없다. 전달될 수도 없다. 그리고 이세상에서 그 무언의 아름다움으로써 나를 괴롭히는 모든 것들, 말을 필요로 하지 않는 모든 것들이 내게는 본질적으로 보였다. 표현할 수 없는 것은 곧 본질적인 것이다.


주인공은 어려서는 러시아 속 프랑스인으로 아이들의 따돌림을 견뎌야 했다. 하지만, 청소년기에는 프랑스인이기보다는 러시아인으로 살아가는 게 더 즐겁다는 생각에 친구들과 함께 어울리게 된다. 그리고, 어른이 되어 프랑스어로 글을 발표했을 때는 프랑스 안의 러시아인이 되어있었다. 즉, 샤를로트 할머니가 러시아에서 언제나 이방인이었듯이 주인공도 이방인이었던 것이다. 그것도 프랑스와 러시아 양쪽에서 다 이방인의 삶을 살았던 것이다. 어느 한쪽에서는 이방인이 아니고 싶었을 주인공을 보면서 우리 사회의 이방인 아닌 이방인들을 생각해 보게 된다.


p. 233. 삶이란 사실 대충 써 놓은 끝없는 초고 같은 것이어서 사건들은 잘못 배열되어 서로 겹치고, 등장인물들은 그 숫자가 너무 많아 말을 할 수도, 고통을 느낄 수도, 서로 사랑하거나 미워할 수도 없다.


 러시아 vs 프랑스..전체 vs 개인..이 작품에는 개인의 자유보다는 전체를 더 중요하게 여기던 러시아의 사회주의와 자유분방한 개인의 자유를 인정해주는 프랑스의 민주주의가 주인공의 성장과 함께 갈등의 요인으로 등장하고 있는 듯하다. 주인공은 할머니를 통해서 프랑스의 자유를 접하고 학교에서는 공산주의를 배우며 성장한다. 그리고, 결국 조국 러시아를 버리고 할머니의 나라 프랑스로 망명한다. 아마도 어려서부터 할머니에게서 배우고 느꼈던 자유가 주인공의 결정에 큰 역할을 했을 것이다. 하지만, 결말에서 밝혀지는 진실이 주인공으로 하여금 그 결정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할 것 같다.


이 책을 처음 읽으면서 솔제니친의 작품 "이반데니 소비치의 하루" 를 떠올리게 되었다. 물론 시베리아라는 동일 배경과 두 작품의 작가가 러시아인이라는 데에서 오는 느낌이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보다는 작가 안드레이 마킨의 문체가 문득 고전을 읽고 있다는 느낌을 들게 한다. 이 책은 1995년 많은 상을 수상한 작품이라고 한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정말 그 상들을 받을 만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너무나 아름다운 시를 보는 듯한 글들이 담겨 있다. 한 문장 한 문장들이 마치 고전 속에서 보는 듯한 주옥같은 글들로 가득 넘치고 있다. 저자를 소개하는 글을 보니 그의 문체가 시적이라는 평가와 너무나 고전적이라는 평가를 함께 받고 있다고 한다. 개인적으로는 너무나 가벼운 소설들보다는 정말 좋았다. 내용도 문체도 너무나 훌륭한 작품이다. 이 겨울이 가기전에 다시 한번 샤를로트와 주인공을 만나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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