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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밭 위의 식사
전경린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1월
평점 :
마음을 훔치는 문장을 만날때 마다 접었던 책 모서리
강주 버전으로 써본 <풀밭 위의 식사> 리뷰
종이책으로 묶인 이후 쭉, 너는 내게서 떠난 적이 없다.
한시도 너를 잊은 적이 없다.
어디를 가도, 너와 함께였고 보기 좋은 커피숍에서도 너와 함께였다.
어떤 페이지는 몇 번을 읽었는지 모르겠다.
줄도 그었고,
책 아래 귀퉁이를 접기도 했다.
매 페이지마다 접어서 접은 곳과 접지 않은 곳의 차이도 모르겠다.
"우린 마음이 같을까요?"
"같아"
p153 <풀밭 위의 식사>
"나를 보는 게 좋은가요?"
"좋아"
"그런데 왜 전화 안 하세요?"
"참는 거다."
"왜요?"
"그것도 좋아. 너를 참고 있는 마음이 맑고 낮아서 소중해"
나는 힘들어요. 그 말을 속으로 삼키면서, 내가 더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더 사랑하는 사람이 상대를 허용한다. 내가 하루하루 애태우는데도 그는 이곳에서 태만하게 서성거리는 것이다. 서강주는 이 일이 무엇이 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
아무일도 아닌 것처럼, 우리는 흘러갈 것이다. 어느 날 끝이 날 때까지......
(<풀밭 위의 식사> 중 p137)
쉽진 않을 것이다. 풀밭의 강한 기운으로 부터 벗어나기는....