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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왜 조바심을 내는가?
톰 버틀러 보던 지음, 홍연미 옮김 / 그린페이퍼 / 2013년 6월
평점 :
절판
사람들은 자신보다 빠른 나이에 성공을 하거나 큰 성취를 이루는 사람들을 동경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들에 비해서 평범한 삶을 살면서 남은 삶 동안 자신만의 성공을 꿈꾼다. 하지만, 나이가 들어갈수록 열정은 식고 삶의 목표에서 멀어지는 기분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 나이가 젊다면 꿈과 목표에 대한 도전과 기다림에서 여유로울 수 있겠지만, 삶의 기반을 다져가는 나이인 30대 중반에서 40대 전후에 이르면 인생에 대해서 조급함을 느끼게 된다. 자신의 나이에 알맞은 성취를 이루지 못했다는 자괴감과 젊음의 경계선을 넘으면서 생기는 기회와 노후에 대한 불안감 때문이다.
평균 수명 80세에 멀지 않은 시기에 100세를 바라보는 현실에서 이런 불안감은 50대와 60대도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요즘같이 사회적, 경제적 불안이 큰 시기에는 불안감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현세대들에게 힐링과 희망이 키워드인 이유도 이런 현실을 대변한다. 나 역시 30대 중반을 넘어서고 40대에 가까워지니 삶에 대한 회의가 들기도 하고 남은 삶에 대한 불안감 역시 커졌다. 아직 한창 때라고 할 수 있는 나이에 마치 삶의 막바지에 가까워진 듯 걱정을 하게 된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르다’라는 말로 격려하고 뭔가를 이루기에 늦지 않은 나이라고 위로하지만, 마음은 불안함에 더 가까이 서 있다. 나를 비롯하여 사람들에게는 희망이 되고 열정을 충전해줄 무언가가 필요한 시기다.
이 책은 우리가 이루려고 하는 것은 예상하는 것보다 한층 오래 걸린다는 사실과 우리는 더 길게, 건강하게 살게 되었다는 두 가지 사실에 주목했다. 이 사실을 명제로 삶에서 진정한 성취를 이루기 위해 걸리는 시간과 삶을 더 길게 바라볼 필요가 있음을 수많은 위인들과 유명인들의 삶을 통해서 하나하나 풀어갔다.
남들이 늦었다고 생각하는 나이인 30대 중후반, 40대, 50대, 60대 그리고 그 이상의 나이에서도 새롭게 시작하여 성공과 성취를 이룬 수많은 사람들, 때로는 남들이 보기에 무난한 성공의 삶을 살아왔음에도 은퇴하지 않고 도전을 통해서 새로운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들, 뒤늦게 자신의 전문성을 바꾸었음에도 성공할 수 있었던 사람들 등등 다양한 인물들의 사례가 가득히 담겨 있다. 또한 늦은 나이에 성공한 사람들과 이른 나이에 성공한 사람들의 시간 투자의 공통점을 통해서 성공의 요소로써 침묵의 10년인 리드타임과 장기적 전망의 가치를 풀어냈고, 다른 일을 한 경험과 여가 시간에 한 일도 성공의 밑거름이 됨을 다양한 사례로써 증명했다.
40세 때 처칠은 잘못된 작전을 지시한 결과로 수천 명의 사상자를 내고 말았다. 40세 때 처칠이 겪은 실패는 60세의 성공의 기반이 되었다. 그는 총리가 될 무렵에 이미 예순을 넘긴 나이였다. 헨리포드가 자동차회사를 설립한 것은 그의 나이 40세 때다. 정비사, 투자자, 실패한 비즈니스맨으로 오랜 도제 시절을 겪은 뒤였다. 정신분석학으로 유명한 지그문트 프로이트는 그의 저서 ‘꿈의 해석’을 40대 중반이 되어서야 출간했다. 이 책을 통해서 프로이트의 명성이 빛을 발하기 시작한 것은 그의 나이 50대 후반부터였다. KFC의 샌더스는 40세가 되어서야 천직을 발견했고, 60대가 되어서야 비밀 레시피의 상업적인 잠재력을 현실화했으며, 70대가 되어서야 비로소 부자가 되었다.
영화배우 해리슨 포드의 경력이 본 궤도에 오른 것은 10년의 무명 세월을 겪고 35세에 스타워즈에 출연하면서부터다. 그전까지 그의 주된 수입은 목수로 일하면서 받는 급여였다. 영화배우 조지 클루니는 30대 중반에 드라마 ‘ER’에서 유명한 배역을 맡기 전까지는 단역 전문 배우였다. 영화배우 휴 그랜트 역시 소소한 배역을 맡아오다가 32살에 마지막으로 오디션을 본 ‘네 번의 결혼식과 한 번의 장례식’에서 배역을 따냈고 이 영화의 성공으로 단번에 스타의 반열에 올랐다. 영화배우 대니 트레조는 마약중독자이자 강도로 11년이나 감옥을 전전하다가 41세에 갱생 프로그램으로 자신의 삶을 완전히 바꿨다. 이후 엑스트라 역을 시작으로 주목할 만한 커리어를 쌓아 지금의 자리에 올랐다. 영화배우 사무엘 잭슨도 40대를 통틀어 헤로인과 코카인 중독자로 지내다가 영화에서 배역을 맡으면서 화려한 경력을 이어나가게 되었다. 이렇듯 이 책에는 셀 수 없이 많은 유명인들의 늦은 성공기와 함께 그들의 성공요인에 대한 분석을 흥미롭게 풀어간다.
마음가짐의 변화는 순간적으로 일어날 수 있지만, 순식간에 삶을 바꾸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이다. 어떤 일을 성취하거나 이루려면 충분한 리드 타임이 필요하다. 우리가 알고 있는 천재들 역시 그들의 재능으로 하루아침에 위대한 성과를 이룬 것이 아니라 수년 동안 꿈꾸고 고안하고 노력하고 유지된 결과물이 드러난 것이다. 오래 지속되는 무언가를 만들려면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 인생의 진정한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지금까지 한 일은 준비운동에 불과할 수 있다. 스스로에게 충실하면 상황은 언젠간 유리하게 돌아오게 되어 있다. 따라서 자신의 삶과 일에 대해 장기적 전망을 가지면 훨씬 나은 자리로 나아갈 수 있다.
타인의 명성이나 위대한 성취를 자신과 비교하며 자괴감에 빠지기보다는 그 사람이 성과를 이루기 전에 뭘 했는지 연구하는 것이 훨씬 가치 있는 일이다. 타인과의 비교로 오는 감정적 낭비는 자신을 무기력하게 만들뿐이다. 그들이 투자한 가치를 바라보는 현명함이 필요하다. 현재 자신이 나이가 많다고 느껴져도 나이에 대한 제한적 마음을 풀고 기회에 열린 마음을 가져야 한다. 그리고 호기심을 갖고 열정을 느끼는 것에 충실하며 현명한 위험을 기꺼이 감수해야 한다. 이를 통해 같은 세대의 다른 이들이 저물어 갈 때 오히려 인생의 절정기를 맞이할 수 있다.
불과 1세기 전만 해도 미국에서 태어난 남자의 평균 수명은 46세, 여자는 48세에 불과했다고 한다. ‘인생은 짧다’라는 인생의 가치를 강조하기 위한 문구가 더 없이 절실한 시기였다. 내가 그 당시 태어났다면 앞으로 기대수명은 10년도 채 안남은 셈이니 말이다. 19세기 초반 대규모 하수 시설과 상수도 시스템이 개선되고 1800년대 말 최초의 백신이 상용화되면서 수명은 갑작스럽게 늘어났다. 식생활의 개선과 더불어 과학과 의학의 발전으로 100년이 조금 넘는 시기 동안 선진국의 기대수명은 무려 40퍼센트나 증가했다. 지금도 10년마다 최소 2년씩 증가하는 추세라고 한다.
평균 수명 100세가 눈앞에 다가온 세상에서 이제 인생은 결코 짧지 않다. 앞으로 남은 삶은 지금 선택에 달려있다. 지금부터라도 두려움을 벗어버리고 시작하고 도전하며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과거에 매몰되어 정체될 수밖에 없고, 남은 삶에 주어질 기회와 성취의 순간은 우리의 손을 떠날 것이다.
이 책은 우리가 그동안 들어오던 ‘뭔가를 이루기에 늦지 않다’라는 희망의 메시지에 명확한 증거들을 제시했다. 우리가 늦었다고 생각하는 시기에 놀라운 성공과 성취를 이룬 위인들과 유명인들의 삶을 통해서 시간의 관념을 수정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흘러간 세월을 탓하고 스스로 나이라는 족쇄를 채워버리는 실수를 하지 않도록 말이다.
그동안 자신이 뭔가를 이루기에 너무 늦었다고 생각하며 소극적인 삶의 자세를 취하고 있었다면 이 책을 통해서 긍정적인 사고로 전환하길 바란다. 이 책에 등장하는 수많은 인물들의 이야기와 삶에 대한 통찰은 두려움보다는 한 발 더 내딛을 수 있는 용기와 희망을 선사하고 삶을 길게 보는 지혜를 제공할 것이다. 이를 통해 스스로 채워놓은 마음의 족쇄를 과감히 부숴버리고 용기백배하여 남은 삶에서 누려야할 가장 좋은 것들을 만끽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