퀴즈쇼 - 2판 김영하 컬렉션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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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뛸 듯 기뻤다. 김영하 소설 컬렉션으로 재탄생한 <퀴즈쇼>를 들고 얼마나 행복해했는지 모른다. (벌써) 3년 전,  <퀴즈쇼>를 처음 읽고 책 귀퉁이를 접어가며, 밑줄 그었던 그 때를 떠올렸다.  

여전히 재치있고, 그의 위트는 그대로였다. 

가령, 이런 재미있는 표현^^ 

나는 형광등에라도 묻고 싶었다. 형광등아, 조명의 세계에서 다른 모든 조명들을 이기고 살아남은 국민조명 형광등아. 별로 분위기도 안 나고 켜는 데도 오래 걸리고 툭하면 스타터가 나가는, 그러나 전기료가 싸게 먹히고 수명이 긴, 그래서 살아남은 조명계의 우세종아. 내가 이 세계에서 과연 살아남을 수 있겠니? 사람다운 사람을 만나, 말 같은 말을 하고, 집 같은 집에서 잠들고, 밥 같은 밥을 먹으며 사는 게 그렇게 어려운 일이냐?


대학교 3학년 때, 1년간 고시원에서 지낸 적이 있다. 그 때는 주인공 민수처럼 암울한 줄도 모르고 지냈는데, 소설을 읽으니 그때가 생각나서 피식 웃음이 난다. '그땐, 어떻게 그렇게 지낼 수 있었을까'  

처음에 읽었을 땐 <퀴즈쇼>의 전반부를 좋아했다. 아마도 주인공 민수에 감정이입하며 공감대를 형성했기 때문이리라. (소설 속 홍대를 묘사하던 부분에서는 무릎을 '탁' 쳤는데, 하하 그 홍대도 그때와는 다르게 제법 변했구나!)

회전목마가 돌고 있는 새로운 <퀴즈쇼>에서는 소설 후반부가 끌린다. 이래서 책을 여러번 읽는 것일까?^^   

 "잘될 거야, 다 잘될 거야" p524  

ps. 작년 연말 뮤지컬 <퀴즈쇼>를 봐서인지 올해 다시 본 <퀴즈쇼>는 뮤지컬 생각이 많이 나더라. 특히, 소설 후반부 재미있는 캐릭터들...^^  


김영하컬렉션, 완소 <퀴즈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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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nca 2010-02-25 2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 빛의 제국이 저렇게 나왔나요? 초면부터 너무 흥분해서 죄송합니다.^^;; 당장 사러 가야겠습니다.

해라 2010-03-11 15:34   좋아요 0 | URL
그, 흥분 충분히 이해합니다^^ 지금쯤 다 읽으셨겠어요^^

Tomek 2010-03-09 11: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검은꽃』은 이번에 안 나왔나봐요. 그런데 구판과 판형이 다른 것 처럼 보이네요. 혹시 "김연수 판본"과 같은 크기인지... 구판과 다르면 키가 맞지 않을텐데.. ㅠㅠ

해라 2010-03-11 15:40   좋아요 0 | URL
구판은 신국판/ 신판은 신국판변형이래요(홈페이지 참조했어요^^)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높이는 133 이고 신판 <검은꽃> 높이는 145니 '김연수 판본'보다는 좀 더 큽니다~

Tomek 2010-03-15 11:00   좋아요 0 | URL
와~ 친절한 답변, 고맙습니다~ ^.^;
 
풀밭 위의 식사
전경린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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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훔치는 문장을 만날때 마다 접었던 책 모서리 

강주 버전으로 써본 <풀밭 위의 식사> 리뷰

종이책으로 묶인 이후 쭉, 너는 내게서 떠난 적이 없다.
한시도 너를 잊은 적이 없다.
어디를 가도, 너와 함께였고 보기 좋은 커피숍에서도 너와 함께였다.
어떤 페이지는 몇 번을 읽었는지 모르겠다.
줄도 그었고,
책 아래 귀퉁이를 접기도 했다.
매 페이지마다 접어서 접은 곳과 접지 않은 곳의 차이도 모르겠다. 
 

"우린 마음이 같을까요?"
"같아"

p153 <풀밭 위의 식사>
 

"나를 보는 게 좋은가요?"
"좋아"
"그런데 왜 전화 안 하세요?"
"참는 거다."
"왜요?"
"그것도 좋아. 너를 참고 있는 마음이 맑고 낮아서 소중해"
 

나는 힘들어요. 그 말을 속으로 삼키면서, 내가 더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더 사랑하는 사람이 상대를 허용한다. 내가 하루하루 애태우는데도 그는 이곳에서 태만하게 서성거리는 것이다. 서강주는 이 일이 무엇이 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
아무일도 아닌 것처럼, 우리는 흘러갈 것이다. 어느 날 끝이 날 때까지......
(<풀밭 위의 식사> 중 p137) 


 

쉽진 않을 것이다. 풀밭의 강한 기운으로 부터 벗어나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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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밭 위의 식사
전경린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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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전경린! 사랑이,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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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홉 가지 이야기
제롬 데이비드 샐린저 지음, 최승자 옮김 / 문학동네 / 200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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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작가 샐린저 타계 소식을 듣고 크게 놀랐다 .  

나 역시 J.D. 샐린저 작가는 <호밀밭의 파수꾼> 에서 처음 만났다.  <호밀밭의 파수꾼> 작품은 나에게 크고 강한 인상을 남겨주어 단편 모음집<아홉가지 이야기>와 중편이 모아진 <목수들아, 대들보를 높이 올려라>를 읽으며 작가에 대한 애정을 키워왔다, 그 때문이었을까...오늘 아침 타계 소식을 접하고 그 누구보다도 마음이 아팠다. 

<아홉가지 이야기>는 최승자 시인의 번역으로 국내에 처음 소개 됐던 작품이다. <아홉가지 이야기> 중에서 특히 기억에 남는 단편은 '바나나피시를 위한 완벽한 날'. 작년 만화 <바나나피시>를 읽으면서 다시 찾아 읽었기에 더 의미가 각별한 작품이다.

샐린저를 <호밀밭의 파수꾼>으로만 접한 사람들이 있다면 단편 '바나나피시를 위한 완벽한 날'은 꼭 권해주고 싶을 만큼, 샐린저 문학에서 의미있는 작품이라 확신한다.   

 

 J.D. 샐린저 작가를 애도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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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모른다
정이현 지음 / 문학동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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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이현 작가의 또다른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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