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03. 17. 목요일
여덟번째 질문 : ˝죽는다는 것은 두렵기만 한 일일까?˝

8-1. 죽음, 나를 성숙시키는 최고의 기회
자살은 흔히 부정적인 것으로 인식되지만 니체는 다른 시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경우에 따라서 자살은 인간이 거둘 수 있는 최대의 승리일 수 있고, 삶에 대한 부정이 아니라
오히려 최대의 긍정일 수 있다고 본다. 니체가 말하는 ‘품위 있는 자살‘은 다음과 같다.

˝더 이상 긍지를 갖고 살 수 없을 때 당당하게 죽는 것. 자발적으로 선택한 죽음, 자식들과 다른 사람들이 보는 가운데 명료한 의식을 갖고 기뻐하면서 적시에 이루어지는 죽음, 그리하여 떠나는 자가 아직 살아 있는 동안에 작별을 고하는 것이 가능한 죽음, 또한 생전에 성취한 것과 원했던 것에 대한 진정한 평가와 삶에 대한 총 결산이 가능한 죽음.˝

니체는 인간에게는 자신을 고양시키고 강화하시키고 싶은 충동이 있는 존재로 여겼다. 인간에게 있어 죽음은 가장 큰 저항감을 느끼는 대상이지만 이를 냉철한 의식을 가지고
받아들일 때 자신의 힘이 고양됨을 느낀다. 오히려 죽음이 피해야할 것이 아니라 자신의 성숙과 강화를 위한 계기가 된다는 것이다.

8-2. 연민은 인간을 나약하게 만든다
보통 우리 주위에서 보는 자살은 자신이 선택한 것이 아니라 삶이 비참해서 죽음을 마지막 탈출구로 여기고 하는 것이기 때문에 패배의 의미를 가진다. 또한, 패배의 의미를
가지기 때문에 우리는 보통 자살한 사람들을 보고 연민을 느낀다. 하지만 니체는 연민을 비판했다. 어떤 사람을 연민하는 것은 그 사람을 불쌍한 사람으로 보는 것이고, 그것은 그 사람을
나약하고 무력한 사람으로 여기는 것이다. 그것은 연민을 받는 사람이 느끼고 있을 무력감을 강화시키기 때문이다.

8-3. 자유롭고 자각적인 죽음을 택하라
따라서 니체는 남들에게 민폐를 끼치면서 죽음이 찾아올 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자유로우면서도 의식적으로 죽는 것을 선택해야 한다고 말한다. 니체는 병든 인간과 건강한
인간의 구별을 했는데 이의 기준은 죽음에 임한 사람들에게 회개가 아니라 자신의 죽음을 의연하게 맞을 것, 자신의 정신력을 최고도로 고양시킬 것을 요구한다.
삶에 대한 원한 때문에 자살을 택한 사람들은 삶을 짊어지기에는 너무나도 병약한 인간들이었기에 자유로운 자살이 아니라 자포자기에 의한 자살이다.

솔직히 초반 부분을 읽었을 때에는 ‘이게 무슨 소리인가‘ 싶었지만 계속 읽어 보니 정말 흔하지는 않지만 자신의 죽음을 택한다는 것이 마냥 이상한 것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개인적으로 죽음이 두려운 이유에 대해 저는 ‘불확실성에 대한 불안‘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죽게 되는 이유는 보통 병(육체적, 정신적)이죠. 이러한 병은 갑작스럽게 찾아오고(우리가 원하지는 않지만) 우리가 더 누릴 수 있었던 행복을 앗아간다. 어쩌면 누릴 수 있었던 좋은 것들을 놓치게 되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하지만 니체가 말하는 고귀한 자살은 오히려 자신의 삶을 충분히 즐겼기에, 이제 더 이상은 누릴 행복이 없다고 생각해서 혹은 누릴 수 있는 행복마저 더 이상 누리지 않겠다고 본인이 ‘선택‘했기 때문에 슬픈 죽음이 아닐 것이다.

계속해서 죽음에 대해 얘기하지만 나는 이 챕터를 읽으며 오히려 삶을 더 충실하게 살아가라는 메시지로 들렸다. 니체가 말하는 죽음이 슬프지 않은 이유는 삶을 충분히 살아왔기에, 삶에서 자신을 고양시키고 발전시켰기에(충실하게 살아갔기에) 죽음이라는 마지막 문턱도 자신을 고양시키는 계기로 보기 때문이다. 그런 계기로 볼 수 있는 사람은 분명히 살아있을 적 자신의 삶을 충실하게 살아갔을 것이다. 자유로운 죽음을 하기 위해서는 죽음에 대해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삶을 충실하게 살아가야 할 수 있는 것이다.

난 솔직히 아직 젊어서 내 죽음에 대해 생각해본 적은 없지만 이따끔씩 주위 사람들의 죽음은 언제나 슬펐다. 한 가지 확실한 건 이별은 언제나 익숙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만약 내 주위 사람이 자유로운 죽음을 택해도 그럴까? 솔직히 궁금하긴 하다. 죽음이란 것 자체는 슬프지 않다. 남은 사람들이 느끼는 외로움, 혹시나 누릴 수 있었던 행복을 느끼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슬픈 것 같다. 그런데 니체의 말대로 자신의 죽음을 택한다면 저 이유가 줄어들 것 같긴 하다. 나도 나중에 저런 죽음을 택할 수 있을까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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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닝 2022-03-20 00: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죽음에 대한 새로운 관점이네...죽음이 성숙과 강화를 위한 계기가 된다니...읽으면서 든 니체가 말하는 죽음은 뭐랄까 환희에 찬 죽음 느낌이다. 최대의 저항에 맞서는 순간이니 얼마나 짜릿하겠어. 근데 이런 식으로 해석하면 자칫 죽음의 무게를 가볍게 여길 수도 있겠네. 순간 댓글 쓰면서 죽음에 가슴이 뛰어버렸거든! 놀랐어...중도를 지키자...이래서 니체가 위험한 거구나
그래서 난 예슈리의 해석이 되게 멋진 해석이라 생각해. 역설적으로 삶을 더 충실히 살아가게 하는 메시지라니. 죽음이 두려운 것만은 아니라는 메시지를 가져오고 더 삶을 충실히 사는 데 집중하면 좋겠당
잘 읽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