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걷고 싶은 길 2 : 규슈.시코쿠 - 도보여행가 김남희가 반한 일본의 걷고 싶은 길 2
김남희 지음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10년 6월
평점 :
품절


 
일본의 걷고 싶은 길 2는 규슈와 오키나와 그리고 시코쿠를 소개하고 있다.

두 권 다 걷고 싶은 길에 대해 소개하고 있지만 1권이 일반적인 여행코스로

좋은 길을 소개했다면 2권은 진정 걷기의 기쁨을 만끽하고자 하는 이들을 위한

더 깊이 있는 걷기 코스를 소개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나는 '종교적인' 사람보다 '영적인' 사람이고 싶다"(p189)는 작가의 말에서

느낄 수 있듯이 2권은 영적인 순례자의 느낌이 강하다.

시코쿠가 순례자의 길이기에 그 느낌이 더 강할수도 있겠지만,

산책길을 걷듯 가벼운 마음으로 나서는 이들은 절대 걸을 수 없는 길을 소개한다.

책을 읽기 전부터 1권보다는 2권을 먼저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은 

아마도 '영적인 사람'이고픈 열망이 강한 나이기에 그렇지 않았을까?

 

책을 읽으면서 끝없이 '놀랍다'는 감탄사를 내뱉었다.

미야노우라다케로 가는 길은 제주 올레를 떠올리며 신기할 것도 없었지만

만화 영화에서 툭 튀어난온 듯한 '조몬스기'나

아열대지역의 섬을 보는 듯한 '가리비만' 등 여러 풍경이 담긴 사진들을 보면서

어쩜 일본에 이런 곳이 있다니..... 경이롭기까지 하다.

무엇보다도 놀라운 것은 역시 시코쿠 순례길.

얼마전 <노란 화살표 방향으로 걸었다>를 읽고나서 

산티아고 순례길을 가보고 싶다는 생각과 아울러 꼭 가리라 다짐을 했었는데

그보다 먼저 가깝고도 먼 이웃나라인

일본의 시코쿠 순례길, 천년의 옛길을 가보고 싶어졌다.

물론 규슈와 오키나와도 함께.

 

나는 불교인은 아니다. 오히려 좋아하지 않다는 쪽에 더 가깝다.

그러나 종교와 상관없이 '영적인' 사람이고 싶다는 작가의 말처럼

나 또한 종교와 상관없이 영적인 맛을 느껴보고 싶은 것이다. 

천년의 옛길, 시코쿠 순례길을 통해서.

1권을 읽을 때와는 다른 기분, 다른 느낌 속에서 책을 읽는 것이 즐거웠던 것은

아마도 이런 생각때문이지 않았을까 싶다.

그리고 그런 즐거움은 정말 가봐야겠다며 머리속으로 계획을 짜기도 하며,  

한 달 반이나 걸렸다는 시코쿠의 순례길이 걷고 싶은 마음을 자극한다. 

그리고 친절하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는 일본인들을 향한 호기심과

주지 스님을 만나볼 수도, 불경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는 일본 절에 대한

궁금증이 합세하여 마음을 흔든다.

 

에세이라 그렇기도 하겠지만 작가의 생각이나 진솔한 마음을 읽는 것도 좋았다.

홀로 떠난 여행에서 오는 외로움이나 쓸쓸함,

또는 전혀 모르는 사람이지만 이 길을 함께 걷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되고 힘이 되었던 동행들에 대한 생각,

낯선 이들을 만났을 때 두시간 반동안 영화를 찍었다는 작가의 에피소드,

살아가고 있는 현재에 대한 그리고 내가 아는 이들에 대한 고마움이나 사랑,

이러한 것들이 남의 얘기가 아닌 바로 내가 겪었고 느꼈던 감정들이기에

더 쉽게 다가오고 그 감정에 동화되지 않았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

홀로 나선 제주 올레에서 느꼈던 그 감정들을 타인의 글을 통해 만났을 때의 

신기함이라고나 할까?

'맞어 맞어 나도 이랬었지' 하며

공감하게 되는 감정들이 있어서 1권보다 더 좋았던 2권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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