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빵과 장미 ㅣ 문학동네 청소년문학 원더북스 13
캐서린 패터슨 지음, 우달임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9월
평점 :
<빵과 장미>는 산업혁명으로 생긴 그림자 중의 하나를 이야기의 소재로 삼고 있다.
열심히 일을 해도 가진자의 배만 불러질 뿐 노동자들은 쪼들리고 힘겨운 삶에서 벗어나기 힘들어 "우리는 빵을 원한다, 그리고 장미도!"라는 피켓을 들고 자신들의 인권을 주장하며 시위 했던 1912년 미국 매사추세츠 로렌스의 '빵과 장미 파업'을 그려내고 있다.
그러나 저자 캐서린 패터슨은 산업혁명의 어두운 단면이나 노동자들의 비참한 삶을 고발하고자 하는 마음도 있었겠지만 그것보다는 보호받고 사랑받으며 성장해야 할 아이들, 바로 그 성장기의 아이들에 관해서 이야기 하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한다. 노동자들의 파업은 하나의 소재로 사용되었을 뿐 주제는 아니라는 말이다. 다시말해 노동자 파업의 슬로건이 되었던 '빵과 장미'는 성장기의 아이들이 누려야 하는 풍요롭고 따뜻한 사랑과 보호를 뜻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저자는 13살의 소녀 로사의 눈을 통해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것이 아닐까?
따뜻하게 보호해 주고 아껴주는 가족은 있으나 언제나 배 고프고 춥기만 한 어려운 가정 형편 속에서 엄마와 언니가 파업에 동참하고 시위에 참가하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이로 인해 학교 선생님의 사랑을 독차지 하는 모범생이며, 투철한 신앙심을 가진 로사는 걱정과 근심거리가 날로 쌓여 가며 불안하기만 하다. 혹여 학교를 다니지 못하게 될까봐 그리고 가족이 굶어 죽게 되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으로 파업에 동참한 엄마와 언니를 이해 할 수 없어 원망스럽기도 하고, 엄마와 언니를 말릴 수 없는 자기 능력의 한계를 느끼며 의기소침하기도 하고, 엄마와 언니가 다치거나 죽게되지는 않을까 노심초사하며, 잘 알지 못하는 소년 제이크를 도와주고는 거짓말을 했다는 생각으로 자책하는 로사를 통해 그 나이의 아이들이 할 수 있는 생각이나 불안 등의 감정을 그리고 성장하는 모습을 잘 그려내고 있다.
배고픈 아이들의 가정 형편을 이해하지 못하는 학교 선생님이나 부유한 자들의 대변인 같기만 한 신부님의 설교와 엄마의 신념 사이에서 당황하며 혼란스러워 하던 로사가 서서히 생각을 정리해 나가는 과정이 안타까우면서도 흥미로웠다.
그리고 또 한 아이, 태어나 한 번도 엄마를 본적도 불러본 적도 없으나 술주정뱅이 아버지에게 방치당한 채 벌어온 돈은 아버지의 술값으로 빼앗기고, 아버지의 폭력을 피해 거리나 쓰레기더미에서 잠을 자며, 남의 물건을 훔치거나 거짓말 하는 것이 잘못이라는 생각조차 하지 못하는 아이, 그러나 아버지의 죽음 앞에서 자기때문이라는 죄책감에 시달리고, 타인의 이유없는 친절을 의심하며 사람을 믿지 못하고, 강한 척 하지만 배불리 먹을 것도 따뜻한 옷이 필요한 한없이 여린 13살의 남자 아이일 뿐인 제이크를 통해 가정이 무엇인지, 좋은 부모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따뜻한 가정과 가족의 보살핌이 아이의 인격 형성에 그리고 성장하는 데 있어 얼마나 중요한지 그리고 꼭 필요한 것인지를 다시금 생각해 보게 한다. 또한 제르바티 부부를 통해 사람을 믿지 못하던 제이크가 변해가는 모습을 보며 바로 '장미'는 사랑이 아닐까 싶다.
<빵과 장미>는 사람으로 누려야 할 가장 기본적인 권리이며, 욕구를 잘 표현하고 있는 것 같다. 사람은 빵으로만 살 수 없는 존재이기에 우리의 삶에는 장미도 있어야 한다. 모든 사람이 그러하겠지만 특히 아이들에게 '빵과 장미'는 절대적으로 있어야 할 없어서는 안되는 중요한 요소인 것이다. 사람이 사람으로 성장하고 살아가기 위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